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왜뭐 - 모든 몸을 위한 존중
경진주 외 지음, 여성환경연대 기획 / 북센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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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왜뭐’는 여성환경연대가 기획한 책으로, 최근 페미니즘 이슈로 떠오르는 ‘탈코르셋’을 비롯한 다양한 페미니즘 현안들, 그중 여성의 ‘몸’과 관련된 주제들을 총망라한 도서이다.

책을 구성하는 8개의 이야기가 맞닿는 지점은 ‘선택’에 관한 것이다. 나의 선택이 오롯이 나만의 고유한 결정인지, 진정 내가 원한 것인지, 누군가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내가 원하는 것을 할 때 함께 (동조)하는 이들은 누구이며 (내가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충족하는 욕망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게 한다.

여성이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시선은 정말 스스로의 것일까요? 그 시선으로부터 비롯된 ‘선택’은 정당한 것일까요?

 

책은 논의와 관련된 개념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코르셋 :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에게 강요되는 다양한 문화들 (pp.20-21)

성적 대상화 :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인격이나 감정이 없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것. 결코 스스로 하지 않는, 할 수 없는 현상이며, 지배∙피지배 관계가 명백한 위계 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현상.(p.32)

외모규범 : 머리, 옷, 신발, 장신구, 화장 등 개인의 외모에 허용되는 것과 허용되지 않는 것을 국가, 제도, 기관, 집단 등이 정하여 따르게 하는 것. 개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밖에서 주어지는 명령으로, 위에서 아래로 전달(p.122)

화장, 브래지어, 다이어트, 월경 등, 여성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단어들이다.

외모왜뭐는 이 단어들이 함축하는 뜻을 명료화하고, 당사자인 여성들에게 이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게 되었는지 그 맥락을 파헤친다. 그리고 그 결과인 당대의 현상들을 드러내고 분석한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탈코르셋 운동은,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외모규범에 대한 저항의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쁘면 안 되는 것일까요?

/미셸 푸코는 각 사람이 자기 자신을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푸코는 이것을 ‘존재의 미학’이라고 부르는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 살피고, 그에 맞게 가장 멋지게 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밖에서, 그리고 위에서 강요되는 외모 규범은 우리의 미적 삶을 아주 하찮은 것으로 간주하고 미적 상상을 방해합니다. 이것은 푸코의 생각과는 정반대입니다. 외모 규범은 모두에게 획일화된 인격과 가치관을 주입하고 강요합니다. 어떤 생각을 가졌는가가 외모를 다르게 만들지만, 역으로 특정한 외모를 통해 생각을 강요하고 통제하기도 합니다. 획일화된 외모가 반복적으로 강요될 때, 그 외모에 구현된 생각에 길들여지게 되지요. /pp.125-126

외모규범은 개인이 스스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고 개발할 기회를 박탈시킨다.

기회를 박탈당한 개인은 또 다른 규범을 낳고, 악순환은 되풀이된다.

외모왜뭐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다음과 같은 대안을 내놓는다.

/맨얼굴의 친구에게 굳이 이유를 묻거나 화장을 강요하지 않는 것, 온라인상에서 연예인의 몸매에 평가의 말을 남기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의 옷차림을 지적하지 않는 것과 같은 노력./ p.23

개인적인 의견을 추가해 보자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살 빠졌어? 살쪘어? 와 같은 말로 맞이하지 않는 것, 외모가 아닌 상대방이 이루어 낸 성취와 그 과정의 아름다움에 칭찬하는 것, 앞의 예시들을 하나씩 실천하며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외모 검열로부터 벗어나는 것과 같은 노력이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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