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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 있는 생각에는 틀이 있다 - 감각을 논리로 직감을 성과로 바꾸는 인사이트
사토 마키.아사미 아야카 지음, 조사연 옮김 / 알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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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센스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묘하게 부러웠습니다. 노력으로 닿을 수 없는 영역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그 전제를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센스란 재능이 아니라 따라할 수 있는 '틀'이라는 것. 세계적 광고 대행사 덴츠에서 활동해온 저자들의 말이라 더 신뢰가 갔습니다.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업계 사람들이니까요.


이 책의 핵심은 '인사이트'라는 단어를 다시 정의하는 데 있습니다. 흔히 인사이트는 특별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만 발견하는 무언가로 여겨지지만, 저자들은 이를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고 과정으로 분해합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출세어 모델'이라는 5단계 사고법인데, 사람들의 표면적인 말과 행동 너머에 있는 진짜 욕구와 본심을 단계적으로 추적해가는 방식입니다.


읽으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장면은 회의실이었습니다. 같은 자료, 같은 인터뷰 결과를 보고도 누군가는 평범한 결론에 머물고, 누군가는 모두가 놓친 지점을 짚어냅니다. 그 차이가 운이나 타고난 감각이 아니라 사고의 '경로' 차이였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달았습니다.


처음엔 마케팅·광고 실무자를 위한 책이라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적용 범위가 넓어집니다. 기획서를 쓰는 사람, 보고서를 만드는 사람,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모든 직장인에게 유효한 사고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책은 마케팅/브랜드 카테고리뿐 아니라 자기계발의 '기획' 분야에도 함께 분류되어 있는데, 그만큼 업종을 가리지 않는 보편적인 생각의 설계도를 다루고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센스와 논리를 대립 관계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직감이 좋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거치는 단계를 의식적으로 구조화해, 누구나 학습하고 반복할 수 있게 만든 접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감각을 논리로, 직감을 성과로' 바꾼다는 부제가 책 전체를 정확히 요약합니다.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두꺼운 이론서가 아니라 바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실전형 사고법서에 가깝습니다. 기획 회의에서 늘 비슷한 의견만 나와 답답했던 분, "센스 있다"는 평가를 듣고 싶지만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막막했던 모든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책을 덮고 가장 오래 남은 문장은 결국 이것이었습니다. 센스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연습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 다음 기획서를 쓸 때, 다음 회의에서 의견을 낼 때, 이 책에서 배운 사고의 틀을 한번 적용해보려 합니다. 인사이트가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값어치는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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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바다처럼 운다
임세병 지음 / 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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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파리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처음으로 문장을 썼다. 그 문장들이 책이 되었다.


화가의 첫 에세이라는 수식어를 읽는 순간, 나는 약간의 경계심을 품었다.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글도 잘 쓴다는 보장은 없다. 감성적인 이미지를 SNS에 올리며 팔로워를 모은 예술가들이 쓴 에세이들 중에는, 예쁜 문장이 기체처럼 흩어져버리는 책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임세병은 달랐다.


이 책은 예쁘지 않다. 아름답지만 예쁘지 않다. 그 차이가 전부다. 표면을 꾸미는 대신 내부를 열어 보인다. 독자에게 잘 보이려는 욕심이 없다. 그래서 오히려 더 깊이 들어온다.


임세병은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을 쓴다. 살아남은 자가 짊어지는 이유 없는 죄책감을 쓴다. 불안과 후회, 그 감정들이 반복적으로 파도처럼 밀려오는 일상을 쓴다. 가볍게 건드리고 지나치는 법이 없다. 그는 각각의 감정 앞에 오래 머문다. 그 머뭄이 문장에 밀도를 만들어낸다.


화가가 쓴 글이라는 사실은 문체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그는 감정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 감정이 머문 장면을 그린다. 빛의 각도, 방 안의 온도, 그 순간 자신의 손이 어디에 있었는지. 독자는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보게 된다.


 그 방식이 이 책을 단순한 고백록과 구별짓는다.


파리라는 배경도 이 에세이에 독특한 층위를 더한다. 아름다운 도시지만 고독한 도시. 수많은 이방인의 외로움이 퇴적된 곳에서, 임세병은 4년을 보냈다. 그 시간이 이 문장들 안에 스며 있다.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상처를 마주한다는 것, 그 거리감이 오히려 글을 더 솔직하게 만든 것 같다.


제목 『소년은 바다처럼 운다』는 읽고 나서야 제대로 이해된다. 바다는 조용할 때도 움직인다. 잔잔해 보이는 날에도 파도는 온다. 임세병의 슬픔이 그렇다. 폭발적이지 않다. 조용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파도 자체를 동력 삼아 그는 살아간다. 그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고통이 사라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함께 움직이는 법을 찾는 것.


첫 에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오랫동안 언어 대신 이미지로만 표현해온 것들이 마침내 문장을 얻었을 때의 그 응축된 에너지가 페이지마다 느껴진다. 이 책은 슬프다. 그러나 슬픔에 잠기게 하는 책이 아니다. 슬픔을 제대로 마주하게 하는 책이다. 그 차이가 크다.


