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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들을래
민지형 지음, 조예강 그림 / 이답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에 내 친구들은 당시 유명했던 아이돌 가수를 참 많이 좋아했다. 그럴때면 나는 괜히 나 혼자만 철든 척, 친구들의 모습을 유치하다고만 생각했다. 가요는 기계음이나 리믹스 되고 어린 아이들의 선정적 노출만 강조하는 천박한 것이라 생각하고 더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런데 우연히 가요가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하루 일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데 라디오에서 나오는 잔잔한 음악을 듣게 되면서 부터였다. 잘 들리지 않는 버스 속에서 가사를 알아들으려고 귀를 기울였고 집에가서 가사를 검색해보며 기어이 그 노래를 찾아 들었다. 오늘,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나를 가만히 돌아보면 실수를 저질러 가슴 졸이기도 하고, 앞으로 다가올 일에 걱정도 하고, 주변 사람들로 인해 짜증도 났던 하루였다. 그런 나의 감정을 다독이며 오늘 하루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따뜻한 감성 음악 15곡이 소개되어있다. 리코타 치즈 샐러드, Firework,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봄이 오는 동안, Coffee, 의미, Live a Little, 체리 블라썸, 그대의 고요, Come Back Home, 침대, Rainy Day, 알로하 기분좋은 인사, Atlas Hands, 팔베개까지, 사실 가요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가수 이름은 좀 들어봤어도 이 중 아는 노래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일단 제일 먼저 이 15곡을 모두 검색해서 들어보았다. 그리고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을 찾아서 해당하는 챕터를 읽으며 음악을 다시 감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장재인의 Rainy day와 루시아의 그대의 고요라는 곡이다. 둘 다 목소리가 아름다운 여성 보컬이 불렀다. 비가 오는 날 연인이 된 두 사람, 그리고 비가 오는 날 유학 가는 남자친구를 배웅하는 장면이 상상되면서 더 깊게 와 닿았다. 음악 없이 책 내용만 읽었다면 재미없이 시시한 내용이었을 것 같은데 음악과 함께 하니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 분위기, 감정이 더욱 몰입된다. 왜 영화의 bgm이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고 내 인생에도 bgm이 언제나 함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