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아이들 마음부터 챙깁니다
하지현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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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까?

이런 책이 나오길 내심 기다렸다.

세상은 이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 하고 학교는 문을 닫아 초등학생 입학생의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로 1년을 보냈다. 신랑은 업무는 재택으로 전환되고 좁은 공간에 네 식구가 쪼개고 쪼개어 공간을 마련해 자신의 일상을 보냈다.

그러는 중에 아이의 마음상태는 어떤지 양육자의 스트레스 지수는 어떤지에 관련한 설문조사를 학교 학부모 대상으로 진행해 참여하기도 하였다.

어른들의 고용문제를 비롯해 여러 어려움에 관련해서는 드러나는 사안들이라 어느 선까지 사회적 진단이 될텐데 학교가 닫히며 생기는 아이들의 일상과 마음의 균열은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코로나19로 불안이 증가하면서 개인의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다. 이렇게 올라온 불안은 내 주변의 약한 사람을 향해 흐른다. 가정이라면 아이들, 사회라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증가 하게 되는 것이다. 1년을 집에서 아이와 함께 했던 시간에 다양성은 크게 주어지지 않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집앞으로 배달되는 택배들을 열어보는 재미와 그렇게 주문한 책을(당시엔 도서관도 문을 열지 않았으니...) 읽으며 하루를 보낸 시간들. 코로나19로 분명 독서량을 설명할 필요도 없이 늘었지만 문제는 독서만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의 불안은 작용했다. 초등 저학년을 먼저 경험했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이때에 방과후 활동으로 정말 재밌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거였다. 고학년이 되면 학원과 숙제만으로도 방과후 활동을 안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기대가 컸다. 아이와 앞으로 가게 될 초등학교 홈페이지를 보며 어떤 방과후 활동을 하면 좋을지 설명을 보며 즐거웠다.

"클레이 수업도 정말 재밌겠다. 3x3큐브만이 아니라 새로운 모양의 큐브도 알려준다.

바이올린을 배울수 있구나. 생명을 관찰해 보는 시간도 있네."

이런 것을 가정안에서 제공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특히 프리렌서로 간간히 일을 하는 엄마가 다 준비해서 제공하는 건 정말 불가능했다. 그래서 우린 책만 읽었다. 다들 우리처럼 집에만 있을거라고 예상했는데, 아니었다.

다들 피아노학원, 미술학원, 줄넘기학원, 인라인학원, 공부방, 영어학원, 창의사고력학원 등등

나름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던거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과의 시간도 중요히 여겨 조심조심 여행도 다니며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게 준비한다. 이런 이야기들에서 마음이 깃털저럼 가벼워질 양육자는 없을것이다.

이렇게 텃밭만 해서 되는가

비오고 난 후에 달팽이를 모으러 다니는게,

이렇게 논둑을 걷고, 논생물을 보고 있어도 되는가

복숭아 나무를 길러보겠다고, 문경까지 가는게 과연...

너무 부모의 관심사에 아이들이 따라 다니는 건 아닐까.

아이들은 친구들처럼 미술을 배우고 싶고,

새로운 보드게임을 배우고 싶어 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드디어 초등학교 2학년, 학교는 매일 열렸고, 아이는 학교를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다닌다. 친구들을 사귀는 시간들이 행복으로 느끼는 듯 하고, 사귄 친구가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그 친구에게 형제가 있는지까지 알지는 못하지만 내 앞과 뒤에 앉는 다는 이유로, 내 옆에 있다는 이유로, 체육시간에 줄을 같이 서게 되었단 이유로, 학교에 일찍 도착했을때 둘이만 있었다는 이유로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경험중이다. 최근엔 화장실도 같이 하고 손을 씻다가 손끝으로 물을 튕기는 장난이 재밌다는 이야길 전한다.

물론 아이 친구들의 생활도 작년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고, 우리 아이도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게 학교와 집을 오간다. 그 사이 놀이터가 있긴 하지만. 학교가 열리니 마음의 여러 문제가 해소되는 듯 하다. 생활에서 학교만 하나 열려서 매일 갈 뿐이었는데, 아이에게 생기가 돈다. 시간을 체크하며 본인이 집에서 출발할 시간을 점검한다. 다양한 경험은 여전히 남들과 다르게 흘러가지만 아이 마음은 2학년 또래 아이들처럼 새롭게 사귀고, 수업시간에 배우는 새로운 것들을 익혀하고, 마스크는 쓰고 있지만 발표도 해보고, 집에 가져올 만큼의 양이 아니라면 숙제도 해서 오는 걸 보며, 가장 중요한 학교가 열리면서 필수 기능, 선생님과 친구들과 하게 되는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의 마음이 불안하지 않아야, 아이가 세상으로 나갈 힘을 기르는 동안 큰 비를 막아 줄 우산이 되어 줄 수 있다. 우리 부모의 마음가짐을 튼튼하게 지탱해야 한다. 아이에게 집중하는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게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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