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죽어감 - 죽어가는 사람이 의사, 간호사, 성직자 그리고 가족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지음, 이진 옮김 / 청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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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온지가 어언 4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는 의사로써 환자가 제대로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 특히 죽어가는 환자에 대한 처우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직접 세미나팀을 만들어 죽음과 좀더 가까이에 있는 시한부환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교류를 맺어가면서 의사 입장에서 죽음과 죽어감에 대해 정리 한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사람이 큰 병에 걸려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겪게되는 통상적인 과정 '부정과 고립>분노>협상>우울>수용'을 정립하고 그때에 의료진이나 가족등이 어떠한 태도로 환자를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정리해 놓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물론 나와 같은 일반인도 읽으면 좋겠지만, 의사나 간호사와 같은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는 환자에게 그야말로 '신'과같은 존재이다. 의사의 말 한마디에 기분이 하늘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사의 '희망'적인 말 한마디에 큰 위안과 용기를 얻고 어떤 상황이든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가 만난 대부분의 의사들에게 환자는 그저 '치료해야할 무엇'이라고 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한 사람이 그 많은 사람의 생명과 안위를 돌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힘든 일이지만, 의사가 환자에게 가지는 위치를 봤을때 의사는 환자를 '그 무엇'이 아닌 '사람'으로 진정성 있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아마, 의과과정에 이러한 과목이 추가되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의사는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직업이여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그런데 의학과 의사와는 별개로, 과연 '죽음'이라는 것이 꼭 터부시 되고,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두려워해야 할 무엇이라고 인식되어있는 현시태가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많은 질병들을 극복해 내었다. 특히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 결핵과 같은 병들로 아직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죽는 일은 많이 드물어졌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훨씬 오래살게 되었다.

그렇다고 인간이 '죽음'을 극복한 것은 아니다.

'生者必滅'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죽게 마련이다. 어느 누구도 영원히 살수 없다.

사람이 산다고 하는것은 내 의식을 가지고 내 의지로 무엇인가를 하고 생각하고 즐기고 먹고 노는 일이다.

그런데 이제 생이 다 하여 이제 돌아가야 할때가 왔는데도, 구태여 '죽음'을 터부시하며 하루라도 생을 연장하려는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지배하고 있는 사회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현대의학이 발전하기 전, 나 어렸을적 시골마을에서만 해서 병원에서 돌아가시는 것을 '객사'라고 생각하며 위급해 지면 집으로 모시거나, 아예, 늙어 병들면 집에서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다가 가족들이 둘러 앉아 있는 곳에서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돌아가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파서 다 돌아가시게 된 분도 부득불 산소마스크를 끼워 하루하루 생명연장에 공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떤것이 더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죽음인지는 뻔한 정답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그러한 죽음에 대한 것을 표현하는 일은 '불경스러운'일이 되어버렸다.

45년전 퀴블러 로스 박사가 안타깝게 생각했던 현상이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죽음'에 대한 다른 성찰이 필요하다. 죽음도 삶의 과정중 하나. 그가 사람이라면 사람답게 대우받으며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에서 죽음을 맞을수 있도록 하는 죽음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죽음과죽어감 #엘리자베스퀴블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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