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식의 교양 - 세계 최고의 미식가가 들려주는 맛의 인문학
하마다 다케후미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6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세계 최고의 미식가로 불리는 하마다 다케후미가 30년 동안 128개국을 여행하며 쌓아온 음식에 대한 통찰을 담은 책이다. 책장을 넘기기 전까지는 그저 화려한 미식 여행기를 기대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훨씬 깊은 이야기였다. 저자는 음식을 단순한 영양 섭취의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한 그릇의 요리 안에 그 지역의 역사, 기후, 종교,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응축되어 있다고 본다. 음식을 안다는 것은 결국 그 나라와 그 사람들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세계 정상급 레스토랑과 이름 없는 현지 식당을 똑같은 진지함으로 대하는 저자의 태도다. 화려한 코스 요리든 시장 좌판의 길거리 음식이든, 그 음식이 태어난 맥락을 이해하려는 시선은 한결같다. 미식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흔히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책은 그런 편견을 조용히 무너뜨린다. 진짜 미식의 교양은 가격표가 아니라 이해의 깊이에서 나온다는 걸 거듭 보여준다.
128개국이라는 압도적인 경험에서 나오는 디테일한 일화들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단순한 맛집 추천이나 여행 정보가 아니라, 한 가지 요리를 둘러싼 사람들의 사연과 역사적 배경을 함께 풀어내기 때문에 한 챕터씩 천천히 읽게 된다.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인문학적인 음식 이야기를 찾던 사람에게도 두루 잘 맞을 책이다.
다 읽고 나니 다음 끼니를 대하는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그저 빠르게 채우는 한 끼가 아니라, 이 음식이 어디서 왔고 누구의 손길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변화다. 미식가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자의 시선은 의외로 따뜻하고 겸손하다. 음식을 통해 세상을 읽고 싶은 분이라면 분명 새로운 관점을 얻어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