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우린 괜찮아』가 미국도서관협회에서 한 해 가장 훌륭한 청소년 소설에 수여하는 프린츠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그러니까 10대들의 감수성을 잘 캐치한 소설에 주는 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여러 독자평 중,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은 도서이며 미국내에서 대중의 인기를 동시에 얻었다하니 읽기 전부터 무척 궁금해 진다. 그리고 이미 두 배는 더 살아낸 내 나이를 생각하며 이 감성을 읽어 내려가자니 적잖은 간지러움이 생긴다. 읽기 전부터 이런 증세를 진단해 보니 이미 꼰대구나 싶어 마음을 다시 잡아 보았다.
더욱이나 서툴고 충동적이었으며, 그렇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닌 수순했던 첫사랑의 이야기에는 누구든 나이를 떠나서 자신만이 간직한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으니 그것으로 된 것 아닌가.

격한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 혹은 막 청소년기를 지난 20대? 의
답답함이 가득한 뒷모습이 인상적인 표지이다. 그리고 목차가 없는 도서이다. 바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방학이 시작 된 주인공 마린의 기숙사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룸메이트를 비롯 기숙사에 있는 모든 학생들은 집으로 향했다. 긴 겨울방학을 홀로 기숙사에 머물 마린은 무슨 이유에서 남아 있는 것일까. 그리고 혼자 남게 된 현실을 잘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불안한 마린의 모습이 시작을 여는 제1장의 여러 장에 거쳐 나열되고 있는데 말이다.
오랜기간 만남을 피해 온 메이블이 기숙사로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지금의 주인공 마린을 이해하는데 도와준다.

과거의 기록엔 계속해서 할아버지가 등장한다. 할아버지. 버디할머니와 지속적으로 손편지를 주고 받는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어느 날 손녀인 마린에게 설명을 한다.
"네가 뭘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버디하고 나 말이다. 우린 그런 사이가 아니야." 라고.
"두 사람이 서로에게 아주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어. 그렇게 되면 로맨스는 하찮아질 뿐이야. 그건 결코 육체적인 감정이 아니란다. 영혼의 감정이지. 그건 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심오한 감정이야."
"버디가 없었다면 난 방황했을 거야."
할아버지는 많이 아팠다. 기침을 하면 피가 묻어 나올만큼 아팠다. 그래서 마린은 할아버지에게 글로 생활을 나눌 수 있는 버디 할머니가 어딘가 계시다는거에 안도를 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철저하게 할아버지의 삶과 생활 반경에 침투하지 않고 살아온 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마린은 외로웠다고 말한다. 자신이 너무 외로웠다고.
어느 날 할아버지가 실종? 혹은 사망?으로 할아버지 방을 15년만에 처음 들어간 본 마린은 , "여러면으로 아프시다."는 할아버니 친구분 말씀의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건 마린을 다른 도시로 도망가게 된 이유였고, 메이블이 보낸 900개의 문자에 답을 할 수 없던 이유였고, 더욱 더 자신을 고립시켰던 이유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익숙했던 그 곳과 사람들이 그리웠던 마린이었다.

"예전엔 그냥 이야기일 뿐이었어.
그런데 지금은 자꾸만 한꺼번에 되살아나고 더 끔찍하게 느껴져."
예전에 세상을 이해하던 방식과 지금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른다.
나는 이야기를 읽고 눈물을 흘리고 책을 덮었다.
그걸로 끝이었다.
지금은 모든것에 울림이 있고 가시처럼, 종기처럼 도무지 떠날 줄 모른다.
마린은 책을 좋아하는 소녀였다. 친구 메이블은 마린이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리라 믿었을 만큼. 하지만 성장을 하며 변화도 겪는 법, 자연과학을 공부하고 있는 마린이다.
그런 마린을 따뜻하게 보듬는 메이블과 메이블 부모님.
그런 마린이 다시 어린시절 친구였고, 위로였고, 응원이 되어준 책으로 돌아가 다시 읽기 바라는 마음이 읽는 내내 내 마음에도 피어나게 하는 이 소설, 『우린 괜찮아』.
마린이 단단해지고,
외롭지 않은 환경에서
멋진 숙녀로 성장해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