다 읽고 책을 덮었을 때,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이 이 책이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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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뇌 - 노화에 맞서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헤더 샌디슨 지음, 진영인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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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는 단어 앞에서 우리는 너무 쉽게 체념한다. 유전이니까, 나이 드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 헤더 샌디슨 박사는 그 체념에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반박한다. 노년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매일의 선택이라고.


원제 Reversing Alzheimer's — '알츠하이머를 되돌린다'는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저자는 치매 치료 클리닉을 직접 운영하며 수백 명의 인지저하 환자를 만나온 임상의다. 이론가가 아니라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쓴 책이라는 점이, 읽는 내내 묵직한 설득력을 만들어낸다.


책에서 가장 강하게 멈춰 선 대목은 수면 파트였다. 뇌에는 우리가 깊이 잠든 사이 가동되는 독자적인 청소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이 알츠하이머의 핵심 원인 물질로 꼽히는 노폐물을 밤마다 제거한다. 수면 부족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었다. 매일 밤 뇌 청소를 건너뛰는 일이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


저자의 접근법은 단일 처방이 아니다. 수면, 식단, 운동, 스트레스, 장 건강, 호르몬, 독소 노출까지 — 뇌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변수를 점검하고 조율하는 방식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메시지는 단순하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변화가 수십 년 뒤의 뇌를 결정한다.


'이미 늦은 것 아닐까'라는 체념을 가진 분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 저자는 실제 환자 사례를 통해 분명히 보여준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당신의 뇌는 지금 이 순간도 회복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40대 이후 자신의 뇌 건강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면, 혹은 부모님의 노화를 지켜보며 예방에 관심이 생겼다면 — 지금 바로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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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뇌 - 노화에 맞서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헤더 샌디슨 지음, 진영인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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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해온 시간이 길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노년을 결정하는 건 유전자가 아니라 매일의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치매 치료 최전선의 임상 의사가 건네는 말이기에 무게가 다릅니다. 뇌는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꼭 확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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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X 한국사 - 혐오를 멈추고 시대를 읽는 현대사 수업
김재원 지음 / 날리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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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렇게 서로를 미워하게 된 걸까.


MZ는 이기적이고, 꼰대는 꼰대이고, 586은 기회를 독점했다는 말들이 넘쳐난다. '세대 갈등'이라는 단어는 어느새 한국 사회에서 가장 손쉬운 설명 도구가 되었다. 꺼내 들면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언어. 역사학자 김재원은 그 언어를 정면으로 문제 삼는다.


『세대X 한국사』는 세대론을 '마취제'라고 부른다. 고통의 원인을 가리고,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성품 탓으로 돌리며, 결국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게 만드는 마취제. 저자는 그 마취에서 깨어나기를 권한다. 그러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역사다.


책은 정치, 경제, 문화, 기술이라는 네 가지 축을 통해 각 세대가 어떤 시대를 통과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되었는지를 추적한다. 전후 세대부터 Z세대까지, 저자는 각 세대를 단순히 나열하지 않는다. 그들이 어떤 역사적 파도를 맞았는지, 그 파도가 그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어떻게 빚었는지를 서사로 엮어낸다.


386세대는 독재와 민주화 항쟁을 몸으로 통과했고, 운동과 연대의 문법으로 세상을 배웠다. 그 경험이 그들을 어떤 존재로 만들었는지, 동시에 어떤 한계를 심어놓았는지를 저자는 공정하게 짚는다. X세대는 소비와 개인의 언어를 배웠지만 IMF 외환위기라는 벽에 부딪혀 개인주의가 생존주의로 굳어진 세대다. 저자는 그 무기력을 탓하지 않는다. 어디서 왔는지를 묻는다. 밀레니얼과 Z세대가 분노하고 포기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기적이거나 나약해서가 아니라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담담하게 말한다.


이 책이 특별히 인상적인 이유는 어느 세대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586세대를 영웅화하지도, MZ세대를 피해자로만 그리지도 않는다. 각 세대는 자신이 통과한 시대의 논리 안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동시에 그 논리의 한계로 인해 다음 세대에게 전하지 못한 것들이 있다. 그 통찰이 아프게 다가왔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상처받으면서 동시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역사 속에 살고 있다는 것.


혐오보다 이해를, 단죄보다 공감을 권한다는 메시지는 감성적 호소가 아니다. 역사를 알면 혐오할 여유가 없어진다는 것, 상대 세대의 삶에 작동한 시대의 논리를 이해해야 비로소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의 진짜 논지다.


304쪽, 읽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얄팍하지도 않다.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세대 갈등에 지쳐 있는 분께, 부모 혹은 자녀 세대와의 거리를 좁히고 싶은 분께, 그리고 한국 현대사를 새로운 눈으로 다시 읽고 싶은 분께 권한다.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거울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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