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소 맨 애니메이션의 놀라울 정도로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과 깔끔한 그림에 호기심이 생겨 원작을 읽어 보았다. 1권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은 그래도 여태까지 이렇게 디지털 작업의 느낌이 강한 만화는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는 것? 사실 인스타툰이나 웹툰은 이미 당연하게 완전 디지털 작업이 우세였지만 일본 만화, 특히 잡지 연재에서 단행본으로 묶여 출간되는 전통적인 인쇄 만화에서는 이렇게까지 강하게 디지털 특유의 펜선을 느낀 적은 없었다. 디지털로도 오히려 수작업의 느낌을 내려고 거친 질감이 있는 펜 브러시를 사용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체인소 맨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이 디지털 그림 특유의 갈고리모양 삐침이라던지 마치 아마추어의 웹 연재분처럼 디테일을 정리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자유롭게 스케치해 완성한 듯한 거친 느낌이 신선했다. 내용 면에서도 확실히 옛날 같으면 소년만화로서 통과되지 않았을 것 같다 싶은 과격한 설정이나 마니악한 디자인이 시대가 변화면서 추세가 많이 변하긴 했구나 싶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