엄마가 그랬어
야엘 프랑켈 지음, 문주선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읽은 그림책, <엄마가 그랬어>

올해 5월에 출간된 따끈한 신간 그림책입니다.

색볼펜으로 그린 것으로 보이는 이 그림체가 눈에 띄네요.

여행지에서 끄적끄적 그려본 그림일기를 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야엘 프랑켈은 아르헨티나 작가예요.

이전에 <엘리베이터> 그림책에서 아파트 사람들과 엘리베이터에서 만나고 오후 시간을 함께하는 내용을 읽었는데,

마음이 참 따뜻해진 기억이 드네요.

이번 그림책은 또 어떤 이야기가 소개될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소녀는 캠프를 떠납니다.

엄마가 2층에서 손을 흔들어주고 있죠?

백팩에 필요한 물건을 잔뜩 넣은 것 같은데,

아무래도 캠핑물품의 목록을 정한 것은 엄마의 몫이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캠핑갈 때, 여러분은 어떤 물건을 주로 챙기나요?

캠핑을 어떻게 즐기냐에 따라서 사람마다 다를거라고 생각됩니다.

연주를 위한 기타, 벌레가 싫은 사람은 벌레 퇴치제, 곤충 채집을 좋아하는 사람은 채집통...

캠핑의 목적과 좋아하는 일에 따라 챙기는 물건도 각양각색 일거예요.

소녀의 엄마는, 여러가지 이유로 물건들을 챙기라고 이야기합니다.

곤충 관찰을 위한 돋보기, 해를 가리기 위한 모자, 밤하늘 별과 별자를 위한 연필 등등

물건의 목록과 함께 그 물건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알려주고 있어요.

엄마가 챙기라는 물건을 이야기할 때,

아이의 대답은 모두 긍정의 말입니다.

네, 엄마 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긍정의 대답이 이렇게 많았던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네, 그럼요, 오케이, 물론이죠, 좋아요. 맞아요, 좋은 생각이예요.

이렇게 다양한 대답을 한다는 건 다 진심에서 나오는 말이었을까요?

그림책을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아 보이네요.

소녀의 대답은 긍정이었지만, 캠핑에서 지내는 모습에서는 그 물건을 어머니의 말씀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 모습이 더 많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일기예보에 춥다고 했으니 외투를 챙기자 했으나 더웠는지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

별을 그려야 하니 연필을 챙기자 했으나 얼룩말 무늬를 몸에 그리는 모습,

매듭 연습할 끈을 챙기자 했으나 그네를 만들고 노는 모습 등등을 볼 수 있어요.

어머니가 말한대로 하지 않은 소녀는 불행했을까요?

아니요.

오히려 캠핑을 더 제대로 즐기고 만끽하고 온 것 같아 보였어요.

아이들 스스로 이만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네요.


작가는 이 책을 여는 말로,

'끝없이 목록을 만들어 내는 모든 엄마들에게'

라며 엄마들이 이 그림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네요.


아이들 스스로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 라는게 저의 생각이었어요.

걱정과 애정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목록을 쓰고 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런 목록이 버거울 수도 있겠다 싶었지요.

엄마들이 이 책을 읽으면 본인의 태도는 어땠나? 하는 생각으로 스스로 돌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대로,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이 소녀처럼 주체적인 입장에서 나의 물건을 스스로 챙길 수 있겠다! 하는 용기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요?

부모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그림책,

<엄마가 그랬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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