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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안 씻는 코딱지 방귀 나라 ㅣ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55
엘리즈 그라벨 지음, 마갈리 르 위슈 그림, 박선주 옮김 / 책과콩나무 / 2019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4살 아들이 보기에는 글밥이 많은 편이였다. 하지만 그림이 너무 귀엽고,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림이 많아 아이는 계속 질문하고 그림 하나 하나 설명해 달라고 했다. 그러는 바람에 책 한권을 읽는데에 소요시간이 다른 동화책에 비해서 오래 걸렸다.
동화책의 소재는 안씻는 아이들이다.
요즘 자기주장이 너무 강한 아들은 양치 하는 것도 거부하고 씻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씻겠다고 떼를 쓴다. (제대로 꼼꼼하게 안씻어서 속 터지는데 말이다)
책에서 나오는 자동 목욕 기계는 우리집에 꼭 들이고 싶었다. 그러고보니 마리 원장이 나랑 꼭 닮았다.
마리 : 어린이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엄마인 내가 아이는 뭐든지 혼자 할 수 있는게 없다 생각하여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를 하고 강요한다.
위험한 행동을 하면 안된다! 위험하다! 소리 지르고
옷을 지저분하게 만들면, 또 안된다고 하고 야외에서 매미를 만지거나 개미를 잡으면 또 안된다고 하고
책을 읽고 보니 마리원장이랑 나는 똑 닮았다.
씻기 싫어하는 아들에게 이 책을 읽으면 잘 씻으려나? 싶어서 읽어 주는데 이건 아들에게 교훈을 주는 책보단 엄마에게 반성을 하게 하는 책 같았다.
코딱지 방귀나라에 사는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없이 살지만 자기들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으로 어려움 없이 잘 살고 있었다.
왜 마리원장은 아이들 스스로 잘 해나가는데도
지레 걱정하고 그랬을까??
마리원장은 현실 속 어른들을 대변한 모습같다.
그리고 책을 읽어주는 부모들에게 일침을 가하는거 같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게 무궁무진해요. 아이들이 도움을 청할 때 도와주세요.' 나에게서 잠깐이라도 벗어난 아들은 불안하게 보는 나의 모습에게 말이다.
나는 4살 아들이 아직 너무 어리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도 아이 스스로 하는 걸 원하고, 할 수 있다는 걸
존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 책의 작가는 4살 때 <작고 징그러운 동물 보호 협회>를 세워 회장을 맡았다고 한다. 비록 하나뿐인 회원이였지만, 그것만 봐서라도 이 작가가 아이들에게, 어른들에게 어떤 뜻을 전달하고 싶은지 충분히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