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할까? - 포스트휴먼의 시대, 우리가 생각해야 할 9가지 질문
인문브릿지연구소 지음 / 갈라파고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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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체도 목소리도 없는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과의 대국에서 최종승리를 거둔 것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테크놀로지가 인류의 미래가 되었음을 목격하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복잡한 심사는 알파고 때문만은 아니었다.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은 수준의 알파고를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놀라운 경이감을 느꼈지만, 동시에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과학의 진보와 함께 인문학적 사유가 치열하게 만나 토론하고, 경계하고, 숙고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할까? 프롤로그 중

이 책을 쓴 대표 작가 조미라교수는 프롤로그에서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의해서 보아야 할 점은 과학의 진보와 함께 인문학적 사유가 치열하게 만남이라고 하였다.

과연 형체도 목소리도 없는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경이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이토록 저만큼 앞서가고 있는데, 우리 인간은 발달한 과학기술을 그만큼 사유하고 활용하고 통제할수 있을까?

나도 알파고의 소식을 들으며 막연하게나마 그러한 걱정을 했었는데, 이렇게 철학자들은 이미 여러분야에 걸쳐 오래전부터 과학기술의 진보에 그와 관련한 인문학적 성찰과 질문을 해오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과학기술의 진보에 따른 포스트휴먼 시대의 주요담론 세가지 핵심주제와 그에 따른 9개의 질문을 소주제로 선정하고 그에 대한 인류의 인문학적 성찰과 질문들, 연구성과들, 철학자의 주장들을 답으로 내 놓았다.

첫번째 핵심주제 '인간의 조건'에서는 '죽음과 기술', '인간과 기계', '기술과 자연의 소통'을 소주제로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생명도 영생할수 있게 하고 기술은 인간에게만 국한되어 영향을 끼치는가 하는 문제를 치열하게 다루었다.

두번째 핵심주제 '기계와 공존'에서는 기술의 진보에 따라 정말 인간의 노동의 종말이 올것인가, 기술은 인간의 도덕성도 향상시킬수 있을지, 또 과학은 인간도 제작할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세번째 '미디어와 인간'에서는 '소셜미디어', '빅 데이터', '가상현실'에 대한 내용을 다루며 포스트휴먼시대의 가상세계를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이용하고 적응할 것인가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주제가 다소 어렵지만, 매 소주제 앞에 그와 관련한 <스크린 속으로> 코너를 넣어 그 주제에 대해 다가가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해 놓았다는 것이다.

'1장 '죽음'도 기술로 차단할 수 있는가' 에서는 애니메이션 「은하철도999」(1979)를, '2장 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한 존재인가' 에서는 영화「A.I.」(2001)를 배치하는 등 우리가 익히 보아온 애니매이션이나 영화로 과학기술과 그에 따른 인간들의 반응, 미래의 모습 등을 보여줌으로써 그에대해 성찰할수 있게 해 놓았다.

「은하철도999」는 어린시절 즐겨 보았던 추억의 만화이다. 그때는 아름다운 '메텔'과 키작고 못생긴(?) '철이'가 우주를 떠돌며 엄마를 찾으러 다니는 내용인줄로만 알았는데, 이제 보니 자신의 몸을 기계 몸으로 대체하여 엄마와 영원히 행복하게 살기 위해 떠돈 것이었다. 하지만 마침내 인간의 몸을 영원히 살게 한다는 '기계화 행성'에 도착했지만, 그곳의 사람들은 영생을 얻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기계화 행성에서 받는 기계몸은 다름 아닌 살아 있는 생명과 맞바꾼 죽은 육체 덩어리였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25쪽).

이렇듯 이 책은 각 소주제 앞에 친근한 미디어로 주제를 설명해 주고 있어 쉽게 다가갈수도 있고, 나의 생각의 확장도 돕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현재 과학기술의 진보의 정도와 그리고 그에 맞춰 삶이 변화되고 있는 '포스트 휴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과학기술은 머지 않아 우리 인류가 육체에 국한되지 않는 가상의 세계와, 지구에 머무르지 않는 광활한 활동무대와, 노동에서의 해방과 죽음에서의 해방까지도 선사해 줄듯 하다.

과연 '행복'의 기준에서 보았을때 과학기술의 진보와 비례하며 '성장'하고 있을까?

물론 '아니다.'

먼 옛날 구석기시대의 인류와 1000년전의 인류와 지금의 인류의 행복을 비교하면 어떨까?

내 생각엔 과거와 비슷하거나, 못해졌지 않았을까 싶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안겨줬지만, 그만큼 짙은 어둠을 드리워 우리 인생을 복잡하고 또 외롭게 만들어 왔다.

이 책의 많은 주제에 대해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은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듯 하지만, 가만히 곱씹어보면, 기술의 진보와 세상의 변화도 결국 우리 인간이 어떻게 다룰것인가 하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매번 이야기하고 있는듯 하다.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지구를 파괴하고 환경을 파괴하고 자연을 착취하는 인간우월주의로 가는 것도 인간이 이끌 것이고, 평화로, 평등으로 친화경으로 이끄는 것 또한 우리 인류의 선택일 것이다.

이렇게 과학기술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때 더욱 필요한 것은 결국 인류의 현명한 지혜인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포스트휴먼시대가 행복으로 펼쳐질지, 지옥으로 떨어질지는 인류의 지혜에 달려있다.

다행인것은 이렇게 심오한 담론에 대해 이미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이 접점을 가지고 지혜롭게 펼쳐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아바타'에서 인류는 발달한 과학기술로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악행을 저지르지만 결국 '자연'이라는 거대한 이치를 거스르지 못하였던 것처럼, 과학기술로 무언가 파괴하거나 욕망을 채우지 않고 공존, 공생, 평화로 나아가는 포스트 휴먼의 시대를 열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인류로 보여지는 '디지털 원주민'(229쪽)들의 인문학적 성찰이 더욱이 요구되는데... 아이들을 잘 키워야 한다는데 또한번 생각이 가는 것은 '부모'로써 어쩔수 없는 결론인 것일까?

#인간은기계보다특별할까? #인문브릿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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