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않을 일 리스트
파(pha) 지음, 이연승 옮김 / 박하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해야 하는 일' 리스트는 들어봤지만, 하지 않을 일 리스트라니 무슨 이야기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책날개를 펼쳤을 때 'NEET'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아하, 하고는 경계하는 마음이 생겼다.

자신이 일하지 않는 이유를 그럴싸한 변명을 붙여서 책으로 낸 것인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저자는 간략하지만 분명한 문장들로 자신의 논리를 펼쳐나간다.



「 회사원 시절 나는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다급히 양복으로 갈아입고 비슷한 옷차림의 많은 이들과 한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하루 하루가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그런 매일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보였다.

'내가 고통을 억지로 참고 필사적으로 매달려서 하는 일을 다른 사람들은 조금도 힘든 일로 여기지 않고 척척 해낸다.

그런 사람들과 같은 씨름판 위에서 싸워봐야 백전백패일 뿐이다. 계속할 의미가 없다.'

나는 그렇게 느꼈고, 그런 판단 끝의 결론은 회사를 그만 두는 것이었다. 」



나는 뒷통수를 맞은 것 같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던 것이다.

출근시간에 북적거리는 버스와 지하철에 올라 피로와 짜증이 섞인 얼굴들을 마주하면서

이렇게 사는 것이 '보통'이라니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래 다 힘든거다. 다들 참고 산다'고 말하며 그런 삶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은 어리석다고 말했다.

그런데 저자는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 또한 분명히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백전백패할 수 밖에 없는 씨름판에만 서 왔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어떤 분야든 오랫동안 살아남는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지 않는 일을 

자신이 소화해낼 수 있는 속도로 하는 사람'이다. 」



저자는 '탄광의 카나리아'와 같은 예민함을 지니고, 세상을 향유하며 살아가는 자신의 경험을 들려준다.

그리고 만약 당신도 그렇다면,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넌지시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하면서도 철학적이고, 색다른 그의 삶의 이야기 속에서 많은 자극을 받게되었다. 

'남들보다 빨리 지치고 늘 피곤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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