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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0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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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10월호에서 인상 깊었던 꼭지들...


- 김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쓴 글
p12: 방한 기간 중 교황이 했던 그 모든 좋은 말씀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았던 말이 있다. "우리는 깨어있어야 한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죄와 유혹, 그러한 압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 p20, 송은아, 박초롱 기자의 청송 주산지 소개 기사, 숙박이 가능하단다. 송소 고택, 숙박 가능 행랑채(2인) 5만 원, 사랑채(4인) 15만 원선


- 박수밀 교수가 소개한 매월당 김시습의 좌우명
p28: 하루아침의 걱정이 아닌 평생의 근심을 걱정하라. // 無一朝之患而憂終身之憂 // 김시습(金時習), <매월당집(梅月堂集)> 권21, '북명(北銘)'
p29: 그는 생각을 되돌렸다. 누구나 근심을 안고 태어나지 않았던가? 그날의 근심에 휘둘려 영혼을 낭비하지 말자. 하루아침의 근심을 걱정하지 말고 정말로 중요한 평생의 근심을 걱정하자. 그리하여 그는 암자거실 북쪽에 '북명(北銘)'이란 시를 써 붙였다. 그 구절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하루아침의 근심이아니라 평생의 근심을 걱정하고, 여윈 몸을 병으로 여기지 말고 뜻 바꾸지 않는 즐거움을 즐겨야하리." // 하루아침의 근심이란 문득 생겼다가 시간이지나면 사라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로, 관계가 틀어질까 봐, 미래에 대한 근심 때문에 매일 걱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근심들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평생 해야 할 근심이란 큰 인물이 되지 못함을 걱정하거나, 이웃과 사회를 걱정하는 일이다.


- 독자들이 올린 '사과의 기술' 중... 다른 건 몰라도 이 두 가지는 절대 진리다.
p30: 사과할 때 중요한 것은 '미안하다'는 말만 하는 겁니다. '미안해, 하지만...'이나 '미안해, 그런데...'처럼 변명을 붙이는 조건부 사과는 피해야 합니다. (hrh0901) // 경험상 먼저 하는 사과만큼 좋은 게 없더라고요. (mrk8787)


- 카피라이터 정철이 '흔들어 주세요!'라는 카피로 유명한 자신의 선배 이낙운에 대해 쓴 글
p45: 어쩌면 가르치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은 가르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선생님은 '내가 아는 딱 그만큼만 너는 따라오면 돼. 그러니 내가 주는 대로 받아먹어'같은 식의 가르침을 택하지 않았다.
p45: 사람 냄새나는 카피를 쓰는 법은 사람 냄새 나게 사는 것이라고, 선생님은 가르치지 않고도 가르쳤다.


- 박경희 독자가 쓴 입사초 회사 선배와 싸웠다가 단짝이 된 이야기
p62: 선배와 싸운 뒤로 힘든 일이 있으면 참지 말고 꼭 표현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상대방은 모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알면서도 계속 그런 행동을 한다면 절대 가만히 둬서는 안 됩니다.


- 박혜란씨의 강상중 교수 인터뷰
p67: 사람들은 의외로 고난이나 고통은 잘 견디지만, '무의미'는 견디지 못한다


- p75, 어떤 매력을 가졌기에, 두 화가의 뮤즈가 되었을까? 소개된 휘슬러의 <하얀 소녀>의 모델 조애너 히피넌이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의 모델이기도 하단다. 연인 관계도 그렇게 이동했고.


- 법륜 스님이 제시하는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해법들도 핵심은 결국 하나다. 문제의 근원이, 저 나쁜 XX든, XX같은 세상이든 뭐든 결국은 '내 마음'이 문제라는 거다. 외적 요소가 뭐가 되었든 결국 내게 와 닿는 부분은 '내 마음'을 거친 결과물이니 틀린 말이 아니다.
p70: 불안한 심리를 고치려고 하면 어렵습니다. 이 불안한 마음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걸 알고 살면 됩니다. 그 남자가 어떻게 해서 내가 상처를 입은 게 아니에요. 그 남자는 자기 인생을 산 건데, 내 불안한 심리로부터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 남자 문제를 해결할 게 아니라 내 마음을 해결해야한다는 거지요.


