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자기만의방 을 제일 처음 접했는데
딱 한페이지 읽고 아..이건 내가 이해를 못하겠다 싶어서 #넣어둬넣어둬 했던 책이다
그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울프씨에게 다가가볼까 하는 마음에 선택한 책이 이 책인데 다행히 다 읽어냈고 퍼센트로 되새겹보면 한 60퍼센트는 이해하고 감명받았지 않았나싶다
물론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어느새 수어장이 넘어가 있었고 (머릿속에 새겨진 것 없이 글자만 읽은 채로😖) 다시 돌아가서 읽어야 했다

나는 그림도 추상화보다 초상화,풍경화 처럼 뙇! 이게 이거다!하고 딱 떨어진 게 좋은데
버지니아 울프는 글을 추상화처럼 쓴다 그래서 집중하지않으면 힘들지도 모른다

책갈피로 한문장씩 짚으면서 읽었더니 결국은 다 읽었지만
아직 나에겐 버거운 작가님이닷 핡핡

#카리마조프가의형제들 에서의 아버지도 ‘짐짓 그런척 연기‘같은 걸 하던데,
이 책에도 램지가 ‘연기‘하는 걸 보고 옛날에는 척하는 냥반들이 많았나보다싶기도하고
또 그걸 글로 꼬집은 걸 보면 시선이 참 예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란, 결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들이 자주 나오는데
내가 좋아하는 주제라 그런가 참 와닿았다
🙌아! 그러면 미대생분들은 이 책을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색이 자주 나오는데 그걸 머리속에서 잘 떠올릴거아녀 아닌가🤔

아 그리고 작가님은 ‘침잠‘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시나보다
끝으로 ‘우리는 각자 홀로 죽어가겠지‘

앉아 있는 그녀에게 옛 자장가의 노랫말, "너를 지켜 주고 있어,
너를 떠받치고 있어."라는 자연의 중얼거림을 연신 들려주면서들에 가려 숨어 있던 파도 소리가 갑자기 그녀 귓속에서 공허한 우레처럼 울리자 그녀는 충격적인 공포에 휩싸여 고개를 번쩍달래 주는 듯했다. 하지만 어떤 때는, 특히 그녀의 마음이 실제로하고 있던 일에서 약간 떠나 있을 때는 그리 친절한 의미를 담지않고, 오히려 인생의 박자에 맞춰 무자비하게 두들기는 유령의 북소리처럼 갑자기 그녀를 강타해 와, 섬이 부서져 바닷속에 침몰해 버릴 거라는 불안감을 일으키고 그녀의 나날이 신속히 이런저런 행동을 연달아 하는 가운데 슬그머니 지나가 버려 모두 무지개처럼 덧없이 사라질 거라고 경고했다. 지금껏 다른 소리들었다.
- P26

그들의 우정은 끝난 것 같았다. 얼마 뒤에 램지는 결혼했던 것이다. 그 후 이러저러한 일들 탓에 그들의 우정에서 달콤한 과육이 사라졌다. 누구 잘못이었는지 모르지만, 얼마 후에는 그저 반복이 새로움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들의 만남은 반복될 뿐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말없이 모래 언덕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는 램지에 대한 자신의 애정이 결코 줄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저기 토탄층에서 입술에 선명한 붉은색을 띤 채 백 년 동안 누워 있는 젊은이의 몸처럼 예리하고 생생하게, 그의 우정은 만 너머 모래 언덕들 사이에 누워 있었다.
- P34

베풀어 주고 도와주려는 자신의 모든 욕구가 허영심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신경에 쓰였다. 그녀가 그렇게 본능적으로 도와주고베풀어 주려던 것은 오로지 자기만족을 위해서였을까? 사람들이자신에 대해서 "아, 램지 부인! 친애하는 램지 부인…… 아무렴램지 부인이지요!"라고 말하고,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자신을 불러오게 하고, 자신을 흠모하게 하려고? 그녀는 속으로는 바로 이런 것을 바랐을까? - P63

삶이란 사람들이 제각기 겪는 사소한 사건들로 이루어졌지만, 물결과 더불어 사람을 들어 올렸다가 해안에 부딪혀 함께내던져지는 파도처럼, 소용돌이치는 그 사건들이 전체를 이룬다는 것 또한 느꼈다.
- P71

삶. 삶이라. 그녀는 생각했지만, 생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그녀는 삶을 바라보았다. 아이들과도, 남편과도 나누지 않은 실재하는 어떤 것, 은밀한 어떤 것이 있음을 분명히 느꼈으니까. 한쪽통이나 죽음, 가난처럼 영원히 풀 수 없는 문제들도 있었다. 심지편에 놓인 그녀와 다른 쪽에 있는 삶 사이에서 일종의 거래가 진행되었고, 삶이 그녀를 이기려고 했듯이 그녀도 늘 삶을 극복하려고 안간힘을 써 왔다. 이따금 그녀는 (혼자 앉아 있을 때) 삶과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대단한 화해를 이룬 장면들이 있었음을그녀는 기억했다. 그러나 대체로는, 무척 묘하게도, 그녀가 삶이라고 부른 이것이 무시무시하고, 적대적이며, 기회를 주기만 하면 재빨리 덤벼들 거라고 느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 P88

자신의 협상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든, 그녀 자신은 모두에게 일어날 필요가 없는 일들(그것들을 낱낱이 스스로에게 열거하지는 않았다.)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마치 자신에게도 도피처가 되는 양, 그녀는 사람은 결혼해야 한다고, 사람은 자식을 두어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빨리,
말하게 되었던 것이다.
- P89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고 난 후에야 안도감이 드는 것이다. 그제야 누구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녀는 온전히 자기 자신일 수 있고, 홀로 있을수 있었다. 이따금 필요하다고 느꼈던 건 바로 그것이었다. 생각에 잠기는 것. 글쎄, 생각에 잠기는 것도 아니었다. 말없이 있는것. 홀로 있는 것. 모든 존재와 행위가 팽창하면서 반짝이고 시끌벅적하다가 흩어져 버린다. 그러면 사람은 엄숙함을 느끼며 오그라들어 본연의 자신이,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쐐기 모양 어둠의 응어리가 된다. 그녀는 똑바로 앉아서 계속 뜨개질을 하고있었지만 스스로를 그렇게 느꼈다. 밀착되어 있던 것들이 떨어져 나간 이 자아는 더없이 자유롭게 기이한 모험을 떠날 수 있었다. 삶이 잠시 침잠할 때, 경험의 영역은 무한히 넓어 보였다. 그 - P91

무의미했다. 그는 그저 혼자서 책을 들고 볼 수 있기를 바랐다.
그는 불편한 심정이었다. 그녀 옆에 앉아서 그녀에 대해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니, 마치 배신하는 기분이었다. 사실 그는 가족들과 어울리는 생활을 즐기지 않았다. 바로 이런 상태에서,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무엇 때문에 인류가 존속되도록 온갖 노고를 바쳐야 하는가? 그는 생각했다. 인류의 존속이 그렇게 바람직한 일인가? 인간이 매력적인 종(種)인가? 그리 매력적인 종은 아니라고 그는 단정치 못한 사내애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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