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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마쉬왕의 딸_을 읽었어요~
"나는 이제 아버지를 사냥해야 한다!" 라고 적힌 띠지를 보고 눈길을 끌려고 자극적으로 적은 건 아닌가 싶었는데 처음 시작부터 휘몰아치는 이야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정말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 있는 작품이네요
너무 무섭진 않을까... 걱정하고 시작했는데 읽어나가기 괴로울 정도로 잔인하거나 공포스러운 정도는 아니었고, 이런 경우도.. 이런 사람도.. 이런 환경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며 읽었답니다
이 작품이 재미있다고 여겨진 건 독특한 구조 때문이었는데요
동화 - 주인공의 과거 - 현재
이렇게 세 가지 이야기가 교차되어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이 각각 따로따로가 아니라 묘하게 겹쳐지면서 이야기의 밀도가 높아지고 몰입하게 되네요
제목인 '마쉬왕의 딸'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동화 제목이라고 해요
안데르센의 동화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이야기는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어요
저는 동화 읽기 모임을 일 년 넘게 진행해오고 있을 정도로 동화의 투명한 매력에 빠져있는데요 동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 작품이라 그 매력까지 더해 더 재밌게 읽었던 거 같아요
동화의 내용은 '황새가 물어다 준 아기가 낮에는 아름다운 외모에 잔인한 성격을 지닌 공주로, 밤에는 착하고 여린 감성이지만 흉측한 개구리의 외모로 변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어딘가에서 들어본 것도 같았지만 읽다 보니 세세한 부분은 잔인한 면도 있고, 처음 보는 내용이더라구요
" 제이콥 홀브룩이 교도소를 탈출했다. 마쉬왕이, 나의 아버지가.
그리고 애초에 그를 감옥에 보낸 사람이 바로 나였다. "
어릴 적 늪지대 오두막에서 사회와 단절된 채 아빠 엄마와 세 식구만의 삶을 12년 동안이나 살아온 헬레나
어느 날 헬레나는 어머니가 바로 아버지가 납치해온 소녀였고, 그렇게 감금된 채 자신을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위대한, 제일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가 그런 악마였다니...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신분을 속이고 결혼해 두 딸을 낳고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던 중 아버지가 교도소에서 탈출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고 본능적으로 자신을 찾으러 올 거라는 걸 알게 됩니다
어렵게 얻은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해 경찰보다 먼저 나서 아버지를 사냥해야겠다 마음먹은 헬레나
추격이 시작되면서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증오의 마음이 번갈아 드러나네요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점, 사건의 빠르게 진행되는 점, 어쩌면 헬레나는 일방적인 희생자라는 점들 때문에 페이지를 넘기며 어느새 주인공의 행복한 삶을 응원하게 되고 함께 추격에 동참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중간에 한번 심장이 쿵! 하고 소리를 낼 만큼 무서운 순간도 있었지만, '이것은 나의 이야기' 라고 강조하는 헬레나의 독백을 들으며 작은 소리까지 놓치고 싶지 않아 집중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했어요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세밀한 묘사 덕분에 더욱 아슬아슬 두근두근 푹 빠져 읽었던 마쉬왕의 딸
무섭고, 속상하고, 걱정되었지만 꿋꿋한 헬레나의 여전사 같은 모습이 멋졌습니다
어떻게 동화를 모티브로 이렇게 확장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건지 작가님의 상상력에 박수치고 싶네요
짜임새가 촘촘해서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진짜 최고최고!!!!!!!!
따뜻한 이불 둘둘 말고 구석에 콕 박혀서 두근두근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