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벽 토마토문학팩토리
최세은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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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벽은 환상문학 장르이다. 환상문학(판타지 소설)은 “공상의 영역을 소재로 삼는 장르문학이다.” (나무위키)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올해는 환상문학, 역사소설, 추리소설, SF 소설, 로맨스 소설 등 다양한 소설을 읽고 있다. 


 


세벽은 프로체 숲 중턱에서 샘 그리쳐가 만든 마을로 그 마을만이 가지는 원칙과 규정으로 마을이 돌아가는 소설이다. 그러나 정작 소설 속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누군가에 의해 자신들의 마을이 움직인다는 사실조차 잘 모른다. 영화 트루먼쇼가 떠오르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트루먼쇼 같다. 그러나 트루먼쇼와 또 다르다. 


 


샘의 아들 '에녹 그리쳐'는 도련님과 그의 하인인 ‘히’라는 인물이 중심이 되어 소설이 전개되고 있다. 도련님과 하인으로 만났지만, 특별한 감정을 느낀 그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감정조차 알지 못했다. 자신의 감정을 잘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통제되고 있는 삶이었기에 자신을 오로지 바라볼 수 없었다.


 


히는 자신이 17세가 될 때까지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남자처럼 입고, 행동했다. 그런 그녀가 17세가 되어서야 여성이라는 것을 인식했다. 그녀는 자신이 의지했던 로자 아줌마의 죽음을 계기로 마을에 불을 지르고 그 마을을 벗어났다. 마을이 세상에 알려졌고, 사람들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치료했지만, 여전히 그 마을에서 그들이 세뇌당한 내용을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끔찍하다. 인위적으로 만든 공간 속에서 세뇌당하는 인간이 그것을 벗어나 또 다른 삶을 살기란 쉽지 않은 듯하다. 에녹 그리쳐와 히는 다른 세상에서 다른 삶을 찾으려 한다. 


 


에녹 그리처는 한국의 예고리 마을에 '션'이라는 이름으로 주원과 함께 작전에 투입되어 들어간다. 책을 좋아했던 그는 서점에서 일하며 서점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아이들을 통해 '재희'라는 인물을 알게 된다. 재희가 '히'였다. 션과 재희라는 새 이름으로 생활했던 그들은 어떤 이끌림에 의해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다. 그들을 다시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 것은 책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있었다.


 


사라진 마을에서도 두 사람은 책으로 소통하며 특별한 감정이 쌓았다. 정작 그들 자신은 자신의 감정을 알지 못했지만, 훗날 예고리 마을에서 그들의 감정과 솔직하게 마주한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예고리 마을에서 알게 된 에녹 그리처인 션은 재희에게 그의 감정을 솔직하게 토해냈다. 이 소설은 환상문학이면서 로맨스가 가미된 소설이다. 


 


 


션과 재희는 사람의 생각을 통제하고, 세뇌하는 예고리 마을 사람을 구하려고 준비해 나아간다. 갇힌 새장 속의 새를 새장 밖으로 훨훨 날게 하고픈 것이 그들의 마음일 것이다. 예고리 마을은 아이들도 통제했다. 서점은 아이들은 갈 수 없는 장소이며, 예고리 마을에서는 또래 아이들이 서로 교류하지 못했다. 아이들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아차린 션은 예고리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했다. 션, 재희, 아이들, 션과 같이 작전에 투입되었던 주원, 그들은 예고리를 통제하는 사람을 파멸시켰으며, 그들은 예고리 마을의 아이들과 사람들을 구했다.


 


이 책을 읽으며, 타인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환멸을 느꼈다. 마음만 먹으면 통제할 수 있다는 인물과 그 인물에게 통제당한 사람들이 자신들이 통제당하고 있다는 인식조차 못 하는 것을 읽으며 씁쓸하고 비참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 소설을 여기서 그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결국 단단한 껍데기를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설령 어렵고 힘들고, 기존의 관계를 무너지게 하더라도 타인에게 통제당한 사람을 깨우치게 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권력에 의해 통제당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인식했을 때는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통제당할 수 있다. 조금 용기를 내 한 발짝 옮겨보면 자신과 함께 행동할 사람들이 곁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행동해 나아갈 때, 더 큰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이 소설이 주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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