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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함께 살며 생각한 것들 - 비혼, 동거, 가족 그리고 집에 대한 이야기
박미은.김진하 지음 / 저녁달고양이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색이 없는 새하얀 책표지를 보며 읽기도 전에 내용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화려하지 않고 담백하고 진솔한 책. 저녁달고양이에서 출판한 미은&진하 커플의 합작 에세이다. 평소 집에 대한 생각이 많았는데 여기에 결혼, 동거, 가족, 반려동물, 단독주택 등에 대한 소재가 더해져서 20~30대가 한번쯤 생각해봤을법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내 공간이 생기면 고양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고, 햇빛이 찬란한 날에는 정원에 빨래를 말리고 바삭바삭해진 빨래 내음을 맡고 싶어졌다. 20대 청춘이 본인 힘으로 집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여러 집을 전전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느꼈던 것들을 차분하게 적어나갔다. 나 역시 집 자체에 대한 생각도 많아지지만 함께하는 동반자에 대한 고마움도 더 커지고 결혼에 대한 것, 이웃과의 갈등, 층간 소음에 관한 것들도 고민해보게 되었다. 읽는 내내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남들에게 과시하는 인스타용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로 담담하게 적은 이야기들이었다. 예전의 나였으면 이 책을 읽으며 공감을 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은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고 이런 편안한 관계가 참 좋다고 느낀다. 욕심을 채우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해서 더 욕심내지 않는 관계.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소비가즘 챕터. 미니멀라이프가 어쩔수 없이 실천되는 것일 수도 있다, 단독주택에 고구마 줄기처럼 소비가 이어지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참 재밌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