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 조직론으로 본 한국 자본주의의 본질적 위기와 그 해법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4
우석훈.박권일 지음 / 개마고원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007. 11. 30. 다 읽음.

 

벌써 11월도 다 가는구나!

 

지은이의 주장을 잘 요약한다고 보는 글 :

기업가가 지금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상황을 자기 회사가 당면한 위기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회사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각한 위기가 누적되고 가속화될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과학은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지, 문제의 본질을 외형화시키고 다른 것에 전가하는 종류의 사유가 아니다.(19쪽)

전가의 사유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과학적 입장에서 글을 쓴 것이라는 말이다.

지은이는 조직론 입장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한국 경제를 떠나 개인적으로도 동감이 많이 되었다.

특히 이런 면에서이다.

정말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굳이 자신이 평가를 받아야 할 필요도 잘 못 느낄 뿐더러, 그 이후에 조직의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그야말로 '괜찮은' 사람들이 먼저 빠져나가게 된다.(33쪽)

기업은 물론이고, 어느 조직이건 '중이 절이 싫으면 나가야지'라는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책 1장의 제목이다.ㅎㅎㅎ

지은이는,

조직 구성원 사이에서 "싫으면 나가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기 시작하는 조직은 이미 절반 정도는 붕괴과정에 들어가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54쪽)

고 단언한다!

또 하나는 직장에서 '왜 열심히 일 하여야 하는가?'이다.

즉,

종신고용제와 군대식 직계 그리고 가족경영이 묘하게 유기적으로 결합되면서 움직였던 한국 자본주의가 지금 만나게 된 제일 큰 장벽이 "왜 열심히 일할 것인가'를 구성원들에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174쪽)

 

공공기관에 성과평가의 바람이 거세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은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에서 자율성을 없앤다. 그리고 연봉제니 뭐니 별의별 난리짓을 벌린다.

그러나

흔히들 개인의 생산성대로 월급을 주면 되지 않는가라고 말하지만, 생산성대로 월급 주는 기업은 없고, 만약 개개인엑 정말로 생산성을 계량적인 방식으로 측정해서 기계적으로 임금을 지급하게 되면 협동진화라는 기업 고유의 메커니즘은 그 날로 사라지게 된다. ... 성과급을 도입한다고 해서 정말로 성과가 높아지면 역사적으로 이미 오래 전에 모든 임금체계가 100% 성과급으로 갔을 테지만, 공정은 물론 기업 자체가 상품이 되는 주주자본주의의 시대에도 성과급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임금 협상도 상당히 집단적이다.(193쪽)

즉,

이미 조직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경제학자들이 받아들이는 명제를 하나만 거론하자면, 기업의 내부까지 완벽하게 시장원리로 구성된 조직은 결국 망하게 된다는 사실이다.(194쪽)

왜 그러한가? 구체적인 내용은 책을 읽어 보시라.

힌트를 드린다면,

주식회사라는 조직 형태는 이 두 극단의 중간쯤 어디엔가 있는 조직이고, 시장과 조직이라는 두 가지 속성, 다시 말하면 경쟁과 협동이라는 두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는 곳이다.(198-9쪽)

곧 뿌리를 흔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강한 놈만 살아 남는다"는 명제가 힘을 발휘하는 조직에서 구성원들은 자신의 창조력을 발휘하기보다는 '일하는 것처럼 보이기'라는 의태 양상에 치우치게 된다.(268쪽)

 

한편, 책을 읽으며 기업의 목표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

조직이라는 눈으로 바라본 많은 기업의 목표가 1세기 전에 마샬Alfred Marshall이 말했던 것처럼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영원히 살아남는 것" 즉 "문닫지 않고 버티는 것"이라는 사실은 조직론 분야에 대한 연구자들이 모두 공감하는 것이기도 하다.(78쪽)

 

노무현 정권은 '금융강국'을 깃치로 하였다. 금융허브를 만들고자 하는 원대한 비전을 가졌다. 그러나, 그 꿈은 요원하다. 제조업이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와 같은 개 꿈에 불과하게 된다.

그 근거는?

1990년대 초반 이후 세계화에 이은 금융화가 전격적으로 진행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미국이 제조업에서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았다. 대표적으로 도대체 미국이 철강까지 붙잡고 있어야 하는가라는 비판에도 불고하고 여전히 유에스 스틸과 같은 중후장대형 산업은 물론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산업을 붙잡고 있으며, 유사한 흐름은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139쪽)

오늘날 오래된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비교우위론에 의한 무역이론에 따라 금융화에 특화하는 방식으로 움직인 선진국 경제는 거의 없다.(140쪽)

이와 관련된 보다 정치한 뒷받침은 장하준 교수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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