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 선 시간들 - 살아낸 시간 끝에 발견한 삶의 온기
강미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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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누구에게나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는 시간들이 있다. 기쁨보다 아쉬움이 먼저 떠오르는 순간도 있고, 지나고 나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는 계절도 있다. 강미희 작가의 『거울 앞에 선 시간들』은 바로 그 시간들을 다시 꺼내어 오늘의 나를 비춰보게 만드는 책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거울을 앞에 두고 서 있는 듯한 태도로 자신의 지난 시간을 마주한다. 억지로 미화하지도,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도 않는다. 그저 있었던 일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안에서 오늘을 살아갈 힘을 조용히 길어 올린다. 화려한 위로의 언어를 늘어놓는 대신, 담담하게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는 방식이 오히려 더 깊이 마음에 와닿았다.


읽으면서 계속 떠오른 건 '나도 저런 순간이 있었지'라는 공감이었다. 누구나 살면서 후회로 남은 선택이 있고, 그때는 몰랐지만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의미가 보이는 계절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보편적인 경험을 특별한 사건 없이도 잔잔하게 풀어내는 힘이 있다. 자극적인 서사나 극적인 반전 없이도 독자를 붙잡아두는 건, 그만큼 문장 하나하나에 담긴 진솔함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작가가 자신의 아픔이나 아쉬움을 다루는 태도였다. 그것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만 그리지 않고, 오늘의 나를 만든 하나의 층위로 받아들이는 시선이 좋았다. 완벽하게 정리된 삶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인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정직함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분량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정도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으며 읽다 보면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되는 책이다. 빠르게 읽고 넘기기보다는 한 챕터씩, 자기 전이나 조용한 아침 시간에 천천히 읽는 걸 추천하고 싶다. 그래야 작가가 건네는 온기가 제대로 전해질 것 같다.


바쁘게 살아가느라 스스로를 돌아볼 틈이 없었던 사람, 지나온 시간에 대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안고 있는 사람, 혹은 그저 잔잔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거울 앞에 서면 지금의 내가 보이고, 그 뒤로 지나온 시간들도 함께 비친다. 이 책은 그 거울을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다정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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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AI 전환
오형섭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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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AI라는 단어가 일상어가 된 지금, 정작 '우리 조직에 AI를 어떻게 들여와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다들 막막해하는 것 같다. 오형섭 작가의 『한 권으로 끝내는 AI 전환』은 바로 그 막막함을 짚어주는 책이다.


이 책이 다른 AI 관련 서적들과 다른 지점은, 유행어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데이터 정비라는 기본기부터 시작해 대규모 언어모델의 작동 원리, RAG의 필요성, 최근 화두인 AI 에이전트의 역할까지 순서대로 짚어가며, 결국은 조직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과정으로서의 AI 전환을 이야기한다. 그저 도구 하나 도입하는 수준이 아니라 체질을 바꾸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거버넌스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었다. 새로운 기술을 다루는 책들이 흔히 장밋빛 전망으로만 흐르기 쉬운데, 이 책은 도입 이후의 리스크 관리와 책임 소재까지 냉정하게 짚어준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균형 감각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콘텐츠 제작과 작은 사업을 병행하며 이런저런 AI 도구를 써보긴 했지만, 그게 정말 '전환'이라 부를 만한 수준이었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도구를 쓰는 것과 체질 자체를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달았다.


분량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개념부터 실무 적용까지 촘촘하게 짜여 있어 실무자에게는 오히려 든든한 안내서가 될 것 같다. AI 도입을 고민 중이거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제대로 된 방향을 잡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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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2026.하반기 - 제52권 2호
한국문학사 편집부 지음 / 한국문학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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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2026년 하반기호를 펼치면서 가장 먼저 마주친 건 '텍스트 힙'이라는 단어였다. 요즘 서점가와 SNS를 오가며 자주 들리는 이 말을, 박해현 편집자는 권두언에서 '텍스트 딥'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짚었다. 유행처럼 소비되는 독서 문화를 그저 반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이면의 깊이까지 함께 살피자는 이 태도가 이번 호 전체를 이끄는 축처럼 느껴졌다.


소설 특집의 중심에는 손홍규가 있다. 신작 「빈집」과 함께 이지연 평론가의 「거주하는 자의 슬픔, 소설(가)의 운명」이 나란히 실려, 작품과 비평이 서로를 비추며 읽히는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길란의 「레이디 요나」, 장은진의 「화양연화」, 전아리의 「노멘」이 더해지면서 한 호 안에서도 전혀 다른 결의 소설들을 오갈 수 있었다.


시 쪽에서는 손택수 시인의 신작 「산벚나무 연필」 외 4편이 눈에 띄었다. 나무가 연필이 되고, 그 연필로 다시 무언가를 써내려가는 순환의 이미지가 오래 남았다. 박상현 평론가의 「나를 쓴다는 건」이 그 시세계를 조용히 풀어주었고, 김종연, 김행숙, 성유림, 이문재, 임유영 다섯 시인의 신작시도 함께 실려 지면이 한층 풍성했다. 특히 이문재 시인의 「2초 살이」라는 제목은 짧은 순간들을 시로 붙잡아두려는 시도처럼 다가왔다.


