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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일반판)
올리버 색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알마 / 2016년 5월
평점 :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온라인 독서모임에서 앞으로는 '나이듦과 죽음'을 주제로 6권의 책을 읽을 것이라고 한다.
그 첫번째 책으로 '고맙습니다'를 함께 읽었다.
이 모임이 아니었다면, 평생 읽어볼 기회가 없었을 책을 읽게 되어 무척 기쁘다.
'고맙습니다'는 미국의 유명 신경의학과 의사이자 그와 관련한 많은 책을 쓴 작가인 '올리버 색스'가 죽음을 체감하며 생애 마지막으로 쓴 책이다.
어느 강의에서 들은적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기전에 하는 생각은 '아! 내가 그때 돈을 더 많이 벌어 더 좋은 집을 샀더라면!' 이라던가 '더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 대학교를 갔으면 좋았을걸!'과 같이 속세적인 바람에 대한 아쉬움 보다는 '더 많이 사랑하지 못했던 것' '용서하지 못했던거'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많이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것' 등등을 아쉬어 한다는 것이었다.
ㅋㅋ 웃으며, 그렇겠지. 당연히 그러겠지. 누가 죽는 순간까지 '돈'을 더 많이 벌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후회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실상은 ㅋㅋ 웃은 그때가 지나고 나면 다시 돈과 명예, 또는 속세에서 명명하는 '성공'에 집착하며 '행복'은 미래에 저당잡힌채 죽기 전에 할 후회할 생활을 매일 하고 있다.
그에 비해 올리버 색스는 죽기 직전 쓴 책에서 '고맙습니다'라는 문장을 집약으로 인생을 마무리 하고 있다.
'고맙습니다'. 과연 나도 죽음을 앞둔 순간에 '더 사랑할걸' '더 많이 즐길걸' '더 친절할걸'.. 등등의 회한에 쌓인 문장보다 '고맙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인생을 마무리 할수 있을까.
올리버 색스의 책은 이번 책이 처음이지만, 이 책에서 간간히 보여준 그의 인생역경, 약물중독이라든가, 성소수자라든가, 힘든 공부과정이라든가 가족들과의 절연이라든가.. 과정을 보면 과연 마지막에 어떻게 그가 '고맙습니다'라는 담백한 언어를 마지막으로 남길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생의 고비고비마다 그 고비를 넘고, 또 성찰하고 글을 쓰고 하며 인생의 달관자가 되어 마침내는 생의 모든것이 감사하였다는, 모두에게 남기는 '고맙습니다'라는 공손한 표현을 남기고 그는 떠났다.
그의 육신이 비록 지금 이땅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가 남긴 글들에서, 인연들에서, 행동들에서의 파장이 지금까지 살아남아 여전히 우리와 함께 거하고 있다.
무미건조 평탄하기만 한 삶이 과연 재미있고 나를 성장시킬수 있을 것인가?
'나는 갈수록 초자연적인 것이나 영적인 것이 아니라 훌륭하고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생각이 쏠린다. 자신의 내면에서 평화를 느낀다는 게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 우리가 자신이 할 일을 다 마쳤다고 느끼면서 떳떳한 마음으로 쉴수 있는 그날로.'(56p)
죽음 앞에서 이런 고백을 할수 있는 사람은 과연 인생역경을 오롯히 직접 부딪쳤으면서도 그에 대해 당당히 열심히 살아온 자만이 할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죽음'(또 아랴? 내 앞의 날이 며칠이 남았을지는 아무도 모른다.)이 피부로 와 닿지 않지만, 적어도 죽기전에 담담하게 이 별에서의 생이 좋았었노라고 모두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할수 있는 성찰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래본다.
#고맙습니다 #올리버색스
** 책을 읽으며 채집한 문장도 함께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