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사토 다다오 지음, 설배환 옮김, 한홍구 해제 / 검둥소 / 2007년 6월
품절


일본은 과거에는 1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한국전쟁 때에도 일본 자국은 참혹한 꼴을 당하지 않으면서 외국 군대에 팔 무기를 생산하여 돈을 벌어들였다. 전쟁 덕에 돈을 벌어들이다니,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105쪽

"강한 자가 정의로운 것이다" "왜 인간은 그런 정의라는 구실을 대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그런 구실을 대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이야말로 인간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비록 강한 자라고 해도 멋대로 약한 자를 괴롭히고 으스대고 있을 수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이다. 뭐든지 구실을 생각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옳다고 여기고 싶은 것이 인간인 것이다. / 그러면 실제로는 나쁜 짓을 하고 있는데도 자신은 옳다고 우겨 대는 강한 자에게 "당신은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옳지 않다."라는 것을 구실 삼아 사고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약자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163쪽

이해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은 촌락과 부족의 어른들 전원이 출석하는 회합에서 토론을 하고, 어느 의견이 옳은지 또는 어떤 식으로 다가가 타협해야 할 것인지를 모든 사람들이 참석해서 지켜보는 가운데 결정한다. 특히 장로들의 의견이 존중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장로가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장로들은 수십 년간 살아오면서 터득한 생활의 지혜에서, 다툼을 불공평하게 결론지으면 불평이 생기고 그것이 그 사회를 어떻게 위험에 빠뜨리는가를 잘 인식하고 있다. / 이해와 의견이 대립하는 자들이 자신들끼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결국은 강자가 승리하게 되고 패배한 자는 언제까지나 원한을 품게 되어 그 사회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하여 그 사회 전원이 판단한 것이라면 강자도 불만은 있을지언정 자신의 주장을 다소 억누르며 그 결정에 따르게 되고, 약장의 입장도 보호된다. 오래된 촌락과 부족사회는 이렇게 평화를 유지해 간다.-169쪽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는 우수한 인간이 열등한 인간을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다. 사람이 지닌 저마다의 뛰어난 능력에 따라 다른 사람들을 기분 좋게 도울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203쪽

동물끼리는 싸우더라도 같은 무리를 죽이는 일이 없다. 죽이지 않고 승부를 내는 방법을 저마다 몸에 익히고 있는 것이다. 같은 종의 동료이면서도 싸움과 전쟁에서 상대를 죽이거나 패배한 상대를 계속 괴롭히는 부도덕한 동물을 아무래도 인간뿐인 것 같다.-222쪽

도구를 사용하면 자신은 고통을 겪지 않고도 상대를 참혹하게 만들 수 있다. 무기가 발달함에 따라 마침내는 멀리서 단추 하나를 누르는 것만으로 수천, 수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죽일 수 있게 되었다. 동물이 지니고 있는, 싸움을 멈추는 본능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만큼을 인간은 이성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인간이 이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동물보다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성으로 다툼을 통제하고 나서야 비로소 동물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237쪽

평화를 위한 학문은 세계의 정세가 어떠한지, 어디에 어떠한 곤란한 문제가 있는지 등을 생각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반성의 움직임을 피어나게 하는 학문이다.-243쪽

풍요로운 나라와 가난한 나라, 강하고 큰 나라와 약하고 작은 나라가 어떻게 해서 불공평함을 해소하고 협력해 갈 것인가 하는 점이 골치 아픈 과제가 되었다. / 이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그것을 생각하는 것을 정치가와 학자 들에게만 맡겨 둘 수는 없다. 왜냐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정치가는 국민에 의해 선출되는 것이므로 그러한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지 않은 국민이 그러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정치가를 뽑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 다수가 만약 자신의 나라만 득이 되면 약소국이든 뭐든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고만 생각하고 그러한 생각을 반성하는 태도를 지니고 있지 않으면, 역시 똑같은 사고를 하는 정치가를 선출하게 될 것이고 다른 나라와도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려워질 것이다.-247쪽

영락한 군국주의 소년으로서 나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세계 평화라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 왔다. 생각해 낸 것은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것이지만, 이 지구상에서 빈부의 차가 있는 한 전쟁의 씨앗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252쪽

인간의 삶의 기본은 노동에 있다.-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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