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사장 구드래곤 구드래곤 시리즈 1
박현숙 지음, 이경석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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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이 바뀌면 내가 원하는 성격을 가질 수 있을까?

용이 되고 싶어 천년동안 수련을 한 구렁이 구드래곤 사장. 그러나 용이 될 마지막 날 맘껏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천둥번개쇼를 했다가 88번 비늘이 번개를 맞고 타버리는 바람에 다시 지상으로 떨어지게 된다. 88번 비늘을 메꾸기 위해 <용몽록>에 나와있는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하는데!

강아지, 고양이, 아이의 이름 3개를 꿰어서 만들면 된단다. 강아지, 고양이 이름까지는 쉽게 얻었지만 아이의 이름을 얻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마트를 차리고 이벤트를 열어 3명의 이름 후보자를 추려내는데, 3명의 이름이 뒤죽박죽 섞이면서 사건이 커진다. 과연 88번 비늘을 만들 수 있을까?

수상한 시리즈로 아이들에게 이미 많은 사랑을 받아 오신 박현숙 작가님의 새로운 신간, <마트 사장 구드래곤>이다.

표지 그림도 너무 재미있어 보이고 우리나라에 있는 전설, 이무기가 용이 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아이들 동화책을 쓰시다니 너무 궁금하고 기대됐다.

책을 펴 보다보면 중간중간 마트 안 풍경을 그려넣었는데, 품목들의 이름이 너무 재미있다. 올챙이밥, 독사쿠키, 뱀 꽈배기, 독사비늘칩쿠키, 개구리꼬깔, 뱀링, 검은독사비늘라면, 백년묵은 때 해결 뱀비늘 때수건.. 등등 하나하나 살펴보다보면 진짜 어딘가에 용용마트가 있을 것만 같고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모두 글로 쓰여져 있지도 않고 만화로 대사처리 한 부분은 아이들에겐 읽다가 휴식같은 맛을 주는 장치가 아닐까 싶다.

용이 되기 위해 수련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들은 딸에게 보여주니 쿡쿡 웃더라는. 천년동안 첫 이슬만 먹고, 백일동안 숨참고, 몸을 일자로 만들어서 백일을 버티고, 발라당 누워서 백일동안 노래만 어떻게 부르냐고, 그런 뱀이 어디있냐고, 그러면 진짜 용이 되냐고 물어본다. 그렇게 열심히 천년을 수련했는데 마지막 날 용이 못 되면 너무 억울할 거 같다면서 다시 하라면 못할 거 같다고 구드래곤 대단하다고 칭찬도 하더라는.

마냥 웃긴 캐릭터일 거 같지만 마지막 아이들을 위해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 또 마음이 올바르고 따뜻한 인물임이 틀림없다.

여기에 나오는 아이들 3명의 캐릭터도 딸아이의 친구들 중 있을 법한 성격들이어서 공감된다고 하면서 자기의 친구들 이름과 대조하면서 이야기 해줬다. 정의로운 탐정이 되고 싶어하지만 겁이 많은 왕순동, 꾸미는 거 좋아하고 뽐내는 걸 좋아하는 조아용, 뭐든지 잘하지만 동호라는 형에게 약점잡혀서 괴롭힘 당하는 최영민. 아이들은 이름을 바꾸면 자신들의 소심한 성격들이 바뀔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구드래곤의 이름들과 맞바꾸지만 일이 꼬이면서 서로 이름이 바뀐다. 결국 이름을 바꿔도 성격은 고쳐지지 않는다 생각하고 구드래곤에게 원래의 이름을 달라고 요구하지만 조아용이 최영민의 이름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각자 이름을 찾기 어려워지는데, 이 부분에서 이름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가게 되는 거지? 영민이라는 존재는 있게 되는 건가? 영민이는 투명인간이 되나? 많은 상상이 오가게 되더라는.

이름이 혼재된 사이 순동이는 동호형으로부터 영민이를 구하게 되고, 구드래곤이 줬던 강호라는 이름이 아님에도 용기낼 수 있는 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럼 순동이 너는 원래 용감한 아이였다는 거네. 네가 깨닫지 못했던 거지. 

<마트 사장 구드래곤> 139p.

결국 구드래곤은 용이 되는 것에 또 실패하지만 다시 재도전하게 될 것을 암시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학교급식실에 떨어진 것 같은데, 과연 2권에서는 아이들과 구드래곤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벌써 궁금해진다.

이야기 중간중간 아이들이 구드래곤과 티키타카하며 당당하게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아이들에게 쭈굴거리며 요구에 끌려다니는 구드래곤의 모습도 너무 웃기기 때문에 아이들이 읽으면서 자신도 주인공들처럼 괜시리 당당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결국 자신들의 힘으로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나는 모습은 꾀나 감동적이라 생각될 거 같다.

이름이 바뀐다고 용감해질까? 행복해질까? 이름을 바꾸기보단 내가 생각한 것을 실천하느냐 마느냐로 이름을 빛나게 만들 수 있을거라고 알려주는 책인 거 같다.

초등학교 아이들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일러스트도 꼭 웹툰처럼 그려져 있어서 쉽게 아이들의 눈길을 끄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다음 시리즈도 꼭 빠른 시일내에 펴내주시길 박현숙 작가님께 바라며, 구드래곤이 용되길 응원해 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그럼 순동이 너는 원래 용감한 아이였다는 거네. 네가 깨닫지 못했던 거지.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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