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산책
조항록 지음 / 행복우물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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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별일 없이 걷는 중’이라는 말이 참 좋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어디에 도착하려는 것도 아닌데 그냥 걷고 있다는 말. 그 말 하나에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요즘의 나는 늘 무언가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해야 할 일도 많고, 마음은 늘 다음 일을 향해 있다. 가만히 있으면 괜히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고, 별일 없는 하루가 조금은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달랐다.

오랜만에 정말 여유로웠다.
빨리 읽어야 할 이유도 없었고 책장을 넘기다가 잠시 멈춰도 괜찮았다. 한 문장을 읽고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가만히 떠올려보기도 했다.

조항록의 글은 특별한 사건을 크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계절을 걷고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사람과 삶에 대한 생각을 건넨다. 특별하지 않은 것들 속에도 생각할 거리가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으니까 좋았다.

우리는 너무 자주 ‘무엇을 했는가’로 하루를 판단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특별히 하지 않은 날에도 분명 내가 살아낸 시간이 있다.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날이 있는 것 같다.

[시절산책]을 읽고 나니 나도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별일 없이 조금 천천히 걷고 싶어졌다.

오늘은 별일 없이 걷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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