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람없이 산다 - 명함 한 장으로 설명되는 삶보다 구구절절한 삶을 살기로 했다
수수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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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나는 알람없이 산다라는 책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학창시절 강남에서 경쟁하며 살다가 지금은 프리랜서로 전향하여 사는 작가의 에세이다. 나와 너무나 다른 성향의 사람이라 이 책을 보면 힐링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삶이 100퍼센트 마음에 드냐고 하면 또 꼭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나의 성향을 바꾸기란 참 쉽지 않다. 그럼에도 책 내용 중 인상깊은 3가지가 있었다.

첫번째는 반려 에코백이라는 단어였다. 나의 소중한 1마리의 반려 동물을 키우듯 내 인생에도 이름모를, 홍보용품으로 받는 에코백들이 아니라 소중한 1개의 반려 에코백을 열심히 사용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두번째는 에필로그다. 누군가는 에세이를 보면 몇 시간 동안 삼류 드라마 본 것 같아 시간 낭비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 말이 공감되어 재미있었다. 에세이는 작가의 삶을 각색해서 쓴 것이니까 정말 글로 적은 드라마라는 비유가 적절한 것 같다. 때로는 나의 생각과 감성과 잘 맞는 에세이를 만날 때는 인생 드라마를 만난 것 같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하지만 잘 못 만나면 제목에서의 10% 흥미, 5%의 공감, 1%의 깨달음, 그리고 나머지는 읽다가 한없이 덮어두는 운명이 된다. 하지만 책을 읽는 이유가 꼭 지식을 얻고 유익 추구만이었던 나에게 저자에게 있어서 책 읽는 행위는 -시간 때우려고 유튜브 영상 보는 것처럼- 엔터테인먼트의 도구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은 우리가 꼭 무언가를 하기 위해 달리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다. 성경의 오병이어 사건에서 내가 예수님이나 떡을 내어드린 어린이가 아니고 그 풀밭에 함께 앉아 물고기와 떡을 맛있게 나누어먹은 그 사람이 되어 기쁜 하루를 보내는 것도 잘 사는 삶이라는 것. 오늘 하루가 대단하지 않아도 된다. 세상 기준을 잣대로 나를 평가하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미소로 넘기고 오늘 하루 물고기와 떡을 맛있게 먹으며 감사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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