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德經) 十章

載營魄抱一(재영백포일), 能無離乎!(능무이호!)

專氣致柔(전기치유), 能嬰兒乎!(능영아호!)

땅의 형체와 피를 한몸에 싣고, 하늘의 거대한 하나를 품에 껴안는다. 능히 이 양자가 분리되지 않게 할수 있겠는가?

기를 집중시켜 부드러움을 이루어, 능히 갓난아기가 될수 있겠는가?

(중략)

生而不有(생이불유), 爲而不恃(위이불시),

長而不宰(장이부재), 是謂玄德(시위현덕).

낳으면서도 낳은것을 소유하지 않고, 지으면서도 지은것에 기대지 않고,

자라게 하면서도 자라는 것을 지배하지 않네. 이를 일컬어 가믈한 덕이라 하네.

요즘 날마다 도덕경을 공부하고 있다.

도덕경 공부가 이번이 세번째다. 도덕경은 참 어렵다. 처음에 공부할때는 선생님이 있어서,, 겨우 겨우 쫓아가면서 무슨 말인지 귀를 기울였지만, 태반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두번째 공부는 혼자서 독학으로 책을 읽으며 필사하며 했다. 그제야 무슨 말인지 조금 이해가 갔다. 지금 공부하는 세번째는 유튜브 강의를 들으며 진도를 나가고 있다. 워낙에 유명한 선생님 강의를 보고 들으니, 그나마 조금 더 이해가 가는가 싶다.

내가 이렇게 도덕경 공부를 나름 열심히 하는 이유는 도덕경을 공부하면서 내가 변했다는 느낌이 들기때문이다.

성미 급하고 강하고 밀어붙이기 좋아하는 성격에서 좀더 느긋해지고, 배려하고, 뒤로 물러서서 바라볼수 있게 될수 있도록 조금 이나마 변했기 때문이다... 암튼 고전공부는 수양에 좋은듯 하다.

그래서 요즘 도덕경에 꽂혀있다보니, 읽은 책도 도덕경의 배움에서 그 의미를 찾게 된다.

'공중그네'는 엽기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만난 환자들을 치료(?)하는 괴상한 과정을 재미있게 엮은 소설이다. 이 책으로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이책 공중그네로 제131회 나오키상을 수상 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작가로 거듭나 그후로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뾰족한 물건만 보면 오금을 못 펴는 야쿠자 중간보스, 어느 날부턴가 공중그네에서 번번이 추락하는 베테랑 곡예사, 장인이자 병원 원장의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젊은 의사. 그리고 그들을 맞이하는 하마 같은 덩치를 지닌 엽기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사계절 내내 핫팬츠 차림으로 나다니는 엽기 간호사 '마유미', 이들의 못 말리는 황금 콤비. 이 책은 일본 현지에서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평가받는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131회 나오키상 수상 장편소설 『공중그네』. 엽기적인 행동과 유쾌한 사건들로 이어지는 이 책은 결국 '이라부' 박사만의 독특한 치료법이 환자들에게 돌파구를 찾아 주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예스24에서 퍼옴)

책의 소평만 보더라도 이 책이 주는 유머와 메세지는 우리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준다. 뭐든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심각하게 고뇌하다... 심각하게 아무것도 못하는 요즘의 우리들에게 이라부는 철없어 보이는 해답을 내놓으면서 사람들이 가볍게 자신의 문제를 접하고 해결할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환자들이 이라부를 처음 만나고 나서는 '뭔 이런 또라이가 있나?'라고 생각하며 돌팔이로 생각하지만, 이라부만의 명쾌한 해결책으로 모두들 만족한 효과를 보게된다. 환자들이 공통으로 느낀것은 꼭 5살 어린애와 같은 이라부의 태도와 말투. 새로운 것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과 호기심 앞에서는 앞뒤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달려들어 직접 부딪혀서 경험해 보는 무모함. 누가 환자인지 의사인지 모를 떼쓰기... 그런 의사를 만난 환자들은 어이 없어 하지만, 결국엔 스스로 문제 해결의 단서를 만나게 되고..

명의라고 해야할지 괴짜라고 해야할지. 암튼 모두 해결을 했으니, 명의라고도 할수 있겠다.

그럼 이 명의가 탄생할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라부가 '專氣致柔(전기치유), 能嬰兒乎!(능영아호!)'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기를 모아 부드러워 지기를 능히 아이와 같이 할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온갖잣대, 시선, 보편이라고 하는 폭력 앞에서 자신만의 시선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선입견없이 바라볼수 있는 시선과 마음. 이라부는 도를 깨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지극한 도의 경지는 마치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한 마음을 가지는것. 도를 깨쳤다는 선사들의 일화를 들어보면 그들 처럼 순수하고 맑고 호기심에 차고 편견없는 사람들이 없는것 같다. 이를 일러 '해탈'이라고 하는데, 이라부는 이런 해탈에 이른 사람이 아닌지...

나의 과대망상, 견강부회 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 고무줄과 같은 탄력을 가진 사람은 도덕경에서 말하는 '上善若水'의 경지, 모든것을 아우르고 덥으며 차별이 없는 낮고 널리 퍼지는 물과 같은 사람이 아닐련지 모르겠다.

그래서 마침내는 사람이 자신이 낳은것이지만 소유하지 않고, 기르게 하면서도 거기에 기대지 않고, 결과에 집착하여 거하지 않음으로써 영원히 거하게 되는 경지를 갖게 되지 않을까.

공중그네를 읽고 너무 과하게 해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또한 나만의 생각이니...

세파에 찌든이들에게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하는 책. 오쿠다 히데오 책은 가끔씩 들추며 일상에 작은 웃음을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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