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혁명 2 - 천당과 지옥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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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IVATION:: 곡성

곡성이라는 동네는 아버지께서 사업을 하신 곳이기에 너무나도 익숙하다. 동네 과수업을 하는 어르신들을 만나 뵙고 각종 과일과 야채들을 실어 날랐는데 특히 멜론철이 되면 달콤한 멜론을 배부르게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섬진강에서 생태계를 해치는 황소개구리 올챙이를 수도 없이 잡은 기억도 나고, 커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기차마을과 레일바이크를 타러 가기도 했었다.

'곡성'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개봉하고 '절대 현혹되지 마라'라는 어둠의 문구가 박힌 포스터가 영화관에 걸렸을 때 곡성 주민들은 동네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 봐 많은 걱정을 하였으나 결국 기우였고 해당 영화의 흥행으로 인해 오히려 곡성은 많은 관광객들에게 알려지고 발길이 멈추지 않는 곳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렇게 곡성에 자주 갔고 오래 함께한 곳이었는데 '정해 박해'의 진원지이자 교우촌이 위치한 곳이라는 것은 <사랑과 혁명>이라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아마 이 책을 접하지 못했다면 평생 몰랐을 수도 있는 역사이고 사실이었다. 실제로 곡성에는 정해 박해 진원지 옥터 성지가 지금도 존재하고 있으며 곡성 성당 옥터도 둘러볼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덕실마을 가마터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옥터 성지 곡성 성당 성지순례터도 많은 천주교인들의 발걸음을 환영하고 있다.

사실 1827년에 발생한 정해 박해의 진원지인 곡성은 우리나라의 천주교사뿐만 아니라 더 넓게는 종교사와 곡성군의 지역사를 연구하고 알아보는데도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알려지지 않았다고 묻힐 수는 없으며 보이지 않는다고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KILLING PART:: 가슴 아픈 역사, 천주교

나는 무교이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다양한 종교를 접해봤고 그 어느 하나에도 편견은 없다. 다만 나의 마음이 그리고 나의 생각이 종교를 갖기에는 아직은 여유가 없는 듯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널리 살펴봐도 종교와 관련되어서는 과거, 현재. 아마 미래에까지도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믿음에 대해 유일한 신이 존재하지 않고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다르며 논리는 상충되기 마련이기에...

특히 한 나라에 처음 자리를 잡아가는 종교에 대한 탄압은 천주교뿐만은 아니다. 하지만 유교적 사상으로 이루어진 조선 왕실에서 그 사상을 배척하는 천주교와 천주교인은 당연히도 긍정적인 시각을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왕실은 천주교와 천주교인을 탄압하고 박해하기에 이르렀고 당연히 이에 천주교인들은 적개 감을 품게 된다. 밝으면 오히려 일어서려는 것처럼 그들은 천주교의 가르침을 더욱 깊이 신봉하며 선교활동에 참여하거나 관아에 잡혀가 조사를 받는 것도 불사하였다.

 


이런 분위기가 팽배했던 시절, 곡성 교우촌 천주교 신자들에 대해 곡성 현감의 탄압과 억압은 시작되었고 이게 본격적인 '정해 박해'의 시작이라고 본다.

사실 생각해 보면 천주교가 조선 후기 신분제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불합리에 맞선다는 의미에서는 당연하기도 하다. 이는 조선에 큰 위기로 찾아올 수도 있는 물결이었던 것이다.

 


CONCLUSION:: 무게감 있는 역사소설

처음엔 평소에 글을 읽던 속도와 호흡으로 읽어나갔다. 하지만 내가 해석해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어휘와 표현들로 인해 느려지더라도 한 글자 한 글자씩 씹어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집중력을 가지고 정독을 진행하더라도 문체에서 풍기는 느낌과 아우라를 내가 따라가기엔 아직은 벅찼다. 과거에 쓰였던 어휘이기도 하고 작가가 가진 어체이기도 해서일까, 시대를 설명하지 않아도 과거에 그리고 '정해 박해'가 벌어졌던 그 시대를 느끼게끔 하는 능력은 감히 범접하기 힘들어 보였다.

저자는 '정해 박해'와 관련된 자료들을 수없이 많이 찾아보고 연구하였으며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3권의 책을 집필하는데 약 4년의 시간이 걸렸으니 저자의 이해와 표현의 깊이는 사실 쉽게 따라가기 힘든 것이 당연해 보인다. 뭔가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정말 많은 스토리들을 접했지만 결국 하나의 점, 곧 '정해 박해'를 이해하는 결과를 맞이했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를 올바로 알고 이해하는 것, 과거는 감출 수 없으며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과거를 통해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 가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라는 것을 느낀다.

이번 서평은 꽤나 나에겐 의미가 깊다. 아무리 곱씹어 읽어도 이해가 안 되거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여러 번 책을 덮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고, 도대체 내가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쓸 자격이 있나라는 한탄도 했다. 서포터즈 활동으로 지원해서 이렇게 귀한 책을 무상으로 받고 읽을 기회를 받았는데 서포터즈 활동을 포기해야 하나라는 마음까지 먹었으니 이직 준비를 끝마치고 휴식 겸 읽어봐야겠다는 나의 안일하고 편안한 생각은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소개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고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실 분께 그래도 마지막으로 <사랑과 혁명>이라는 책에 대해 한번 도전하시라는 요청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서평을 마무리해 보려고 한다.

안 보이는 힘에 의해 숨겨져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지 않는 역사에 대해 우린 조금이라도 다가갈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마틴 루터킹의 역사와 관련한 명언을 소개하며 서평을 마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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