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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론 (스페셜 에디션) - 카네기 명언이 추가된,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데일 카네기 지음, 강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처음 접한 것은 오디오북을 통해서였다. 할인 이벤트로 저렴하게 대여할 수 있어서 별 생각 없이 구매한 것이었는데 그 속에는 마치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비기마냥 믿을 수 없는 사례들로 가득했다. 내가 원하는 뜻은 하나도 얘기하지 않고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상대의 관심사에 대해 알아주기만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 오디오북으로 300여쪽이 넘는 책을 다 들으려니 시간이 부족해 대여 기간을 그만 넘겨 버려 다시 한 번 제대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리딩 투데이 이벤트에 이 책이 올라와서 덥석 신청을 하게 됐다.
전 권을 다 읽어 보니 처음 들었던 그 충격적인 내용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례들이 있다기 보다는 같은 주제의 비슷한 사례들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변주되고 있었다. 그러니까, 주된 메시지는 계속 반복된다. 바로 상대가 누구이든, 자신의 목적을 직접적으로 이루려 나서기 보다는 상대방이 원하는 말을 하게 해 주고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유례 없이 ‘나’를 강조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상대의 필요를 충족해 주라’는 카네기의 말은 새롭기보다는 구시대적인 것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카네기가 <인간관계론>에서 상대방에게 관심을 보이고, 상대가 원하는 말을 해 주고, 그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 주라고 하는 뜻은 결코 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자신의 의견만 주장하고 고집하는 것이 아무런 소득이 없고 뜻한 바를 이루는 데에는 전자가 오히려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식을 알려주고 이쪽이니 따라오라고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는 것에 가깝다.
제조업 위주의 산업 구조, 나누어진 성역할 등 당시의 시대상과 오늘날의 시대상에는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100프로 지금의 현실에 적용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테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대에 쓰여진 책이 아니라면 아무리 훌륭한 책이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부록에 수록된 ‘가정을 행복하게 하는 특별한 방법’ 또한 참고할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여기서 말하는 내용도 특별할 것은 없다. 잔소리를 하고 허물을 캐기 보다는 장점을 칭찬하고 사소한 것이라도 호의를 베풀고 예의를 지키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했던 사람들 혹은 누군가의 결혼생활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내용들이 얼마나 실천에 옮기기 어려운 것들인지 잘 알 것이다. 누군가가 그랬듯, 남들이 잘 하기 어려워하는 일일수록 실천에 옮겼을 때 가치가 더 큰 법이다!
다시 책의 앞부분으로 돌아가서, <인간관계론> 본문 들어가기 바로 전 페이지에는 ‘이 책을 최대한 활용하는 12가지 비법’이 나와 있다. 그 중 ‘매달 한 번씩 반복해서 꾸준히 읽어라’, ‘이 책의 원칙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응용하고 활용하라.’
두 가지만이라도 실천에 옮긴다면 이 책을 소장할 가치가 충분하리라 본다. 다 아는 내용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내용을 자주 읽고 내재화하여 실제 생활에서 활용하려 노력한다면 상대방에게도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일거양득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