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의 요코하마 - 나의 아름다운 도시는 언제나 블루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6
고나현 지음 / 세나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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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시간을 허락받는다면

작년 말 이직이 확정되고 올해 3월 새로운 직장으로 입사하기까지 약 2달의 자유시간이 생겼었습니다. 무엇을 할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후쿠오카로 4박 5일간의 여행을 다녀왔으며 남은 시간은 가족들과 보내고 많은 시간 책을 읽었습니다. 지나간 일을 후회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돌이켜보니 다시 얻기 힘든 긴 자유 시간에 더 길게 여행을 다녀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저자가 요코하마에서 1달간 보낸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세나북스의 대표분께서 저자에게 요코하마 1달 여행을 다녀온 후 출간을 제의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전생에 적어도 큰 공헌을 세웠음이 확실합니다. 저 또한 여행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을 즐기다 보니 가장 펼쳐내보고 싶은 책의 분야가 여행 에세이이며 한 달의 후쿠오카, 한 달의 홋카이도, 도쿄 근교를 산책합니다 등 색깔 있는 세나북스의 책들에 빠져 언젠간 준비가 되면 세나북스 대표분께 출간에 대한 논의를 하고 싶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적어도 저의 버킷리스트 하나를 아주 아름답게 이루어 내셨습니다.


진정한 오타쿠라면

오타쿠라는 말은 정말 여러 가지 의미로 쓰입니다. 꼭 안 좋은 의미로만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표현 자체에 색안경을 낄 필요도 없는 것이죠. 저자는 스스로를 장르물을 좋아하는 오타쿠 겸 번역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최애 게임을 하려고 일본어 공부에 죽어라 매진하다가 일본어 번역가가 돼버렸으니 오타쿠라는 호칭을 붙여도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또한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이야기까지 좋아하니 번역 일이 천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년 9월 22일부터 동년 10월 21일까지 총 30일간 요코하마를 여행한 저자는 단순히 요코하마에서 느낀 점을 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누구나 요코하마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참고하기 좋을만한 명소와 맛집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직업이 사진가인가 싶을 정도로 감성적이로 필름의 감성을 가진 색채의 사진들은 덤이고 말이죠. 그리고 한 가지 더, 요코하마에서 보내는 편지를 받는 5명의 주인공들은 이 책을 읽으면 얼마나 감회가 새로울까요? 신박하고 마음이 닿는 접근입니다.


항구도시 요코하마

요코하마는 저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곳입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입에 익을까요? 혹시나 해서 네이버에 '요코하마 가볼 만한 곳'이라고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가 아는 관광지는 없었습니다. 요코하마는 도쿄 근교에 위치한 항구도시이자 국제도시입니다. 시부야역에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예스러운 항구도시의 모습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책 표지에 찍힌 여객선과 관람차, 그리고 그 주변의 파란 풍경은 당장이라도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싶게 만듭니다. 요코하마를 가기 위해서는 도쿄의 나리타나 하네다 공항을 거쳐야 합니다. 요코하마 직항이 없기 때문이죠. 1859년에 개항한 이래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 무역항으로 발전해 온 요코하마는 각국의 외교관이나 무역상들이 자리 잡았던 흔적들이 남아있어 지금도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도시인 마카오가 떠올랐습니다. 중국령이지만 중국의 느낌은 찾기 어렵기 때문이죠.


열렬히 사랑하는 도시

저자는 2018년까지 요코하마를 여러 번 다녀온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성지순례? 저자가 가장 좋아했던 게임의 배경 도시인 요코하마의 각 명소들을 직접 가본다는 의미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저자는 요코하마와 각별한 인연이 있으며 코로나와 기타 이유로 약 5년 만에 다시 찾은 요코하마는 저자에게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후 그 여행지를 다시 떠올릴 때 울컥할 수 있다는 건 어떤 감정일까요? 각별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런 여행지가 있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됩니다. 2번 이상 가본 여행지가 아직은 없으니 각별한 애정이 생기기엔 경험 자체가 부족한 것이지요. 다음 달에는 저도 삿포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존재하는 모든 현을 다 가보자는 목표와 함께 이 책을 읽은 후 한 가지 목표가 더 생겼습니다. 각별한 애정이 가는 도시를 발견하는 것, 그리고 그 꿈을 이루려면 애정이 생길 때까지 돌아다녀 보는 수밖에 없겠네요. 삿포로 여행을 3주 앞으로 앞둔 저에게 참 반가운 책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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