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모치즈키 이소코 지음, 임경택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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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자의 일은 그림 퍼즐을 맞춰나가는 것처럼 하나하나 진실을 파헤치고 나아가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는 것이다."(p.7)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의 대부분은 무의미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으로 인해 자신이 바뀌지 않기 위해서이다." - 마하트마 간디 (p.231)

집요함을 가진 여성 저널리스트가 진실과 윤리를 지키려 할 때 세상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는 책이었다.

일본 기자이다 보니 낯선 지명이나 인명이 많이 등장했다. 그 탓에 몰입이 덜 된 게 아쉽다. 일본 정치 상황을 조금 알고본다면 더 흥미롭게 읽힐 것 같다.

신문기자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기민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이들이었다. 글 쓰는 사람보다는 현장 요원에 더 가까웠다... 추리력과 행동력, 돌발상황에 대응하는 융통성이 보통 수준으로는 감당이 안 될 직업이라는게 느껴졌다.

저널리즘이나 일본사회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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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의 고고학 - 로마 시대부터 소셜미디어 시대까지, 허위정보는 어떻게 여론을 흔들었나
최은창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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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가짜뉴스를 역사적으로 분석한 이 책은 인간이 얼마나 본능적으로, 지능적으로 허위 정보를 이용해왔는지 낱낱이 밝힌다.

오늘날 이렇게까지 가짜뉴스의 위험성이 두드러지는 탓은 세상이 다각도로 발전하고 전문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의무 교육과정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세상에 대한 충분한 시각을 확보하지 못한다. (대학교육을 받아도 이정돈데..!!)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허우적대기는 나도 마찬가지다. 연일 보도되는 언론의 헤드라인에 대한 신뢰는 잃어버린지 오래고, 진실을 찾으려면 도대체 어딜 바라봐야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요새는 신경을 곤두세우되, 복잡함에 미리 지쳐버리지 않도록 날 단단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가장 크다. 그래야만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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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내 일의 내일 - 인공지능 사회의 최전선
노성열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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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디테일보단 철학적 논의를 좋아하는 편인데, 철학적 논의는 기술에 대한 지식이 앞서있어야 원활히 진행된다. 《AI 시대, 내 일의 내일》은 목차에서 보듯이 현재 인공지능이 쓰이는 분야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책이다.

그 말인 즉슨, 이 책은 모두가 다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장에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쓰이는지 파악을 해야 기술적이든 철학적이든 응용을 할 거 아닌가! 암거또 모르는데 책상에 앉아 혼자 고민해서 깨달음을 얻는 시대가 아니어라~ 안그래도 빠르고 다양한 세상에서 전부 발로 뛸 순 없는 노릇이니 책을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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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미래, 컬처 엔지니어링 - 질문하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폴 김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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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엔지니어링'이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다. 말 그대로 한 사회의 문화를 설계하고 공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더라.

대학에 들어오고 정치 이슈에 하나 둘 눈을 뜨게 되면서 골똘히 고민하는 시간이 많이 늘었다. 그러다가 항상 문제의 해결은 '교육'이라는 결론에 이르곤 했는데, 이 책이 딱 관련된 이야기였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명 아래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시대가 변화하며 기존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실직자는 늘어만 간다. 기술에서 소외받는 사람은 늘어가고, 인공지능으로 아예 인간의 존재이유조차 의심받는 시대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할 지 모르겠다!)))

이런 와중에 묘하게 인문학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 이 책의 결론은 그거다. '인문학 없이 기술개발 의미없다'

다만 특별한 점은 토론 구성원 중 한 명만 인문학자고 나머지는 모두 필드에서 일하는 기술자라는 것이다. 질문의 중요성, 인문학의 중요성을 인문학자가 말하면 뜬구름 잡는다는 평이 나오기 마련인데(ㅠㅠ), 공학자들이 나서서 말한다. (((심지어 울분이 차서 얘기하는 듯한 모습이 종종 보이ㄴ.....)))

싱가포르의 주택정책(7번째 사진)과 같이 현장의 실례를 들어가며 '다양성'을 추구하는 컬쳐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식이다. 이론과 더불어 실제 사례를 충분히 알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큰 기대없이 읽었는데 생각외로 많은 것을 건진 책이다. 기억해두고싶은 사례들이 정말 많았다. 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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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계의 철학 - 측정 그리고 과학의 진보
장하석 지음, 오철우 옮김, 이상욱 감수 / 동아시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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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를 입고 외출한다. 빅스비한테 물어본 오늘의 날씨는 최고 8도/최저 0도. 지난 며칠 간 최저 기온이 영하 4,5도였던 것에 비하면 따스한 편이다. 롱패딩이 지긋지긋하던 참에 코트를 입을 수 있는 날을 그냥 보낼 순 없다!

최저기온 0도인 오늘의 기온은 얼음의 어는점이기도 하다.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온도의 척도는 섭씨로, 물의 어는점인 0도와 끓는점인 100도를 기준으로 한다. 그런데 이건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1기압의 압력에서 적용되는 이야기다.

산에서 밥을 지을 때(산에서 취식은 금지입니다,,) 냄비 위에 돌을 올리라는 익숙한 이야기도, 높은 고도에서 낮아진 기압으로 물이 100도 이하에서 끓어 밥이 설익기 때문이다. 당장 그 정도의 대기 압력 변화만으로도 물의 끓는점은 변화한다. 그렇다면 온도계를 처음 만들 때 이렇게 가변적인 수치를 어떻게 표준화 한 걸까?

이런 성격의 물음으로부터 시작된 책이 바로 《온도계의 철학》이다. 섭씨온도계를 예로, 1) 0도와 100도라는 고정점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2) 정해진 척도는 어떻게 검증되는지 3) 아주 고온이거나 아주 저온인 경우, 온도계의 물리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4) 추상적인 온도 개념과 물리적인 조작의 조응을 입증하는 것까지, 익숙하게만 써오던 과학적 개념을 역사적, 철학적으로 분석했다.

재미있는 결론은 그 과정이 완벽하게 맞물린채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외로 꽤 엉성한 합의 속에서 진행되어간다. 이론적으로 해명되지 않았더라도, 아무튼 현상을 제대로 기술해내면 그 방식을 채용하는 식이다. 물론 막무가내는 아니다. 불완전한 지식사에서 제안된 것은 바로 '정합의 사용'이었다.

"우리는 선박 건조대에서 배를 해체하고 최상의 부품으로 다시 건조할 수 없는 항해자들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자신들의 배를 건조해야 하는 처지와 같다."

빈 학파의 지도자였던 오토 노이라트의 위의 은유에서 보듯, 과학의 전략은 실용적이었다. 바다에 빠질 순 없는 노릇이니 삐그덕거리더라도 아무튼 지금 타고있는 배에서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바로 과학이다.

비록 내 1전공은 화학이지만, 내 오랜 관심은 보증된 진리로서의 과학 그 자체보단 과학이 갖는 의미를 향해있었다. 《온도계의 철학》 또한 다루고있는 대상의 초점은 온도계에 맞춰져있지만, 온도계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는 과학 지식 그 이상의 것이다. 출판된 지 7년이 다 되어가는 책이지만, 지금도 유용하고 앞으로 더 유용해질 만한 책임이 틀림없다.

#온도계의철학 #장하석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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