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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김진명 장편소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올해 평생소원 중 하나의 꿈을 이뤘다. 성취한 소원은 김진명 작가를 한 번이라도 뵙는 것이었는데, 국제 도서전에서 뵈었다. 그날 나는 김진명 작가의 1시간여 강의를 들으며 김진명 작가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장편 소설인 고구려를 집필하면서도 다른 소설을 계속 쓰는 작가의 소설에 대한 열정과 노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글을 쓰고 싶다고 하면서도 밥벌이에 더 안간힘을 쏟고 있는 나와 절대적으로 비교된다. 그래서일까. 나는 글을 쓰는 사람들은 대단해 보인다. 특히 경제·경영, 자기계발서보다 소설 쓰는 작가가 존경스럽다. 그들로부터 시작된 상상력이 활자화돼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는 모든 과정에 찬사를 보낸다. 상상력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 표현하는 일이 얼마나 숭고한 작업인가. 하루에 일어난 일을 쓰는 일기나 에세이도 막상 쓰려면 어려운데 소설이야 오죽하겠는가.
가진 지식을 정리하고, 삶에 대한 태도를 쓰는 글쓰기보다 소설은 스토리 전개, 인물 등 다양한 것들을 고려하며 전개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재미있지만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 세상에 나온 소설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시작돼 작가만의 특유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구성돼 세상이 나온다는 사실이 과히 놀랍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발생한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였다. 전쟁으로 인한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죽음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같은 참혹한 전쟁은 발생하지 말아야 하는데 발생하는 현실이 미치도록 저주스럽다. 기후변화 위기로 이미 세계 곳곳은 전쟁이 아니어도 많은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꺼지지 않는 산불, 가뭄, 홍수, 폭우 등 이것은 비단 한 나라에만 국한돼 발생하는 일이 아닌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앓고 있는 일들이다. 이런 자연 위기 속에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국제적인 전쟁은 더욱 가혹하고 비극적이다.
세상은 점점 어둡고, 암울해지고 있다. 그러나 실상 이런 어둡고, 암울한 상황들을 관심 있게 뉴스를 보지 않는다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럴 때 책을 통해 상황을 파악할 수도 있다. 지금의 김진명 작가의 책처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대한 소설이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뉴스보다도 더 이해할 수 있다.
김진명 작가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 묵과하지 않고 작품을 쓰는 작가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만들고 목소리를 내는 작가들에 존경을 표한다. 당신과 같은 작가들이 있기에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기회가 생기며, 그를 통해 조금 더 타인을 이해하고,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에서의 블라디미르 푸틴은 한 국가의 수장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한낱 미치광이로 전략해 가장 가까운 이들로부터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러시아도 싫었지만 미국이 더 싫어졌다. 미국의 위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그들의 행하는 행위로 인해 전 세계가 흔들리는 모습을 읽으며 격분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소설에서 미국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전 세계를 움직이는 것으로 비친다. 그곳에서 ‘오퍼레이션 네버어게인’ 작전에 투입된 한국인, 우크라이나인이 있었기에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작전을 미국인이 실행했다면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푸틴의 행동 역시 분노한다. 무고한 시민들이 참혹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자신의 눈앞에서 아내와 딸이 러시아군에게 당하는 모습을 본 미하일, 러시아 군인들에게 강간 당한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뛰어들었던 러시아인 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등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들이 선택할 수 없던 상황에서 비참한 일들을 겪었고, 그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변했다. 푸틴의 행동으로 많은 사람이 삶의 터전은 물론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었다.
전 세계가 서로의 이권을 위해 피 튀기는 정치 싸움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치가 떨린다. 이권 전쟁보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닥친 기후위기로 인해 전 지구 사람들이 지구에서 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그들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패권을 차기하기 위해 눈을 부라리는 자태를 소설로 읽으니 지구의 삶이 너무 허망하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도 안 되고, 일어나지도 말아야 하며 특히 핵전쟁은 일어나면 안 된다. 이 소설의 마지막쯤 케빈(한국인)이 잠수함에 288개의 핵탄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은 양(5킬로톤)의 핵탄두를 날린 뒤 핵탄두 없는 미사일을 직선으로 쏘아 올린 뒤 다시 바다에 떨어지게 한 행동은 평화를 바라는 그들의 메시지였다. 그것을 미치광이 푸틴 옆에 있던 사람들이 인지하기를 바랐고, 그들은 메시지를 읽었다. 그리고 그들은 전 세계의 찾아올 대재앙을 없애기 위해 푸틴을 사살했다.
요즘 뉴스를 보면서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볼 때 평화를 지키는 일이 이다지도 힘든 일이라는 것을 느끼며 무서움에 몸이 떨린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알지 못했던 내용을 소설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들이 있었다. 전 세계 패권 전쟁의 희생자인 우크라이나 관련 소설을 읽으며 세계 각국의 힘 싸움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소설로도 써준 김진명 작가가 있어 다행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유럽, 미국,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란, 수단 등의 여러 국가들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다큐멘터리에서 파악하지 못한 내용을 소설로 파악해 볼 기회를 준 김진명 작가가 계속해서 사회적인 주제를 가지고 소설을 집필해 주기를 바란다.
-107p
고통이 삶의 본질이라 생각하면 그런대로 거기서 또 희망을 얻게 돼. 삶이란 아늑하고 따뜻한 부분만 있는 게 아니잖아. 어둡고 축축한 부분이 훨씬 많아. 그렇지만 어둡고 축축한 삶을 견뎌낼 수 있는 건 가끔씩 기억 속에 간직했던 삶의 따사로움을 조금씩 꺼내서 맛보고 도로 집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거든.
-143p
달러를 붕괴시킬 수 있는 키는 사실상 중동이 쥐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달러 대신 위안으로 석유 대금을 받기 시작하면 카타르 등 석유와 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중동 각국이 이를 따르게 되고 미국 달러는 독점적 지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었다. 살만은 조금 전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동조했지만 그렇다고 즉답을 하지는 않았다.
-286p
모든 생명은 본능을 좇아 건강하고 풍족한 삶을 만들려 노력합니다. 식물이든, 곤충이든, 짐승이든 존재의 지속이야말로 최고의 목적이고 숙제입니다. 그리하여 생명은 유전자의 숙주가 됩니다. 나의 유전자를 보전하고, 남기고, 세상에서 지워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지상목표인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저는 인간의 존재가 오직 유전자에만 남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본능을 넘어서 얼마만큼 이타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는가. 어떤 신념으로 이기심이라는 본능을 넘었었는가, 인류 역사와 지성의 산봉우리에서 어떤 외침을 내었었는가. 감히 말하건대, 약자의 팔을 부여잡고 같이 걸었던 성인들이야말로 저는 가장 위대한 존재를 남겼다 외치고 싶습니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