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
우종영 지음, 한성수 엮음 / 메이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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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보면 세상 모든 문제를 정해진 틀 안에서 해석하고, 자신의 삶조차 규격화된 공식 안에서 가두어 살아가는 존재는 인간뿐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추구하는 '성공한 삶'이라는 것도 실은 누가 정해 놓았을지 모를 인생 공식 안에 갇힌 박제 같은 인생이 아닐는지.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253p

생리적으로는 풀의 성격을, 형태적으론 나무의 성격을 지닌 대나무를 보며 한 작가의 생각이다. 식물은 어떠한 방식에 구애됨이 없다. 그냥 주어진 자연환경에 맞추어 최대한 자신의 삶을 창조적으로 개척하며 생존할 뿐이다. 그런데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어떠한 '성공'공식에 맞춰 자신을 평가하며 그에 맞지 않는 삶을 산다며 힘겨운 생을 연명한다.

나는 항상 부모님께 부채감이 있었다.

어릴적부터 유독 똑똑했던 나. 나는 그냥 배우지 않고도 스스로 한글도 떼도, 산수셈도 했다.

학교에 가서도 특별히 노력하지 않는데도 공부를 그럭저럭 잘했으며, 말도 잘하고, 타고난 리더십도 있어서 줄곧 반장, 회장을 도맡아 했다.

이런 나에게 부모님은 큰 기대(?)를 가졌다. 어디를 가든 자랑스러웠던 딸. 그런 딸이 세상에서 알아주는 '성공'을 해서 부모님을 더욱 기쁘게 하고, '성공'한 자식이 있다는 뿌듯함을 가질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셨다.

깡촌 시골에서 뼈빠지게 농사지어서 고생하셨지만, 자신들의 딸이 '성공'할 날만을 기다리며, 시골마을에서 딸 임에도 불구하고 최초로 4년제 대학을 보내시기까지 하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부모님의 성공기대에서 점점 멀어지는 삶을 살다가 현재는 자식중 가장 '아픈 손가락'이 되고 말았다.

부모님의 바람대로라면 나는 공무원이 되었거나 선생님이 되었거나 정치인이 되었거나, 아님 최소 돈이라도 따박따박 받는 직장에 취직이라도 했어야 했다. 그런데 나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반백수로 세월만 축내고 있으니, 부모님 마음에 얼마나 상처를 주는 삶을 살고 있는가?

그렇다고 해서 나도 내 삶이 만족스럽겠는가? 젊은 푸르른날 나도 내가 무엇인가가 되어서 '성공'한 삶을 살리라고 기대했다. 무엇이든 될수 있을것 같았고, 사람들이 알아주는 성공한 누군가가 되고 싶었다. 딱히 편하게 안주하면서 살지도 않았다. 항상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50년 가까이 살아온 세월이 그저 허송세월처럼 흐르고만 말았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나야말로 인생의 '실패자'가 아닌가 싶다. 세상의 '성공'이라는 잣대를 보면...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막연히 들었던 '성공'이라는 것에 대한 잣대에 대해 '그것은 성공이 아니야!'라고 명확하게 이야기 해 본다.

나무는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고유사명인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시시각각 노력하고 살고있다. 그런데 그 모습은 어느 나무 하나 같지 않다. 키작은 나무는 나무대로, 바위에 뿌리를 내리는 나무는 그 나무대로, 먼나무는 먼나무대로, 벚나무는 벚나무대로 나름 자신을 키우고 꽃피우며 자신만의 생장에 맞게 성장했고, 또 성공적으로 자신만의 삶을 완성해나가며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나만의 성공, 나만의 삶을 찾기보다 세상이 정해놓은 어떠한 기준에 맞추어 나를 평가하고 거기에 맞추려고 끊임없이 담금질하며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한 것을 잃어버리는 삶을 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처럼 나답게, 나로 살기 위해 세상의 기준을 버린사람만이 진정한 '성공'을 이룬 사람이 아닐까.

저자는 중학교 졸업 학력에 길거리에서 허드렛일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고 온갖 고생을 하며 살아왔지만 자신만의 길, 자신이 행복한 길을 뚜벅 뚜벅 걸어와 '포레스트 위스퍼러'라는 세상에 하나뿐인 명함을 가진 이가 되어 이제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줄 정도의 작가가 되었다.

만약 남들과 똑같은 '성공'가도를 걸으려고 노력했다면, 오늘의 그는 절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길을 걸을수 있었던 것은 다 나무와 함께 살아오며 쌓아온 지혜가 축적되어서 이다.

이 책은 너무나 많은 교훈과 감동을 준다. 정말 한 장 한 장이 주는 감동과 성찰이 마치 잠언같아서 매일 매일 한장씩 읽고 묵상을 해야 될 정도이다. 아마 삶에서 나온 순수한 그 통찰이 고스란히 묻어있기에 이러한 감동을 주는것 같다.

"나는 나답게!"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 세상의 잣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이 책과 더불어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갖게 되었다. 부모님에 대한 부채도 조금 더 덜게 되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내 삶에 살을 붙여 더욱 나다운 지혜로운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나는나무에게인생을배웠다 #우종영작가 #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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