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특별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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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일생에 비한다면 사람의 일생은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단 하루의 무상한 삶을 영위하는 하루살이들의 눈에는, 우리 인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지겹게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한심한 존재로 보일 것이다. 별들의 눈에 비친 인간의 삶은 어떤 것일까? 아주 이상할 정도로 차갑고 지극히 단단한 규산염과 철로 만들어진 작은 공 모양의 땅덩어리에서 10억분의 1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매우 하찮은 존재로 여겨질 것이다.'(428p)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일 때 시간의 흐름이 지연된다는 특수상대성이론도 있지만, 굳이 과학적 증명을 모르더라도, 우리는 어떤 때는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쏜살같이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수능시험을 앞둔 초조한 고사장에서 시험지가 나눠지기까지 시간은 한없이 길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막상 시험지를 받고 문제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서 답안지를 제출해야 할 시간이 다 되어있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가 믿고 있는 과학적 상식과는 다른 현실을 경험하며 살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다는 상식, 이를테면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같고, 물체는 위에서 아래로 직선으로 떨어지며,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등의 지극히 진실이라고 믿었던 사실들이 실은 그저 우리가 경험하는 어느 한 측면의 찰라의 진실일 뿐일뿐..

이토록 광대한 작품을 읽고 몇 글자 독후감으로 정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따름이겠지만, 그래도 받은 감동이 크기에 졸저으로나마 그 기억을 남겨두고 싶어 글을 남긴다.

고전중에 고전이 바로 칼세이컨의 ‘코스모스’일 것이다. 그런데 그 책의 엄청난 두깨와 과학서적이라는 불가촉 영역을 침범할 수 없기에 그냥 모르고 살고자 부러 외면하고 살아왔었다. 하지만 함께 책읽는 모임에 초대를 받아 마침내 신성영역의 문을 살짜기 열어보게 되었다. 과연 두종류의 인간이 있다는 명언. ‘코스모스를 읽은 인간과 읽지 않은 인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명언이 충분히 느껴지는 명작이다. 코스모스를 읽기 전의 나로는 돌아갈 수 없음을 느끼기에, 두 분류의 인간 중 다른 쪽으로 넘어왔다는데 안도를 느끼면서도 아직도 저편에 있는 인간들과 어떻게 교류를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 또한 남게 되었다.

이렇게 인류지혜의 총체를 읽고 나서 어떻게 몇문장으로 그 내용을 정리할 수 있겠냐 만은 내가 느낀 바만 지극히 내 관점에서 조금 정리해 보고자 한다. 그런데 내가 코스모스를 읽고 나서 가장 크게 바뀐점이 있다면, 그 전엔 어떤 책을 읽고 내가 느낀바를 글로 쓰면서도 설혹 나의 관점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내가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혹은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비웃지는 않을지 고민하였지만, 이제 코스모스를 읽고 나서는 내가 느낀바 또한 찰라의 진실이 담겨있고, 광막한 세상에 무엇을 진리라고 또는, 진리가 아니라고 할수도 없기에 그저 나의 찰라의 진실을 적는데 주저함이 없어지게 되었다.

칼세이건은 이 책에서 인간은 100억 내지 200억년전에 있었던 대폭발(이 이유는 아직도 신비로 남아있다.)이후 성간구름의 중력활동에 의해 별이 탄생하였고, 그 주 성분은 주로 수소와 헬륨인데, 그 수소와 헬륨의 작용으로 다른 물질이 생겨났으며 우리 지구도 그 물질들의 연금술로 지금과 같은 지구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지구에 우연히 생물종이 탄생하여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의식을 가진 우리 인류가 발생되기에 이러르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인류 또한 먼 빅뱅에서 시작되었으며 그래서 우리는 별들의 후손인 것이다. 우리는 지구라는 환경에서 진화 하였으므로 만약 다른 은하계 행성에 생명이 존재한다 하더라고 결코 인간과 같은 모습이리라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1조개의 별들을 각각 거느린 1조개의 은하가 존재하는 이 광막한 우주에 생명 존재가 우리뿐 이라는 것은 공간의 낭비이겠지만, 그렇다고 꼭 생명존재가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것이 현재이다. 그래서 칼세이건은 끊임없이 외계 생명에 대한 탐구와 외계 은하와의 교신을 꿈꾸며 그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현재도 그 시도는 계속 되고 있지만, 일부 신비주의자(결코 이들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외에는 외계 생명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칼세이건은 지구의 탄생에서부터 멸망까지,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앞으로의 미래까지, 이것을 밝히기 위한 인류의 장대한 모험과 연구와 거기에 일생을 바친 수많은 이들의 삶과 연구들을 꼼꼼히도 정리하고 방대하게 기록해 놓았다. 모두 그의 연구와 그 연구의 의미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과학서적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이 과학서적이라는 데에 동의할 수가 없다. '코스모스'는 과학책이 아니라 인류학, 아니면 ‘철학책’ 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칼세이컨은 이 책을 통해 우리 인류는 우주 변두리의 아주 작은 행성에 찰라에 불과한 삶을 살고 있는 유한한 존재이지만, 언젠가 우리 인류도 우주시민의 일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지구인이라는 공동운명체를 더욱 건강하고 평화롭게 사는 지혜를 구현하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인류 구원의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하루살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지겹게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한심한 존재로 우리를 보는 것처럼, 우리는 우주를 그저 영속의 시간을 느리게 지속하며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의미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그래서 칼세이건은 우리에게 눈을 더 크게 뜨고 시야를 더 넓게 하여 우주를 하루살이 보듯이 볼 수 있는 통찰의 시야를 갖고 살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은 아닌지...

아글타글하며 다른 사람의 한마디 말에, 돈에, 무엇에 속박받는 존재가 아닌 우주적 존재로써의 시야를 가진 인류가 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 칼세이건이 이 책을 쓴 이유가 아닌가 싶다.

미물인 나는 이 이상의 깨달음을 얻기는 어렵지만, 어렴풋이나마 코스모스의 지혜의 찰라 먼지의 끝자락을 엿보았다고 믿고 싶다.

2021. 4. 5 식목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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