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나비
올렉산드르 샤토킨 지음, 최정희 옮김 / 노란코끼리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MOTIVATION:: 글 없는 그림책

책을 받아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책의 소개에 나온 것처럼 책 속에는 어떠한 글자도 찾을 수 없었다. 유일하게 책의 앞, 뒤표지에만 글씨가 있었고 그림만을 보고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고 느껴야 한다는 부담이 밀려왔다.

책의 뒤표지에 우크라이나의 고전 시인 레샤 우크라인카의 글귀가 쓰여 있었다.

'아니, 난 살아있어. 난 영원히 살 거야. 난 마음속에 결코 죽지 않는 것을 가지고 있어'

2022년 2월 24일 새벽,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을 선언한다.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비나치화, 돈바스 지역의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전쟁을 개시하였고 러시아의 초기 공식적인 입장은 해당 전쟁이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입장을 내세웠으나 2023년 5월 9일 푸틴은 전승전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식적으로 '전쟁'이라고 명명하였다.

이 책은 우크 전쟁의 참상과 그 극복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주인공 여자아이가 우크라이나를 상징하고 가시철사, 거미 등 보고만 있어도 상처를 입을 것만 같은 각종 배경들은 전쟁이 가져온 각종 제약과 통제, 공포를 상징한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자 흑백의 배경에서 유일하게 노란색으로 그려진 노란 나비는 평화를 상징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전쟁 전에 존재했던 영혼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KILLING PART:: 유일한 노란색

책에 담긴 그림은 기본적으로 흑과 백을 주 배경으로 한다. 그 안에서 노란 나비가 등장을 하고 저자가 그림에 대한 해석을 따로 준비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상상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미술관에 각종 전시회를 갈 때도 첫 입구에 작가에 대한 소개를 해놓은 후 각 작품에 대한 설명은 보통 관람하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두는 경우가 많다.

난 노란색에 집중을 했다. 세월호 참사를 기리는 리본도 노란색이었다. 노란색은 시선을 사로잡으며, 검은색과의 대비가 가장 눈에 띄는 색조라고 한다. 믿음, 기쁨, 열정과 깨달음 등 긍정적인 의미를 많이 지니고 있는 색. 아마도 작가는 노란색의 긍정적인 의미를 바탕으로 노란 나비를 등장시켰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림책의 주인공인 여자아이, 그 여자아이는 우크라이나를 상징한다고 생각이 되는데 주인공 여자아이가 규제와 억압에 맞서 싸우는 과정들 속 곳곳에서 나비들을 마주치게 된다. 그래서 계속해서 여자아이의 삶은 진행되고 계속 흘러가며 어떠한 힘에도 나비는 등장하고 그 규모는 커져간다. 곧 나비의 자유는 빼앗기거나 파괴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함이 느껴졌다.

 


CONCLUSION:: 아이의 눈빛과 뒷모습

내가 마지막으로 집중했던 것은 아이의 눈빛과 뒷모습이다. 배경을 이해하고 상징적인 의미를 깨닫다 보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책의 마지막 부분 하늘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에는 너무나도 많은 감정을 담아 놓았다고 생각한다. 과연 저 눈빛이 어떤 표정인가... 살면서 저런 표정을 본 적이 없어서 일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단 한 번도 웃는 표정이 없었고 단 한 번도 찡그리지 않았다. 멍한 표정이라고 하기엔 눈빛이 살아있었고 보는 이로 하여금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느낌이 강했다. 난 결국 그 눈빛을 이해하고 내 스스로 정의하는 것을 포기하였다. 슬퍼 보인다고 말하기엔 억세고, 약해 보인다고 하기엔 진했다.

마지막으로 노란 나비들이 큰 무리를 이루어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여 지켜보는 뒷모습을 그려놓은 장면에선 밝은 미래를 꿈꾼다기보다는 행복했던 과거를 추억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회상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