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다를 닮아서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반수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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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한창 타임라인에 빈번히 올라왔던,
반수연 작가의 산문집 <나는 바다를 닮아서>
와 단편집 <통영>을 연이어 읽었다.
<통영>이 먼저 나오고, <바다..>가 나중에 나왔지만 읽을 때는 순서를 바꿨다.
작가의 소설이 잘 차려진 잔치상이 있는 마당이라면, 산문은 상이 나가기 전 부엌의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부엌에서부터 마당으로 가는 게 작가의 세계를 온전히 하나로 엮는 길이다.
때로 작가의 산문은 그가 쓴 소설보다 더 재미있고 다채롭다. 자전적 작품들은 더 그렇다.
그러나, 둘 다 읽고나니 순서는 무의미했다.
소설집 <통영>과 산문집 <바다..>는 시간과 공간 구분을 의식할 수 없도록 연결되어 있고,
작가는 그 두 공간과 시간을 오가며 글을 쓴 듯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설과 산문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두 책이 하나의 연작같은 작품으로 남았다.
산문집은 산문으로 읽기 시작했으나, 다 읽고 나니 한편의 소설이었고, 소설집은 소설로 읽기 시작했으나 다 읽고 나니 꾸밈없는 산문이었다.
산문은 쓸쓸했고, 소설은 담담했다.
가난한 이주민의 고단함 속에도
가족은 희망이고 동기였으나, 작가는 늘 혼자인 듯 보였다.
전동톱에 손가락이 잘리고도 선한 심성을 잃지 않은 남편의 그림자같은 삶이 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하다.
향수병에 걸리고도, 정작 고국에 오면
다시 살고있는 그 곳이 그리워진다.
이국에서의 삶을 겪어 보지 못한 토종 내국인에게도 스산하지만
따뜻해지는, 어떤 아련한 정서가 공감될 수 밖에 없는.. 좋은 작품들이다.


   <2023. 9. 18.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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