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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의 비밀 ㅣ 북멘토 그림책 3
스티븐 와인버그 지음, 신수진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7월
평점 :

도치만 서평단 발표 후 이 책에 어떤 내용이 있을까 궁금했었다. 오빠에게 늘 치이는 우리 둘째가 안쓰러워 책을 보며 둘째의(?) 서러움을 책으로나마 위로받고자 신청했다.


사실 엄마인 나도 위,아래 남자 형제 사이에 껴있는 둘째이다. 딸이라 뭐든 잘한다 하여 학교 숙제도 공부도 나의 주도하에 하기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오빠,남동생에 치여 늘 후순위로 밀려난 것 같다. 그 덕에 나름 생존법칙을 터득했는지 난 지금도 어려운 게 있으면 혼자서 알아보고 척척 해내는 스타일이다. 물론 어려운 것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부모님에게는 나의 어려움을 얘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가끔 우리 둘째도 보면 첫째인 오빠에 비하면 혼자서도 척척 잘 하는 편이다. 오빠보다 숟가락질도 야무지게 하고 옷을 입고 벗고 하는 작은 생활습관 등을 보면 오빠보다 훨씬 잘한다. 오빠는 아무리 연습시켜도 안되는 것을 딸은 척척 잘 해내서 엄마 입장에서는 손이 덜 가서 이쁘기까지 했었다.
그러다 내가 하나 놓친 게 있었다. 잘 한다고 너무 둘째를 소홀히 했던 것이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걸 이 책을 읽고 알아버렸다. 원에 가지 않고 엄마랑 둘이 있는 날 그리 조잘조잘 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엄마 나 좀 봐줘 하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예민하고 감정 소모가 심한 첫째에게 손이 많이 가서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가는 둘째를 좀 내버려 둔게 우리 이쁜 딸을 너무 외롭게 한 생각이 들어 딸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일을 하는 바쁜 엄마를 두어 동생 챙기고 엄마 피곤할까봐 항상 알아서 하는 내 모습이 우리 둘째에게 오버랩되면서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내가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으니 엄마인 내가 그동안 참 어리석었다.


두 아이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가 있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엄마가 미처 캐치 못한 둘째의 장단점을 그림책으로 풀어 내고 있다. 엄마들이 둘째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해 준다면 우리 둘째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같은 존재로 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