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심리를 읽는 마음사전 - 알아두면 평생 쓸모 있는 마음에 관한 모든 것
김상준 지음 / 보아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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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IVATION:: 지킬 앤 하이드

살아오면서 정신과 진료를 받아본 경험이 없다. 필요성을 못 느꼈으니 그럴 법도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필요한 상황인지를 인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을 만났다. 잠실에서 지킬 앤 하이드 공연을 본 적이 있다. 홍지킬이라고 불리는 홍광호 배우의 연기가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지킬과 하이드, 2가지의 모습을 수초 단위로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신은 정말 인상적이었으며 결국 사람의 가슴속에는 선과 악이 모두 공존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감정적인 어린아이와 이성적인 어른이 함께 공존하고 있으며 우리가 나이를 먹더라도 마음속의 어린아이는 나이를 먹지 않고 존재한다고. 그리고 마음속 어린아이와 어른은 공존하며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누구나 마음속엔 선과 악이 존재하며 이 둘은 형제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서로 함께 존재하며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오히려 큰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고. 사실 굳이 '악'이 존재해야 하며 '선'과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생겼었는데, 과거 서양의 경우 기독교가 가장 융성했던 중세 시대에 선한 것을 추구하고 악한 부분을 배척한 결과 사회적으로 악의 힘이 더욱 커지고 사람들이 매우 잔인해졌음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이 시대에 십자군과 마녀사냥으로 인해 수많은 무고한 사람이 희생되었던 것을 보았을 때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연세대 의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영화를 정신과적인 시각으로 해석해 영화 읽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우리 마음에 관한 모든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며 특히 삶에서 부닥치는 많은 문제에 대해 좋은 힌트를 제공해 준다. 정신과 진료는 괜한 거부감에 받아본 경험은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심리치료의 필요성은 확실히 절감했다.

 


KILLING PART:: 운전 중에 사람들이 쉽게 흥분하는 이유

최근에도 운전 중에 굉장히 위협적인 순간이 있었다. 배경은 매번 비슷하다. 교통체증 속에서 차선 변경이나 끼어들기를 할 때 서로 양보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발생한다. 일명 '얌체 운전'을 하는 것도 아닌데 정말 자비심이란 찾아보기 힘든 것이 대한민국의 도로 사정이다. 이웃나라와 비교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일본에서는 자동차의 경적소리를 듣기가 정말 어렵다. 더불어 과속이나 신호위반 감시카메라 또한 찾아보기가 힘들다. 쉽게 말해서 위협이 되는 운전들을 하지 않는다. 같은 시간 운전을 해도 우리나라에서 더 많은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이런 환경적인 이유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매 파트의 주제를 보고 내용을 보기 전에 스스로 답을 해보았다. 운전 중에 사람들이 쉽게 흥분하는 이유라는 제목을 보고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떠오르지가 않았다. 왜냐하면 나 또한 운전 중에 흥분을 하는데 굳이 흥분을 해야 할 상황이냐고 물어봤을 때 아닌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동차 운전 중 일어나는 운전자의 감정적인 흥분과 분노는 자동차의 구조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자동차는 운전자에게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 되며 타 운전자와의 의사소통 수단의 제한이 운전자 간에 많은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서 사람들의 흥분과 공격성을 자극한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자동차의 의사소통 수단은 좌우 측 깜빡이등과 전조등, 그리고 경적이 전부이다. 예를 들어 초행길을 달리는 타 운전자가 길게 줄 서있는 출구 구간에 끼어들기를 시도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얌체 운전이라고 치부하고 경적을 울리거나 끼어들기를 막으려고 할 것이다. 참 안타까운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동차는 번호를 달고 있지만 익명성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된다. 그러다 보니 본인의 체면이나 염치가 없어지기 쉽고 자신의 페르소나를 벗어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나는 요즘 기분 좋은 경적 울리기를 실천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 신호 대기 후에 초록불이 바뀌어도 최 전방에 있는 차들이 출발을 안 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심할 때는 대로에서 4~5대의 최전방에 대기 중인 차들이 하나같이 출발을 안 하기도 하는데 보통 그럴 때 뒤에 차들이 경적을 심하게 울린다. 나는 그럴 때 속으로 다섯을 센다. 그리고 최전방의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태극전사의 구호를 묘사한 경적 울리기를 시전한다. "빵빵빵빵빵 빵~ 빵~ 빵~ 빵~ (대~한~민~국~)" 실제로 경적을 들어본 사람의 후기에 의하면 기분이 덜 나쁘다고 한다.

 


CONCLUSION:: 영화와 몰입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

최근 배우자와 1947보스턴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제2의 손기정으로 불리는 서윤복 선수의 1947년 보스턴마라톤 우승을 기리는 영화인데 나와 배우자 모두 서윤복 선수가 결승점을 1위로 통과할 때 주먹을 불끈 지으며 기뻐했다. 내가 배우자와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배우자의 몰입이다. 악역이 악한 역할을 하면 영화를 보는 그 순간만큼은 정말 그들을 진심으로 미워한다. 재미있을 땐 웃을 줄 알고 슬플 때는 눈물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 모습에 나 또한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저자는 몰입이 정신 건강에 가져다주는 효과와 영화과 주는 치유의 기능에 대해 각각 글을 썼는데 난 영화와 몰입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이 때로 건조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떤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자. 본인이 좋아하는 운동이나 취미를 즐길 때와 같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일들을 하면서 삶에 무기력을 느낀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런 일들은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몰입하는 순간들 속에 우리의 삶은 매우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바뀌곤 한다.

또한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영화 속의 주인공과 동일시하곤 한다. 나를 영화 속 주인공에 대입해 주인공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객관화를 통해 우리 스스로가 건강한 관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있다. 나와 배우자가 영화를 함께 즐기는 이유는 영화는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책보다도 몰입이 쉽고 우리 삶 속에선 느끼기 힘든 다양한 감정 (사랑, 절망, 죽음, 갈등, 가족, 친구, 명예, 패배 등)을 느낌으로서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이다.

배우자와 이번 주말에는 '독전 2'를 함께 보기로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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