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존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기시 유스케의 작품을 다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읽어 본 책들 모두 몰입도 끝내주는 작품들이었기에 이번 「다크존」에 대한 기대도 매우 컸다. 역시 기대한 바대로 이번에도 몰입도가 좋았다. 아니 그 말로는 모자라다. 마지막장이 다가오는 게 아쉬워서 아껴 읽고 싶은 마음이었다.

 

 작품 초반을 읽을 때, 「배틀로얄」과 기시 유스케이 작품인 「크림슨의 미궁」이 머릿 속에 떠올랐지만 「다크존」은 그것들과는 조금 달랐다. 뭔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스릴감 넘치는 전개와 예측할 수 없는 결과가 궁금해 손에서 내려 놓을 수가 없었다. 두께감이 있어 읽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릴거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아쉬워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넘겨야했다.

 

 이야기는 어두운 방안의 18명의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시작된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보니 낯선 세계에 떨어져 있어 혼란스러워 하던 「크림슨 미궁」의 후지키 요시히코가 단박에 떠올랐다. 「다크존」으로 넘어가서. 이들 18명은 여기가 어디인지, 자신이 왜 여기에 와 있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숨만 죽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 중 주인공인 쓰카다는 프로 장기 기사를 꿈꾸는 대학생으로 그도 무슨 상황인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다가 어둠 속 누군가(키클롭스)의 목소리로부터 믿기 어려운 말을 듣게 된다.

 

 그들이 있는 곳은 다크존. 무인도와 같은 섬으로 섬 바깥에는 허무만이 존재해서 탈출을 할 수도 없고, 혹시나 시도를 하더라도 그냥 소멸을 해버릴 수도 있는 그런 동떨어진 곳이다. 이 곳에는 그들 18명을 제외하고도 다른 18명의 팀이 있는데 각 각 홍군과 청군으로 나뉜다. 홍군과 청군이 이 다크존에서 해야할 일은 서로를 죽여 전쟁에서 승리해야 하는 일. 총 7번의 대국을 하게 되는데 그 중 4번을 승리해야 이기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지게 되면 그냥 소멸. 다시 돌아가려면 도망갈 수도 없으니 목숨 걸고 이기는 수 밖에 없다.

 

 그냥 서바이벌 전쟁 소설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특이한 점은 게임 자체가 일본의 장기인 쇼기(将棋,일본어: しょうぎ)와 같다는 점이다. 게다가 홍군과 청군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전부 적어도 한 번 이상 마주친 적이 있는, 즉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과 그저 인간 대 인간으로의 싸움이 아니라 모두들 특정한 능력을 지닌 괴물로 변해 있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특정한 능력은 홍군과 청군 두 팀에 동등하게 배치되어 있어 전력상으로는 비등하게 시작할 수 있으니, 이들에게 승리를 위해 간절히 필요한 것은 정보와 운, 그리고 상대에 대한 심리의 간파 능력이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예상할 수 없는 승패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이었다.  

 또 하나는 각 대국이 끝나고 나면 덧붙여진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였다. 이 대국과 관련된 것인지 아닌지는 끝에 가서야 알 수 있었던지라 그저 이 서바이벌에 참여하게 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쯤으로만 생각하며 읽었는데, 마지막에 반전이 주어졌다. 어떻게 보면 흐름이 끊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모든 대국이 끝나고 이야기의 마지막으로 들어가서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다크존」이 나오기 전부터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기대한만큼의 만족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책을 읽으며 홍군, 청군에 나오는 괴물들을 검색해 보고, 이미지를 머릿 속에 그려놓고 싸움을 상상해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특별히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작가가 앞으로 낼 작품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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