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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비밀 수첩 쉿!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40
강정연 지음, 보람 그림 / 사계절 / 2024년 1월
평점 :
“쉿, 네 이름은
어때? 괜찮니? 나는 너를 보자마자 '쉿'이란 이름이 떠올랐거든. 이보다
더 비밀을 잘 지킬 이름이 또, 어디 있을까? 게다가 소리도
멋지지.”
(13 페이지)
열한
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나이. 우리집 어린이도 마침 올 해 4학년이 된다. 3학년까지만 해도 아직 아기티를 벗어내지 못한 부분이 많이 보였는데, 어느새 4학년이 되어 제법 고학년의 포스가 보이기 시작한다. 매운맛에 유난히
약해 튀김우동도 매워하던 아이가 갑자기 떡볶이 먹기에 성공하고, 밝은 색 옷 대신 무채색 검정 계열의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이의 내면은 아직 뭔가 복잡해 보인다. "난 이제 고학년인데, 유치한(?) 아이템을 좋아해도 될까? 나 혼자 해보고 싶은데 좀 무섭기도 한데 어떻게 해?" 자기
전 살며시 고민을 털어놓는 아이의 자그마한 뒤통수를 쓱쓱 쓰담아주며 생각해본다. 4학년의 세계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어렵겠다고.
복잡다단한 4학년의 세계를 현실밀착형으로 담아낸 『제로의 비밀 수첩 쉿!』은
주인공 '민제로'가 열한 살이 되자마자 쓰기 시작한 비밀
수첩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제로는 마음껏 잘난 척하려고, 그리고
엄마, 아빠에게 하기 싫은 이야기를 쓰려고 비밀 수첩을 쓰기 시작한다.
『제로의 비밀 수첩, 쉿!』은 어린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제로의 색다른 도전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다.
“너를 처음 만난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 너는 파란 선반 위 두 번째 바구니 속에 홀로 남아 있었지. 노란색과
민트색 버튼이 주루룩 달린 너는 "난 비밀을 끝까지 지킬 거야! 너를 어린애 취급하는 둘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버려!"라고
외치는 것 같았어. 네 몸 위에 뽀얗게 쌓인 먼지가 단단한 갑옷처럼 느껴질 만큼 무척 믿음직해 보였다고.”
(11 페이지)
제로와 함께, 한번 해보자!
제로의
도전은 아주 다양하다. 혼자 라면 끓이기, 친구와 버스 타고
다른 동네 가기, 용돈 관리하기, 내 힘으로 내가 가지고
싶은 생일 선물 갖기, 아빠에게 사과 받기, 엄마아빠와 떨어져
휴가 보내기! 정말 4학년 친구들이 새로 시도해볼법한 소재들로
현실감을 더했다.
부모님은
제로에게 어린이라 안된다고 하지만, 제로는 어린이니까 해볼 수 있다고 당차게 말한다. 조금은 서툴고 불안해 보일지는 몰라도,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또 다시 해볼 수 있는 일들이니까. 천천히 다시 해보고 스스로 해내는
제로의 뿌듯한 미소가 귀엽고 대견하다.
제로의
고민과 도전의 모습은 이 책을 읽는 어린이에게는 속시원함을 선사하고, 어른에게는 어린이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제로의 비밀 수첩, 쉿!』을 읽는
어린이들이 제로처럼 자신만의 이야기를 줄글로 풀어 쓰는 과정은 너무나 유익하다. 제로는
스스로 고민을 정리하며 앞으로 한발짝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 책을 읽는 어린이독자 스스로가 한뼘 성장하도록 이끌어 준다.
제로와 함께, 나도 해보자!
책
속에는 제로가 고민을 해결하며 스스로 그리고 쓴 내용들이 들어있는데, 어린이들이 따라해보아도 좋을 내용이
많다. 1새학기 반장선거에 대비한 반장후보 연설문, 어버이날
선물로 준비할 수 있는 엄마아빠 효도 쿠폰, 갖고 싶은 물건을 마련할 계획 세우기 등 아이가 직접 제로처럼
해볼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책을 다 읽고 아이와 함께 2024년
한 해의 계획을 세우고, 제로처럼 그림으로 다이어리에 꾸며보아도 좋은 독후활동이 될 수 있을것 같다.
첫 ‘도전’, 첫 ‘십 대’, 첫 ‘비밀 수첩’의
두근거림! 현실밀착형 다꾸 스토리, 강정연 작가의 『제로의
비밀 수첩 쉿!』 와 함께, 이 책을 읽을 어린이들이 자신만의
마음 속 이야기를 펼쳐내고 한뼘 더 성장하기를
응원해본다. 하기 싫은 것보단 하고 싶은 것이 훨씬 더 많은 우리 어린이들의 도전이 한가득 담길 2024년은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
너를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어른들은 내가 뭘 좀 하려고 들면 '네가
그걸 어떻게 하니? 쪼끄만 게 까분다. 넌 아직 어려서 안
돼. 그냥 엄마, 아빠 말 들어라. 넌 아직 몰라도 돼.' 이런 말들만 했거든.
그런데 이젠 달라졌어. 더 이상 나를 어린애 취급하지 않는
느낌이 든단 말이지. 어른들이 더 이상 나를 만만하게 보지 않게 됐다고, 에헴.
쉿, 이게 다 네 덕분이야. 내가 무언가를 망설일 때마다, 속이 답답할 때마다, 용기가 필요할 때마다 너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어서 큰 힘이 됐고 정말 속 시원했어.
쉿, 나는 앞으로도 너랑 계속 함께할 거야. 언제나 내 비밀들을 잘 들어 주고 지켜 줘서 고마워.
(132~133 페이지)
[출판사로부터 본 도서를 제공받았으며, 제 생각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쉿, 네 이름은 어때? 괜찮니? 나는 너를 보자마자 ‘쉿‘이란 이름이 떠올랐거든. 이보다 더 비밀을 잘 지킬 이름이 또, 어디 있을까? 게다가 소리도 멋지지 - P13
너를 처음 만난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 너는 파란 선반 위 두 번째 바구니 속에 홀로 남아 있었지. 노란색과 민트색 버튼이 주루룩 달린 너는 "난 비밀을 끝까지 지킬 거야! 너를 어린애 취급하는 둘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버려!"라고 외치는 것 같았어. 네 몸 위에 뽀얗게 쌓인 먼지가 단단한 갑옷처럼 느껴질 만큼 무척 믿음직해 보였다고 - P11
너를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어른들은 내가 뭘 좀 하려고 들면 ‘네가 그걸 어떻게 하니? 쪼끄만 게 까분다. 넌 아직 어려서 안 돼. 그냥 엄마, 아빠 말 들어라. 넌 아직 몰라도 돼.‘ 이런 말들만 했거든. 그런데 이젠 달라졌어. 더 이상 나를 어린애 취급하지 않는 느낌이 든단 말이지. 어른들이 더 이상 나를 만만하게 보지 않게 됐다고, 에헴. 쉿, 이게 다 네 덕분이야. 내가 무언가를 망설일 때마다, 속이 답답할 때마다, 용기가 필요할 때마다 너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어서 큰 힘이 됐고 정말 속 시원했어. 쉿, 나는 앞으로도 너랑 계속 함께할 거야. 언제나 내 비밀들을 잘 들어 주고 지켜 줘서 고마워.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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