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을 읽는다
박희병 지음 / 돌베개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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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11. 19. 다 읽음.

20여년 만에 국어책 내지는 국어 참고서를 읽는 줄 알았다.^^

여하튼 연암 박지원 선생의 세계로 들어가,

'박람강기'란 잡다한 책을 많이 보아 이런저런 지식을 머릿속에 많이 기억해 두는 걸 일컫는 말이다.(366쪽)

박람강기(博覽强記)! 그러나 잡다한 책을 많이 보지도, 그렇다고 이런저러 지식을 머릿속에 많이 기억할 수도 없는 나란 어찌한단 말인가? 이렇게 블로그에 기록이라도 해 놓는 수 밖에.ㅋㅋㅋ

비록 한 번 읽더라도 자세히 궁구하지 않는다면 수박 겉핥기나 후추 통째로 삼키기와 뭐가 다르겠니?(369쪽)

당시의 책은 두껍지만 글자가 크기도 하고, 종이 자체도 두꺼워 지금의 책과 비교가 안 된다. 하루 종일 읽더라도 하루에 다 읽기 힘들다. 그러나 그 만큼 읽을 만한 책은 또 몇 권이 있을까? 반면, 당시 읽어야 했던, 논어, 맹자, 도덕경(?) 등을 하루만에 읽는다는 것 또한 수박 겉핡기요, 후추를 가루로 빻지 않고 삼키는 것이다. 현재도 그러한 책들이 있다. 책만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이 그러하다. 내가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끼지 않고 출퇴근하는 것은 귀로 세상을 듣고자 함이다. 그저 듣는 것이 아닌 들리지 않는 것을 듣고자 함이다!

연암 선생의 말을 직접 빌려 보자.

정밀하고 부지런히 글을 읽은 이로 포희씨만 한 사람이 있겠습니까? ... 후세에 글을 부지런히 읽기로 호가 난 사람들은 기껏 거친 마음과 얕은 식견으로 말라붙은 먹과 문드러진 종이 사이를 흐리멍덩한 눈으로 보면서 하찮은 글귀나 주워 모은 데 불과하외다. 이는 이른바 술지게미를 먹고서 취해 죽겠다고 하는 격이니 어찌 슬프지 않겠습니까?(430쪽)
 
박지원 선생의 글이,
평범한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그 언어에 새로운 느낌과 이미지, 새로운 뉘앙스와 빛깔을 부여하면서 대상의 본질을 간결하면서도 정채 있게, 그리고 깊숙이 묘파해 냈다(42쪽)는 지은이의 주장에 찬동하는 바이다.
연암의 경우 논리와 비유가 모두 있으며, 이 둘이 자유자재로 왔다 갔다 하며 교차한다.(3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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