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글쓰기 수업 - 내 아이 미래 리더 만드는 글쓰기 지침서
허정금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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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홉 살 글쓰기 수업』

허정금 지음 한국경제신문

                            

아홉 살의 글쓰기 수업이 아니라 마흔 살의 글쓰기 수업이라 해도 자극이 되는 도서다.

내 공부야 어떻게 하면 되겠는데, 자녀 교육이 참 어렵다. 결국 동기 부여를 가지게 돕는 것이 최상일 텐데 어릴 땐 어려서 엉덩이 힘이 부족하고, 커갈 수록 주변 재미난 것들의 가짓수가 늘어나니 그 마음을 잡아두기가 어렵게 된다. 이런 장기전이 되는 언어, 특히 글쓰기는 초등 입학을 시작으로 찬찬히 익히고, 바로잡고 만들어가는 기반을 닦아가야 부모의 조급함이 없을 수가 없다.

주변에 먼저 초등학교를 보낸 선배맘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7세와 8세의 차이는 받아쓰기라며, 생전에 없던 받아쓰기라도 하는 날이 내일이라고 하면 그 전날은 아이를 잡아 앉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꾸 입에서 좋은 소리가 안나가게 되고, 아이는 타의에 의해 의자에 앉혀 졌으니 좀이 쑤신다. 방금 알려준 받침도 자꾸 소리나는 대로 써대니 엄마들은 다음날 있을 받아쓰기가 너무너무 걱정일 터. 게다 그것이 '평가'라는 이름하에 진행되는 거라 부모는 마치 자기가 평가 받는 듯 긴장이 안 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책의 저자는 그런 엄마들을 살살 달랜다. '평가'라는 것이 일종의 '점검'이라고 말이다. 그저 글자를 써서 익히게 하는 배움의 과정에서 반 아이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정도의 의미일 뿐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몇 개 틀리고 맞았는지에 촛점을 두지 말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끊임없이 다양한 이야기로 아이와 대화하면서 표현력을 익히는데 집중해 보라고 조언한다. 세상이 변해 가는 모습에는 현재 쓰는 것보다 보는 것이 익숙한 아이들이다. 그러니 어렵고 그러니 쉽게 이뤄지지 않는 것이 글쓰기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젠 받아쓰기 점수에 연연해하는 마음은 편히 내려놓자.

1학년 국어의 받아쓰기는 1학년이 아닌 6학년까지 가야 완성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림책의 글을 필사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글씨가 크고 그림이 많았을 때 아이도 지치지 않고, 또한 필사를 하면서 받침과 띄어쓰기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는 게 장점이란 얘기다.

"아이에게 세상과 만날 시간,

자연과 만날 시간,

책과 만날 시간,

종이와 만날 시간이 마음껏 주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자기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어질 것이다.

글을 '왜?' 써야 하는지 이유가 발견되면

'어떻게?'라는 방법도 자연스레 찾아진다.

매일매일 자기 이야기를 쓰고 싶어 가슴이 뛰는 아이가

매일 똑같은 글을 쓸 리가 없다."

-『아홉 살 글쓰기 수업』 중에서

저자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내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쓰는 주제 일기와 저널 쓰기를 추천한다. 날마다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매일 같은 시간 15분을 정하고 글을 쓰는 것이다. 이를테면, "내가 살고 싶은 집을 상상해서 소개하기", "나에게 요술 램프가 있다면 세 가지 소원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들은?", "내가 생각하는 좋은 친구는 어떤 친구일까?" 등의 생각을 글로 옮겨보는 것이다.

더불어 '글똥누기'에 대한 글쓰기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생각과 느낌을 글로 배출하는 것으로,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쏟아낸다는 아이디어다. 1분간 내 마음을 살피고, 제일 윗줄에 날짜를 적는다. 다음 줄이 제목이 들어가는 칸인데, 먼저 써도 되고 나중에 써도 된다. 그 다음 줄에는 아침에 내 마음을 살펴보고 든 생각 중 가장 많이 난 생각을 적는 거다. 그리고 매일 해야 하는 작업이며, 내용은 최소 한 줄, 최대 한 쪽을 넘지 않는다. 단, 여기서 중요한건 이 글에 대해 어느 누구도 혼나지 않는다.

그 외에 '매일 저녁 식사 전에 좋은 시나 글 한 편 필사하고 낭송하기', '매일 저녁 뉴스보고 메모하기', '가족에게 이메일 보내기', '국어사전이나 읽은 책에서 기억에 남는 낱말 골라 짧은 글쓰기", “감사일기 쓰기”, “꿈 일기쓰기” “주제 일기쓰기”등 놀이처럼 시작보라고 권하고 있다. 그리고 글쓰기 계획을 한 가지 적어서 가족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두는 것이다.

이쯤 되니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 과정을 아이도 어른도 함께 해 나간다면 자기 마음에 잘 다가갈 것이고, 여러 감정을 잘 구분할 줄 알거 같다. 게다 그 마음을 표현하는 능력까지 길러질 테니 이건 정말 실천해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팁이 아닌가 싶다.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어휘를 많이 알고 있거나 빠르게 말하는 아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자기 생각과 느낌을 제대로 된 언어로 표현할 줄 아는 아이가 진짜 말 잘하는 아이라고 말한다. 글쓰기는 오직 연습과 습관에 의해서 길러지는 후천적 능력이다. 읽는 만큼 쓰기가 같이 가야 글이 는다는 얘기가 되겠다.

짧은 한두 문장을 쓰면서 서서히 글을 늘려가는 연습을 아이와 해보고 싶다. 거창한 듯 보이지만 준비물이 필요 없는 행복한 엄마표 글놀이를 하고 싶어서 마음이 바빠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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