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170만부 기념 에디션)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1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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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은 책들이 모두 인문학책들이었는데, 대부분 읽기 어려운 책들이었다.

책읽는 것이 즐거움 이어야 되는데, 기를 쓰며 읽어야 무슨 말인지 겨우 이해가 되는 책들이었다.

책을 읽는 것이 일이 된 느낌들이라,, 독서에 좀 흥미가 떨어진 상태였다.

이 책 '언어의 온도'도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기로 한 책이라 약간 의무감으로 집어들었다.

그런데 다행히 이번엔 '의무'가 아니라 '힐링'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의 문자로 된 언어로 마음이 포근 해질수도 있다는 것을 오랫만에 느껴봤다.

일상에서의 소소한 에피소드들과 주고받은 대화들이 그냥 친한 친구들과의 소소한 수다같은 느낌으로 다가와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작가는 오랫동안 언어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소소하게 주고받는 대화에 항상 귀를 열고 들으면서 그때 그때의 감동을 한편 한편 에세이로 이 책을 엮어 놓았다.

그 에피소드들의 대부분은 일상에서 만날수 있는 흔한 모습들이다.

장애아들이 힘겹게 걸음을 연습하는 것을 보아주는 노모의 모습, 지하철에서 아픈 아이의 이마를 짚어주는 할머니, 치매를 앓게 되면서 아내의 생일이라도 기억하고자 매일 읽고 쓰는 경비원의 이야기...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연들을 작가는 기억하고 발굴해서 책으로 엮었다.

책의 리뷰를 쓰기 위해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나 하고, 한번 읽어 보았다.

그런데 웬걸, 혹평 일색이다.

'뭐 이따위 책이 있냐? 초등학생 백일장을 엮어도 이보다 낫겠다. 수준이 바닥이다. 이-북 산 돈도 아깝다....'

당황스러웠다. 170만부를 찍은 베스트셀러에 이렇게 혹평 일색이 걸리기도 어려운 일이다.

순간, 나의 '감동'에도 문제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도 책 나름대로 용도가 있지 않을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주는 대작이 있는 가 하면, 새로운 사유와 철학에 대해 공부할수 있기도 하고, 새로운 트렌드나 미래에 대해 상상해볼수 있는 책도 있다.

밥도 그냥 대충먹는 밥도 있고, 잘 차린 만찬도 있고, 가벼운 디저트도 있다.

이 책을 밥으로 따진다면, 힘든 하루의 오후 쯤 친한이와 편안한 분위기있는 카페에서의 달콤한 티라미슈와 함께 마시는 커피같다고나 할까.

엄청난 베스트셀러여서 뭔가를 단단히 벼르고 집어든다면 분명 실망스러울 수 있는 책인것 같다.

그냥 바쁜 일상에 치이거나, 내 마음이 너무 삭막할때 가볍게 집어들어서 한편 한편 읽다보면, 세상 사는게 뭐그리 대수겠냐...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하며 일상의 소소함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삶이 아닐까 하게 된다.

나의 경우는 그랬다. 소소하고 잔잔하게 일상의 언어로 위로를 받은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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