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사태는 시작이 어디인지 끝이 어디인지 모를 거대한 쓰나미로 인류를 뒤엎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사스때 그랬던 것처럼, 메르스때 그랬던 것처럼 사태가 진정되고, 백신이 개발되면 점점 사그라져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사태는 끝이 보인가 싶다가도 이어지고 심해지고 다시 좋아지기를 반복... 언제 끝날지 끝이 보이지 않아 이제나 저제나 끝나려나만 고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과연, 이사태가 끝나고 내가 되찾고자 한 일상은 무엇이었을까? 끝도없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끝도없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일상? 모두들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보다 더 누리고 남들보다 더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집에 살고 좋은 것을 먹고 살기 위해 아등거리는 일상? 돈이 세상의 최고이며 더 많은 돈을 벌고 쓰기 위해 밤낮없이 바쁜 삶? 우리가 찾고자 하는 일상이 과연 이런것이라면, 과연 돌아가기 위해 발버둥 쳐야 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코로나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은 그동안의 인간의 야만이었다. ‘역사상 전례없는 인류의 자연침범. 그리고 바이러스에게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제공하는 공장식 축산과 인구밀집, 지구온난화.’(p.8 최재천)

이 책에서는 왜 이런 코로나사태가 우리 인류에게 도래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세상은 이제 코로나 이전과 이후가 달라져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고 석학 6인이 이사태가 왜 발생하게 되었고 이후는 어때야 하는지 각 분야 전문영역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제 인류의 삶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때라고 역설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명박정부를 기점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기 전후로 여러분~ 부자되세요!’가 유행어이고 부자되세요!’가 덕담이었다. 누구나 돈만 있으면 행복해 질거라는 신기루에 이명박정권이라는 사기꾼 신기루 정치권력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747이라는 행복특급권이라 여겨지던 것은 말짱 거짓이었다. 쓸데없이 토목건축업 재벌들만 살찌우고 국고를 낭비한 4대강사업으로 국민을 우롱하더니, 급기야 전 대통령의 목숨을 앗아가기까지 하는 경제라는 신화 뒤에 숨겨진 욕망의 민낯에 우리 모두 질려버렸고, 그 후 과연 돈이 그렇게 행복의 절대 기준인가에 대한 회의와 함께 인문학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그 미명을 깨지 못하고 다음 대통령으로 박근혜정부가 탄생하였지만, 그 속의 비선실세라는 엄청난 비극을 맛본 후에야 우리는 정말, 돈이라고 하는 것, 개발이라고 하는 것, 보수라고 하는 것에 대해 그만 질려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대통령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국민적 성숙한 민주의식과 행동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우리는 한번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만들어내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도 자본주의에서 주는 향긋한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더 돈이 많으면, 더 개발하면, 더 맛있는걸 많이 많으면, 더 더 더... 끝없이 욕망하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살아왔다. 하지만 현 사태는 주객이 전도된 경제체제의 모순을 폭로하고 있다. 무한 이윤 추구와 성장이라는 수단이 모든 국민을 잘 살게 하자는 목표, 즉 공공·복지·생명을 앞질러서는 안된다는 것. 우리가 가야 할길이 시민권에 기반한 보편적 복지국가라는 것’(p.8 장하준)을 우리는 놓치고 있었다.

 

이 책에서 석학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말한다. 이제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의 시기라는 것. 우리가 돌아가고자 하는 일상은 돌아갈수도 돌아가서도 안된다는 거대한 목소리.

이제 현 세계를 떠받치던 체제, 즉 산업의 지구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 환경의 시장화라는 네 개의 기둥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이제 어떤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 새로운길은 선명한다. 시장근본주의의 극복, 포용적이고 효율적인 민주주의 구축,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방역, 욕망에 대한 질서부여, 인간 서식지 무한 확대의 방지, 도시적 공간집약화 해소가 그 이정표 이다.’(p.9 홍기빈)

 

우리나라의 이번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그동안 우리 사회를 거대하고 붙잡고 있던 미국에 대한 탈미국화가 그 시발점이 될 것이다. 미국은 이번 코로나사태로 우리로부터 신화적인 신망을 잃을것이며 미국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그 전환은 급박할 것이다.

지난 한 세대를 걸쳐 위기대응의 공공 인프라를 초토화해온 신자유주의는 더 이상 당연시 되지 않을 것이며, 그동안 우리를 지배해온 생각들은 뒤바뀔 것이다.’(p.10 김누리)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도 그렇게 살지 않는다. 왜일까? 어리석은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간이, 인간과 인간이 서로 도우며 공존하는 것을 싫어하는 자들. 혼자서만, 자기들끼리만 더 많은 것을 탐하는 자들. 지구의 아픔, 타인의 고통위에 권력과 부의 철옹성을 쌓은 자들, 한줌도 안되는 어리석은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p.11 정관용)

 

이제 우리 그동안 어리석은 자들의 논리에 포장에 선전에 놀아나던 그때로 돌아가지 않을 것을 코로나사태로 깨닫고 있다.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길을 밝혀준 6명의 석학에게 존경의 인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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