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체이스 퍼디 지음, 윤동준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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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도살하지 않은 고기가 당신의 입속에 들어가기까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도 그들을 따라서 '채식 지향'이라도 하자고 항상 마음 먹지만, 내가 먹어온 음식들을 떠올리자니 채식 지양에 더 가까운 것처럼 느껴진다. 친구가 빌려준 채식 관련 책도 책꽂이 구석에 꽂아둔 지 오래다. 그래서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었다. '죽음 없는 육식'이라니,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으면서도 육식을 할 수 있겠구나!

그런 마음으로 고른 책의 제목을 보고, '콩고기' 같은 식물성 대체육과 관련된 내용일 것이라 짐작했었다. 아마 '가짜 고기'라고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것이 '콩고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예상과 달리 식물성 대체육이 아닌 '세포배양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세포배양육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거쳐 이뤄져 왔다는 것이었다.

처칠은 1932년 3월, 잡지 <파퓰러 메카닉스>에 기고한 글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앞으로 50년이 지나면 우리는 날개와 가슴살을 먹기 위해 닭을 통쨰로 기르는 바보 같은 짓을 할 필요 없이 적절한 도구로 각 부위를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28쪽

그가 생각한 미래는 예상보다 늦게 찾아오게 되었지만, 꾸준한 관심을 기반한 연구가 이어져왔다.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은 이 '세포배양육'과 관련된 과학적 원리부터 시작해서 그것이 어떻게 산업으로 확장되는지까지를 균형있게 다루고 있다. 여기서 이 책의 장점이 두드러지는데, 그 서술이 일반 독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이뤄진다는 것이다.

세포를 배양한다는 개념 자체는 상당히 단순하다. 잘 갖춰진 환경에 세포 하나를 넣어서 자연 발생으로 많은 횟수를, 정말 많은 횟수를 반복해서 분열하고 복제하게 하는 것이다. 세포가 충분히 증식하면 조직이라고 부르는, 눈에 보이는 덩어리가 생긴다. 우리가 먹는 고기 대부분은 주로 근육조직으로, 대략 물 75퍼센트, 단백질 20퍼센트, 지방 5퍼센트와 탄수화물 미량이 함유되어 있다.

44쪽

위 부분이 그 예시라 할 수 있다. '세포 배양'이라는 멀게만 느껴지는 개념을 잘 풀어서 설명해준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줄기세포의 발견, 세포 공급 방법 등을 설명하는데 그 내용이 결코 어렵지도- 그렇다고 너무 지루하거나 반복적이지도 않게 이뤄진다.

'세포배양육'이라 하면 안정성과 맛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이 책은 그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더 나아가 그 오해를 이용하여 '세포배양육'의 보급을 저지하려는 기득권을 가진 기업들의 방해와 견제를 잘 보여준다. 나처럼 채식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세포배양육'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은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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