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각성
정원 지음 / 북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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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성

저는 책에서 가장 자세히 보는 부분이 책의 제목과 저자 소개입니다. 누구나 책을 고를 때 1차적으로 책의 제목에 이끌림을 경험하게 됩니다. 책의 표지 디자인과 제목에 들인 공을 볼 때면 책을 펴보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실감 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상업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면 구매로 이어지는 건 보통 책을 펼쳐보기 전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 제목을 진하게 음미해 보는 편입니다. 몇백 페이지가 넘는 책의 얼굴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여행 각성, 각성이라는 표현에 자연스럽게 시선을 빼앗겼는데요. 먼저 각성의 의미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단어들을 직접 찾아보기 전까지는 직관적으로 해석한 의미가 얼마나 부정확하기 쉬운지 모릅니다. 각성이란 '깨어 정신을 차림.'이라는 의미로 생리적 의미로는 깨거나 또는 자극에 반응을 보이는 상태를 말합니다. 각성 효과를 보이는 약물을 각성제라고 하기도 하지요. 그럼 여행 각성이라는 제목의 의미는 여행을 통해 깨달아 앎, 또는 정신을 차리고 주의를 살피어 하는 여행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제목에서부터 각성이 되는 느낌이 듭니다.


담박한 저자 소개

예전부터 한 가지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저자 소개란의 형식이 대부분 비슷한 것에 대해 혹시나 저자 소개를 작성하는 규칙이 존재하는지를 말이죠. 그런 형식은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그 이후 내가 만약 책을 쓰게 된다면 일종의 일탈을 꿈꾸듯 흔히 보는 형식의 저자 소개는 쓰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여행 각성이란 책의 저자 소개를 읽어보면 첫 느낌은 내가 난독증이 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한 글자 한 글자를 눌러 읽었는데도 머리에 남는 게 잘 없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머릿속에 기존까지 해왔던 문장 정리 법대로 문장들이 정렬이 안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습니다. 하지만 신기한 건 마치 키워드를 정리하듯 몇 가지 단어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는데요. 그건 바로 20대 후반, 꾸준한 여행 그리고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쓰겠다는 포부였습니다. 저는 면접관이 아니지만 면접관이 된 것처럼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강한 확신의 ‘합격’을 주었습니다. 참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도 전부터 흥이 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네요. 저와 너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나 봅니다.


일 본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는 일본입니다. 사실 미국을 가장 선호했지만 가족이 생긴 이후로는 단연코 일본입니다. 그전에도 많이 설명했었지만 깔끔하고 친절하며 양보정신이 깃들어있는 여행지다 보니 크게 불만사항이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 식도락의 매력까지 더해지니 이보다 나은 관광지를 찾기도 힘들지요. 저자는 오사카와 삿포로 2곳의 여행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뉴욕과 보스턴을 포함하면 총 4곳인데 저의 기호와 너무 같아서 놀랬습니다. 제 버킷리스트가 미국과 일본의 모든 주, 모든 현을 다 가보는 것이니 말이죠. 물론 전 아마도 혼자 여행은 어려울 것입니다. 저자 또한 혼자 여행을 즐기는 분이 아니지만 혼자로서 첫 여행을 오사카로 떠난 이야기는 떠나보지 않아도 어떤 느낌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온전한 나만의 생각, 나만의 기호, 나만의 호흡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점이 너무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결혼 전 제주도에 여행을 가본 것이 저에겐 처음이자 마지막의 혼자 여행이었습니다. 사람이 최대한 없고 최대한 조용한 곳에 차를 대고 누워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듣고, 낮잠을 자는 게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맛집도 혼자 먹으면 같이 먹는 것보다 맛이 덜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으며 결국 혼자 있으니 생각할 시간은 많았지만 생각도 습관이 잡힌 사람에게나 쉬운 것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전 별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 진정한 휴식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차가운 뉴욕?

저자를 만날 일이 있을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꼭 이야기해 주고 싶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 또한 1주일 남짓한 기간 뉴욕을 여행해 본 경험이 있지만 전 180도 다르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차가움을 느낄 시간도 없이 뉴욕의 낭만에 반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도외적인 분위기는 예상했기에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센트럴파크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마법에 걸린 것처럼 공원의 분위기에 홀려버렸습니다. 참 좋더군요. 얼마나 좋았으면 아침 햇살을 맞고 거닐기 시작하여 점심, 저녁때까지 공원에서만 있었습니다. 친척 형이 초대해 준 코리안 러닝 클럽의 운동에 함께하여 야간 러닝을 함으로써 센트럴파크의 선라이스와 선셋을 다 느낌과 동시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꼽자면 뉴욕의 맨해튼 도심가에서 조금만 멀어져보면 이게 과연 세계 최고의 도시의 근교인가 싶을 정도로 아늑하고 따스한 마을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친척 형이 살고 있는 뉴저지,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여행 각성 시즌 2를 기다리며

저자분께서 제 글을 읽을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읽게 된다면 한마디만 드리고 싶네요.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이처럼 읽는 이로 하여금 여행에 대한 각성이 느껴지게끔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생을 여행과 글쓰기를 벗 삼아 사는 비슷한 목표를 가진 저에게 이 책은 그 동기를 더 진하게 품고 살아야겠다는 각성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의미는 없지만 몸담은 직장, 직업 자체가 여행을 누구보다 많이 가는 일이다 보니 저자가 그려가는 삶을 비슷하게나마 함께 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간절하게 여행 각성 시즌 2가 출간되길 바라봅니다. 여행과 글쓰기를 쉬지 않으실 테니 충분히 기대해 봐도 되겠죠? 책 잘 읽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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