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엄마 - 이번 생(生)에 나를 살릴 방법을 발견하다
윤슬 지음 / 담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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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엄마』

윤슬

담다

                            

제목에 이끌렸다. 『글 쓰는 엄마』

대체 무슨 이야길 하고 싶은 걸까 싶어 손을 뻗었다.

대게는 목차를 보기 마련인데, 이 책은 손이 닫고 읽기 시작하면서 바로 본문으로 갔다. 그렇게 읽어 내려가면서, 내 눈에 들어 온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글쓰는 작가, 출판사를 운영하는 작가만 만나게 되어 의아해 하며 읽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갈망은 내 안에도 용솟음 쳐 왔기에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자신의 책을 여러권 출간한 경험이 있는 작가의 여러 경험의 글에선 내 안에서 풀어내지 못하는 지점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다만 그 ‘‘엄마‘는 어딨지?’ 정도의 물음이 머리 한켠 자리 했을 뿐.

그러다 나타난 페이지에 적힌 글자. <2부 엄마>

다시 목차로 돌아가 본다. <1부 글 쓰는> <2부 엄마>

작가 윤슬은 정말 철저하게 1부에서 글 쓰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2부에서 비로소 작가 삶의 많은 영역을 채워준 아이들, 그 아이들을 길러내며 성장하고 있는 ‘엄마‘가 등장한다.

1부와 또 다르게 2부도 단숨에 읽혔다.

‘글쓰는 사람 윤슬’과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엄마 윤슬’의 이야기가 담긴 도서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 혹은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꼭 한번 읽어 보면 여러 식견을 마주하며 배울 수 있을 테고, 사랑하는 아이들을 키우며 성찰하게 되는 엄마라는 자리에 있는 이해와 통찰 그리고 감정선은, 그건 누구라도 돌봄을 받아 본 사람, 돌보는 사람 어디든 속하는 법이니 또 꼭 한번 읽어 보시라 권하고 싶다. 책을 읽다보면 내 이야기를 자꾸 떠올리게 한다.

내 마음에 콕콕 와 박히는 문구들이 있고, 어디선가 공유되고 있을 법한 내 상황이 있고, 나의 고민이 저 안에 있었다.

                                                                     

 

한때 작가 윤슬이 가지고 싶었던, 하지만 이제는 ‘언제 해봤으면 좋겠어..’ 했는지도 모르게 자연스레 주어진 시간들에 한참 눈길이 머물렀다.

내가 자고 싶은 만큼 마음껏 잠을 자고 싶고, 마음만 먹으면 운동을 하러 나갈 수 있고, 특히 내가 너무도 가지고 싶은 시간은, 언제나 나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시간을 쪼개 쪼개 쪼개어 사는 사람들은 너무도 알 것이다.) 의식이 늘 토막난 흐름들로 채워지는 상태의 시간들. 이 시간들을 어서 지나, 온전히 나의 일에 집중하여 생산력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그 간절한 시간을 외치는 선상에 난 아직 서성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 작가도 언급하지 않았던가.

아까운 시간이 지금 지나고 있는 것이라고.

발음도 부정확한 둘째 아이가 정말 재미난 이야기라며 지어내는 모습이 귀여워 난 흐믈흐믈 녹고, 늘 시간에 쫓기는 엄마와 잠깐 주어진 짧은 산책만으로도 데이트라 칭해주며 행복해 하는 첫째 아이는 마냥 고맙고 사랑스럽다. 지금 내가 쪼개어 쏟는 지금의 이 시간은 이거 그대로 너무도 갚지고 가치 있는 것임을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그렇게 내게 주어진 것들에 성의껏 정성을 들이다보면, 다 맞는 방향으로 갈 테지.

마음을 돌보게 되는 희한한 책.

『글 쓰는 엄마』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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