이번 호의 기획특집인 정과리, 박혜진, 오경진 세 사람의 좌담은 '텍스트 힙' 현상과 K-문학 열망의 현주소를 각자의 자리에서 진단하는 자리였다. 유행을 유행으로만 두지 않고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짚어보려는 시도가 반가웠다. 비평 코너에서는 신동옥 평론가가 서요나, 김중일, 김승희, 이원석의 시집을 함께 짚었고, 임정연 평론가는 조경란과 예소연 소설의 관계성을 살폈다. 개별 작품을 넘어 흐름 전체를 조망하는 이런 비평은 지금 문학의 지형을 가늠하는 데 늘 도움이 된다.


마지막에는 한신대학교 문예창작전공 학생들의 시와 소설이 실려 있었다. 정한아, 백수린 두 교수의 추천을 받은 이 신인들의 글은, 등단 이전의 목소리를 꾸준히 지면에 실어주는 문예지의 오랜 역할을 새삼 떠올리게 했다.


가벼운 유행어로 시작해 묵직한 이름들과 비평, 그리고 다음 세대의 목소리까지—한 권 안에 문학의 여러 층위가 촘촘하게 눌러 담긴 하반기호였다. 지금 한국문학이 어디쯤 서 있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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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정원사 - 꽃이 지기 전에 다녀가세요
김용철 지음 / 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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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백년의 정원사』를 읽고, 나는 오랜만에 조급함을 내려놓는 법을 다시 배웠다. 9년 넘게 정원을 가꿔온 저자 김용철이 충청남도 청양의 '덕암재'에서 3년간 써내려간 일기를 엮은 이 책은, 화려한 문장이나 거창한 메시지 대신 하루하루의 소박한 기록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소박함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정원을 가꾼다는 것은 결국 기다림을 배우는 일이다.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이 피기까지, 인간이 아무리 서둘러도 그 속도를 앞당길 수 없다. 저자는 그 사실을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몸으로 익혀왔을 것이고, 그 태도가 이 책의 문장 하나하나에 스며 있다. 나는 특히 저자가 계절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식에서,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려 하지 않는 겸손함을 느꼈다.


책의 부제 '꽃이 지기 전에 다녀가세요'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이다. 아름다움이란 영원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풍경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놓치지 말고 지금 이 자리에 머물러보라는 다정한 권유처럼 읽혔다.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내 일상 속에서 얼마나 많은 '꽃이 지는 순간'들을 무심히 흘려보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원예에 관심이 없는 독자에게도 충분히 열려 있다. 식물을 키우는 기술을 알려주는 실용서가 아니라, 한 사람이 자신만의 속도로 계절을 살아내는 방식을 보여주는 에세이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화분 하나 제대로 돌봐본 적 없지만, 책장을 넘기는 동안만큼은 덕암재의 흙냄새와 바람의 온도가 어렴풋이 느껴지는 듯했다.


일기라는 형식이 주는 힘도 크다. 매일의 기록이기에 꾸밈이 없고, 그래서 더 진실하게 다가온다. 저자가 정원과 함께 살아가며 발견한 삶의 자연스러움은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라, 매일을 성실히 살아내는 태도에서 온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언젠가 나만의 정원 한 뼘을 가꾸는 상상을 해보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이들에게, 그리고 계절의 리듬을 다시 찾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조용히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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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투자 불패의 법칙 - 돈 걱정 없는 노후 50년을 만드는 연금 자동화 시스템
영주 닐슨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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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저는 매일 주식 앱을 들여다보고 코인 시세까지 체크하면서도, 정작 노후 준비는 "언젠가 해야지"라는 생각만 하고 계속 미뤄왔습니다.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 계좌 하나 제대로 만들어두지 않은 채 눈앞의 투자에만 몰두했던 제 모습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저자 영주 닐슨은 JP모건, 씨티투자은행, 블랙록을 거쳐 뉴욕 헤지펀드 최고투자책임자까지 지낸 인물입니다. 그런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가 정작 복잡한 종목 발굴이나 차트 분석이 아니라, 가장 평범하고 재미없어 보이는 '연금'이라는 주제로 돌아왔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묘한 신뢰를 주었습니다. 이 책은 시작부터 끝까지 화려한 수익률을 좇지 않습니다. 대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은퇴 시점과 필요한 생활비를 계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연금저축과 IRP를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법, 그리고 ETF와 TDF라는 단 두 가지 상품만으로 장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방법까지 차근차근 짚어줍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리밸런싱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마음도 함께 출렁였던 경험은 투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겁니다. 이 책은 그 흔들림 앞에서 왜 침착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침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원칙으로 알려줍니다. 하루 종일 시장을 쫓지 않아도, 거액의 종잣돈이 없어도 평생 월급 같은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저자의 확신은, 은퇴 준비를 먼 미래의 막연한 숙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설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꿔놓습니다.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았던 이유는, 복잡한 금융 용어로 독자를 압도하는 대신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구체적 단계와 사례로 채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책장을 덮으며 든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지금 미뤄온 계좌 하나를 만드는 것, 그것이 제 노후 50년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하루가 될 수도 있겠다는 것. 연금이라는 단어가 주는 지루함과 달리, 이 책은 생각보다 훨씬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동기를 남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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