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색동날개 - Big 2의 합병
최영택 지음 / 좋은땅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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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조종사의 한탄

코로나로 인해 항공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었을 때가 기억에 납니다. 여객 수요가 순식간에 추락하고 그에 따라 항공사의 수익구조도 무너져버렸었죠. 예고도 없이 찾아온 팬데믹은 항공 역사상 거의 처음으로 유례없는 위기를 맞게 합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비극이지만 미국의 911테러 때보다도 그 파장은 크고 길었습니다. 나라별로 입출국 자체를 통제하기에 이르렀으니 여객기가 존재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대형 여객기를 가진 대한항공은 좌석을 떼어내고 화물기로 운영하면서 오히려 유례없는 흑자 달성을 이루었고 금호그룹에 속해있는 아시아나항공은 회사 전체의 경영난과 함께 부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게 됩니다. 산업은행은 기업 회생과 인수합병 절차를 고려하던 차에 그간 경쟁관계에 있던 대한항공과의 합병의 카드를 던지고 대한항공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당장 감당해야 할 부채는 어마어마했지만 감당할 수준을 갖추었고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면 세계 10대 항공사의 위치와 함께 국내에서 경쟁할 기업이 없는 No.1 항공사가 되기 때문이었죠. 우연히 읽었던 아시아나 조종사의 글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공군에서 15년 근무를 한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기장님이셨으며 전역을 할 당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둘 중에 한곳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고 합니다. 국내 제1의 입지를 지키려는 대한항공보다 그 아성을 넘보는 아시아나항공에서 더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했고 아시아나를 선택했던 그 결정을 지금 너무나도 후회한다는 내용이었죠. 사람 일을 정말 모릅니다. 이렇게 돼버릴 줄 알았을까요? 그래서 항상 좋은 것도 없고 항상 나쁜 것도 없다는 말이 있나 봅니다.  



금호그룹 공채 1기의 글

이 책의 저자 최영택 님은 아시아나항공의 모체인 금호그룹 공채 1기로 입사를 하셨습니다. 국제업무실에서 업무 한 경험을 토대로 창춘, 충칭, 청두, 항저우 지점장을 지내셨고 인천지점장까지 다양한 경험을 하셨으며 항공회담 참석을 위해 다양한 나라를 다녔다고 합니다. 앞에도 언급했듯이 중국의 많은 지역에서 지점장을 지내신 경험을 토대로 한 중간 문화, 예술, 공연, 교육 등의 다양한 교류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역경을 거쳐 결국 대한항공에 인수합병이 결정된 그 순간까지의 모든 상황들을 지켜본 산증인으로서 일종의 짧은 역사서와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저도 항공업계에 종사하는 1인으로서 구전으로만 듣던 내용에 더해 결국 Big 2로 불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그린 경쟁과 합병에 대한 디테일한 내용들을 알 수 있어서 너무 흥미롭게 글을 읽어나갔습니다. 특히 색동날개로 표현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역사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표현한 부분은 크게는 우리의 인생과 너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 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네요.


Big 2 합병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대중의 의견이 돼버린 것처럼 적어도 제 주변 사람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해 비슷한 의견을 내놓습니다. 그 의견이 저자와도 동일한 걸 확인하곤 국민의 의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병함으로써 세계 10대 항공사의 권위를 갖겠지만 자국민으로서 서비스의 가격과 질에 대한 부분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게 당연합니다. 시장의 논리를 살펴보면 독점을 하는 기업은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독점이라는 표현은 너무 가혹하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장의 냉정한 시각은 독점이라는 표현을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저자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다르다기보다는 대한항공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100번을 잘해도 1번을 못하면 대중에게 욕을 먹는 대기업의 숙명은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죠. 대한항공을 이용해 보면 그 서비스는 다른 항공사와는 여실히 다릅니다. 저만 느끼는 게 아닐 것입니다. 물론 가격 또한 비교가 되지 않죠. 결국 비싼 값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리 비싸도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으면 사람들은 찾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장충동 신라호텔의 더 파크뷰 뷔페는 낮지 않은 가격에도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사하기도 어렵죠. 높은 가격이지만 그만한 값을 하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도 인수합병을 통해 더 나은 질과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를 바랍니다. 항공업계가 가진 최고의 서비스는 '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대한항공에 크고 작은 사고가 없기를 바랍니다.


JAL의 교훈

가까운 나라 일본에는 JAL(Japan Air Line)과 ANA(All Nippon Airways) 항공사가 있습니다. JAL은 아시아나항공처럼 몇 번이나 경영 위기에 빠졌지만 그때마다 국가의 지원으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2010년 JAL의 회장직을 맡은 80세를 눈앞에 둔 이나모리 가즈오가 회사의 갱생을 위해 지휘하기로 내건 3가지의 대의 중 한 가지를 언급해 보려고 합니다. 곧 일본에 ANA 한 항공사만 남는다면 건전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독점 상태에 빠지게 되는 걸 막는 것. 사실 그는 '독점은 악'이라는 신념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나의 큰 항공사로 재편이 되면 항공 소비자의 편익과 국민의 이익을 훼손하는 쪽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음을 견제하는 뜻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대한항공은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다양한 LCC도 존재하여 가격적인 메리트를 소비자들에게 주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다른 항공사에 비해 우월하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단연 안전과 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항공은 '비행 안전'과 '고객 안전서비스'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적어도  대한항공은 정말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국적기로서의 가장 큰 자부심을 갖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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