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루머사회 - 솔깃해서 위태로운 소문의 심리학
니콜라스 디폰조 지음, 곽윤정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간에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자명한 사실이다. 여기에 저자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타인과 나누려 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두가지를 소문이 탄생하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사람이 두 명 이상 모이기만 하면 온라인상이든 오프라인상이든 온갖 소문들이 여기 저기서 튀어나온다. 이런 소문들은 그냥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거짓인지 사실인지와 상관없이 퍼져나간다. 근거없이 이런 소문이 날리는 없다는 둥,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느냐는 둥. 일단 어떤 소문을 듣게 되면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의 사실관계를 먼저 알아보기 보다는 믿고 보는 경향이 많다.
그런데 좋은 소문이면 그렇다손 치더라도 문제는 나쁜 소문이다. 자극적이고 좋지 않은 소문일수록 날개 돋친 듯 삽시간에 퍼지고 그 위력도 강해 사람들로 하여금 불안을 느끼도록 하고 집단 간에 분열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저자는 긍정적인 소문보다 부정적인 소물을 더 쉽게 받아들이는 인간의 성향을 '부정성 경향'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사람은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좋은 일 보다는 나쁜 일에 더 주의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희망적이고 기분 좋은 소문보다 불안을 조장하는 위협적이고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소문의 비율이 왜 더 많이 차지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게 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소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소문과 뒷담화 그리고 도시괴담은 어떻게 다른지, 왜 소문을 퍼뜨리는지, 왜 사람들은 소문을 믿는지, 소문을 통제하는 방법은 없는지' 크게 다섯 개의 물음에 답을 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나열만 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예와 실험 결과를 제시해주어 이해를 돕는다.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았지만 그 중 특히 소문과 뒷담화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뒷담화가 부정적인 영향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것, 학력이 높은 사람은 소문을 잘 믿지 않을 것 같지만 사건을 파악하고 대처하려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것, 그리고 거짓말이라도 자꾸 들을수록 사실인양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 불안이 사람의 인지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것들이 가장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은 소문에서 자유로워지기 힘들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또한 사람이 지닌 본성과 심리적인 이유, 고정관념 그리고 자신이 속한 현실과의 관계 속에서 소문은 논리와 진실 여부에 상관없이 커다란 힘을 가지고 개인과 사회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발 빠른 정보화 시대에 우리가 하루에 듣는 소문의 양도 어마어마 하고 파급력도 굉장하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소문들을 보고, 듣고, 심지어는 좀 왜곡시켜 전달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지를 생각해보니 놀랍기 그지 없었다. 그래도 저자는 사람이 진실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노력만 기울인다면 거짓 소문에서 어느 정도 빠져 나올 수 있다고 낙관한다.
소문의 흐름에 내맡기지 않고 통제하는 것. 이것이 온갖 루머가 판을 치는 사회에서 진실을 지킬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