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의 초대
배종경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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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전혀 하지 않았던 삶에 반성을 하고 책을 읽은 지 이십 년이 훌쩍 흘렀다. 연간 읽을 권수를 정하고, 도서를 읽었던 적이 있고, 책을 읽지 않는 시기도 있었다. 이런저런 핑계를 거울삼아 책을 손에 놓은 적도 꽤 많았다.

독서라는 삶과 거리 멀었던 나의 유년 시절을 반성하고 책을 읽기 시작할 무렵에 읽은 책의 기록과 더불어 책에 대한 짤막한 감상평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기록하는 것 자체가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왼손잡이이다. 왼손잡이인데 오른손으로 글씨를 배웠다. 하지만 오른손에 힘이 없어 글씨는 금방 엉망진창이 된다. 그래서 직접 쓰는 독서노트를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직접 쓰는 독서노트 말고 종종 책의 감상평을 컴퓨터로 기록했고, 기록하고 있다. 컴퓨터로 기록하면 언제든지 기록할 수 있다는 마음에 차일피일 미뤘고, 최근에는 거의 기록하지 않았다. '그저 편안하게 책을 읽자'로 마음이 변했었다.

읽고 기억에 남기고 싶은 책들은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것 역시 안한 지 오래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독서로의 초대'라는 책을 발견하였다. 다른 사람의 독서를 어떨까 궁금증이 일었다. 다시 독서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기 바라며, 책을 거머쥐었다.

책 읽기 전 잠시 책을 읽는 목적을 생각하고 읽으면 책을 더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독서 방법을 배운다. 책 읽기 전 책을 읽는 목적을 생각하고 읽은 적이 없다. 짧은 순간 작가의 프로필과 목차를 보고, 작가가 책을 쓰게 된 인사말 정도만 보고 책 읽기를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나의 독서는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반성을 한다.

그나마 독서 후 했던 독서노트도 어느 순간부터 하지 않았기에 독서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고, 책을 읽고도 금세 잊어버리곤 했다. 결국 빌렸던 책을 또 빌려 읽으며 기시감을 갖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작가가 언급한 책을 읽기 전 책을 읽는 목적을 잠시 생각하고 읽는 방식을 시도해 봐야겠다.

나의 경우는 단순히 책을 읽고 싶어 읽기도 하지만, 삶의 지혜나 지식을 얻기 위해서도 책을 읽는다. 하지만 독서노트를 쓰지 않고 나서부터는 별도의 메모를 한 적이 없어 책을 그저 봤다고만 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가려면 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책을 통해 얻어진 지식이나 지혜를 실생활에서 적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쉽지 않다. 어쨌거나 자신에게 맞는 도서를 읽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체득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 일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독서노트와 메모 역시 중요하다고 말하는 작가의 말에 적극 공감한다. 독서노트를 사용하지 않는 다음부터 사실 책을 읽어도 책의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짧게라도 감상평을 독서노트에 적으려고 치면 나의 뇌는 작동하기 시작한다. 책 내용을 머리로 짧은 시간이나마 스크린 하는 작업을 하고, 이 과정을 거친 후 연필로 적는 과정을 진행하면서 다시 한번 책의 내용을 상기시키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더 오래, 읽은 책에 대한 기억을 저장할 수 있다. 

작가는 책을 읽은 후에 메모나 독서노트를 해 보라고 권한다. 이 작업은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최근 책만 읽었던 나의 독서 습관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독서로의 초대'를 읽으며 잃어버렸던 독서의 습관을 살리고, 꾸준히 독서를 하자는 마음가짐이 생겼다. 

1998년 책을 읽지 않았던 사람이 책을 읽기 시작한 후로 얼마나 많은 성장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단 한 줄의 글 쓰는 것조차 버겁고, 벅차고, 부담스러워했던 내가, 지금은 글 쓰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졌다는 것은 많은 변화라면 변화이다. 1998년 나와 2023년의 내가 사뭇 달라진 점이라면 독서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서 얼마나 사람이 성장하는지, 삶이 얼마나 바뀌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독서는 삶에 윤활유이다.

'독서로의 초대' 저자는 많은 독서 및 양질의 독서를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으로 독서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이고, 깊이 있게 파고들어 독서에 대한 책을 집필했다. 독서의 필요성, 독서의 방법 등 독서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독서로의 초대'를 권하고 싶다. 

저자가 말한 독서에 대한 생각과 방법 중 나의 것으로 만들어 볼 것들이 몇 가지 있다. 독서 모임을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어 타인의 독서는 어떤지 잘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타인의 독서 방법을 알게 된 좋은 계기였다. 글쓰기 모임이나 글쓰기 책은 많이 읽었지만 독서 관련 책은 별로 읽은 기억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유의미하다. 독서를 꾸준히 하지 못했던 나에게 다시 한번 독서를 꾸준히 해야 할 의미와 욕구를 불러일으킨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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