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엑스 이코노미 - 여자에게 경제를 맡겨라
린다 스콧 지음, 김경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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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IVATION:: 두 딸을 가진 아빠로서...

일단 더블엑스 이코노미의 정의부터 알아보자. 저자 린다 스콧은 자본, 신용, 시장에 걸쳐 작용하는 경제적 장애물이 여성에게만 부과되는 특수한 문화적 제약과 결합하여 ‘어둠의 경제학’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그로 인해 배제되어온 여성 경제를 ‘더블엑스 이코노미’라고 새롭게 명명하며, 세계경제에 감춰진 여성의 공헌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두 딸을 가진 아빠로서 이 책은 나에게 앞으로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을 미리 알고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될 것만 같았다. 더불어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나 자신을 위한 독서보다 더 집중하고 몰입하게 되었다.

여성에게만 작용하는 어둠의 경제학, 저자는 일단 경제라는 거대한 시장에 참가하는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급여, 참여도 등 모든 것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불리하며 더 문제인 것인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있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인권이 신장되어 있는 나라에서부터 아닌 나라에까지 모두 팽배해있으며 세계 패권 1위인 미국에서도 예외는 없다는 것.

<뉴욕타임즈>, <파이낸셜타임즈> 등 해외 주요 언론이 강력 추천하는 데는 저자 린다 스콧이 용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세계 금융 질서에서 체계적으로 배제되어온 여성 경제에 대해 우리에겐 아직 '인구 절반'의 힘이 남아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며 저자들에게 펼쳐낼 그녀의 주장의 묵직한 시작을 알린다.


 

KILLING PART:: 소녀들이 학교를 떠나는 진짜 이유

조금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글을 이어나가 본다. 이 부분은 나로서도 글을 읽어나가기에 쉽지가 않았다. 전혀 생각해 본 적도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사실을 대하는 것, 더불어 사실인가를 의심했고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기도 했다.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상식선에서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는 도저히 믿어지지가, 아니 믿고 싶지가 않았다.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가나에 10대 소녀들이 중등교육에서 결석 및 학교를 그만두는 비율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학회에서는 다양한 가정을 내세웠다. 특히 가나 주민들은 소녀들이 지나치게 물질주의적이어서 학교를 그만둔다고 생각했다. 10대 소녀들은 새로운 옷이나 휴대전화를 마련하기 위해서 성을 팔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소녀들이 임신 때문에 학교를 떠나야 할 때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고 분개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하니 말을 다했다. 자국민들 자체도 그렇게 치부하니 더 이상의 연구나 개선의 의지가 있었겠는가... 하지만 저자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저자는 빈곤 지역 소녀들은 충분한 위생 관리를 받지 못해서 생리를 시작하면 1달에 며칠간은 집에 머물 수밖에 없기에 결석을 부득이 할 수밖에 없게 되고 생리로 인한 결석이 계속되면 소녀들은 학업에 뒤처지고 의욕이 꺾여 결국 학교를 그만둔다고 추측한다. 사실 학교를 그만두면 결혼하거나 가정을 꾸리는 방법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다. 패턴을 바꿔 소녀들이 교육을 지속하면 노동시장 참여율이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경제성장을 도모할 것이기에 저자는 정부에서 생리대를 제공하면 그 비용을 상쇄하는 이득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가나 10대들의 현 상황을 간략히 설명해 보겠다. 소녀들은 생리대로 오래된 옷에서 얻을 수 있는 천 조각 따위를 손에 잡히는 대로 사용한다고 한다. 매트리스처럼 액체를 흡수할 만한 재료라면 뭐든 생리대 대용으로 썼고 이런 물건들은 예상을 하겠지만 흡수력이 약해서 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기까지도 상상이 안되는데 여기에 더해 위생 문제는 더욱더 심각했다. 생리대로 사용한 천을 씻고 말려야 하지만 수도 시설이나 비누도 없고 심지어 천 조각을 말릴 장소도 없다고 한다. 결국 비위생적인 강물에 천을 씻고 침대 밑 같은 어둡고 지저분한 공간에서 말린다고 하니 제대로 마르기야 하겠는가... 당연히 이 상태로 재사용을 하니 천 조각에서는 모두가 알아챌 만큼 독특한 냄새가 났다고 한다.

가나 정부가 생리대 지원을 하루라도 빨리해야 하는 이유를 아래 예문에 언급하며 이 파트는 마무리하려고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힘이 든다.


CONCLUSION:: 제로섬

전 세계의 경제에 참여하는 남성들의 적지 않은 수는 여성의 경제력 강화가 여성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남성의 파이를 빼앗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 미국 일류 경영 대학원에서 일어났던 2건의 성 불평등 사건은 미국 언론을 강타했었다. 자료를 보면 그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경영 대학 금융학부 교수진 중 여성 비율은 30% 미만이며 여성 대부분은 종신 교수직을 얻지 못했고, 고위직은 남성 교수가 독차지했다고 한다. 더불어 여성 교수는 연공서열과 관계없이 급여 또한 적게 받았다. 그리고 진짜 문제는 고용이 아니라 괴롭힘인데 이 때문에 여성은 지나치게 일찍 교수직을 떠났다고 한다. 특히 남성이 80%를 차지하는 경제 분야에서 전임 교수의 90%는 남성이었다고 하니 독식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수치이며 남성의 파이를 빼앗길 걱정을 하는 것조차 기우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압도적인 수치이다. 다양성이 우선시되어온 지난 40년간의 시간을 바이패스하며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여성의 차별적 대우, 이는 의식적으로 저항을 해야 깰 수 있는 프레임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이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며 남성이 끌고 나가고 여성이 내조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남성과 여성이 한 팀이 되어 플레이를 했을 때 1+1=1이 아닌 1+1=2 이상의 값을 가져온다고 말이다. 나 또한 결국 풍요와 행복도 함께 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국가 경제활동에 여성이 동등하게 참여할 때 성장이 촉진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라를 막론하고 세계의 모든 여성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세계 기아 1억 5,000만 명을 구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 그 유일하고도 폭발적인 힘이 낭비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아직 남아있는 '인구 절반'의 힘을 200% 발휘하는 세상이 오길 기대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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