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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브 (반양장) ㅣ 창비청소년문학 111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평점 :
세상이 망했어도 사람은 살아야 한다. 지축을 흔들 정도로 큰 일이 있든 없든 우리의 삶은 계속 되어야 한다. 창비 어린이 청소년 서포터즈에서 작가님과 진행한 인터뷰(링크는 이쪽)에서 5번째 질문과 그 답변이 흥미로웠다. 서사에 깊이 빠지는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문구를 굉장히 좋아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일상을 잃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안전하게 즐기기를 좋아한다. 허나 우리가 봤을 때 '망가진 일상'이 이미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개입할 이유가 없다. 잔잔하게 생각해봤을 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깊게 건드린 적 없는 내용이라 약간 반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아주 평범한 일상이기에 선율과 수호의 이야기가 이 망한 세상 속에서 빛난다. 세상이 어떻게 되었든, 사람은 여전히 물과 육지를 오가며 살고 있어서.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서.
어떤 일상을 살아가든, 서로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굴자. <다이브>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기억'이다.
한없이 평범하면서도 다정한 감각이 훌쩍 다가왔다. 지금까지 오간 이야기를 하나로 뭉친 다음 낱말을 걸러 내면 따뜻한 온도만 남는 게 아닐까. 그런 온기는 텅 비었는데도 전체를 담고 있어서, 기나긴 설득보다 더 많은 걸 전해 준다. 그래서.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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