-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윤성근씨의 글.
p77: 멈춤은 쉼이다. 잠시 서서 숨을 고르고 쉬었다가는 게 쉼 없이 내달리기만 할 때보다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삶을 만든다. 멈춰 있을 때 나를 사로잡는 끝 모를 절망이 소나기 퍼붓는 한밤의 폭풍 같더라도, 이제 곧 새벽이 온다. 날은 환해지고, 저 멀리 서쪽 하늘에선 구름이 사라지고 있다.


- 여성환경연대 김주희씨가 소개한 가스레인지 후드의 중요성. 집에 후드 바꿔야겠다.
p83: 가스레인지 후드를 사용하지 않거나 제대로 쓰지 못할 경우 주방의 공기질 수준은 오염이 심한 공장지대와 같다


- p94, 성공률이 매우 높은 샘터의 영화 소개. 송은하 기자가 소개한 <나의 첫 번째 장례식>, 이번에도 성공의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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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슨 씨앗일까? 2 샘터 솔방울 인물 15
황병기 외 지음, 유준재 그림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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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에서 롤모델이 될 만한 사람들이 본인의 직업과 삶을 소개한 어린이용 도서.
각자 직접 썼다고 하는데, 일괄로 손은 본 듯 글체는 통일감 있게 정리되어 있다.


일단 소개된 직업이 뻔하지 않고 다양해서 좋았다. 여성 민항기 기장, 정규 학제를 밟지 않았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곤충 연구가, 한복 디자이너, 도선사, 한글 글꼴 디자이너, 국악인, 봉사시설을 운영자 등 다양한 삶을 소개한 점이 시리즈 제목 '나는 무슨 씨앗일까?'의 의도에 잘 부합한다.


어린이용 책이지만, 저자들의 삶에 대한 생각도 담겨 있어서 어른인 내가 읽기에도 얻을 게 있었다.
익히 알고 있는 이영희, 황병기에 대한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었고, 책에 삽입된 도선사 윤병원씨의 정리 노트 사진에 느끼는 바가 있었고, 서영남씨의 한결같이 남을 위해 살아온 길도 감명 깊었다.


이영희, 석금호, 황병기는 글에서도 직접 언급했고, 나머지 분들도 글로 남기진 않았어도 살아온 길로 말해주는 공통된 점이, 돈이든 스펙이든 뭐든, 눈앞의 유불리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하고자 하는 일은 과감히 했다는 점.


어린이 책이 교육적인 내용을 일부러라도 담으려 하는 거에 거부감이 있는데, 이 책은 각자가 자기 직업과 삶을 소개하는 형태여서, 그들의 걸어온 길 자체에서 감명 받고 얻을 게 있는 것이라 상당히 교육적인 요소를 담았음에도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애초 좋은 기획에, 내용도 어른이 읽기에도 얻을 게 있을 정도로 알차서 어린이용 도서가 갖추면 좋을(그런 요건이 있다면) 요소를 다 갖춘 책이었다. 재미로 승부하는 <좀비펫>과 성격은 완전히 다르지만 그 책과 더불어 가장 잘 읽은 어린이용 책인 듯.
다만, 직업 용어들이 다소 생소해서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엔 어려워 보이고, 3학년 이상은 되어야 읽을 수 있을 듯하고,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어야 저자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와 닿을 수(=피가 되고 살이 될 수) 있을 듯.

 

 

===== 곤충 연구가 원갑제
p40: 자연은 제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조화를 이룹니다. 나비만 보아도 흰 나비, 노랑나비, 호랑나비, 부전나비 등 종류가 많지만 저마다 먹는 풀이 다릅니다. 다른 풀이 아무리 탐스럽고 싱싱하게 있어도 자기가 먹는 풀이 아니면 입에 대지 않지요. 그래서 그 지역에 자라는 풀을 보면 어떤 나비가 있을지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 그런데 사람만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뜯어 맞추고, 자기 몫이 아닌 것을 탐내고 뺏으며 살아갑니다.


=====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p61: 한복을 만들며 돈을 먼저 따진 적은 없었답니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일이라면 돈을 전부 써 가며 했지요.


===== 도선사 윤병원
p78: 실패의 원인은 바로 3무(無)입니다. '무관심, 무책임, 무기력'이지요.

p79: 어린 시절에 나는 부끄럼이 많고 소심해서 어떤 일에 용감하게 도전한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배를 타고, 도선사 자격시험에 도전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용기란 '겁이 없는 게 아니라 어렵고 무서워도 참고 도전하는 것'임을 말이죠. 하고자 하는 일에 도전한다면 누구든 소중한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 한글 디자이너 석금호
p93: 어떤 사람은 이렇게 물어요. 하지만 나는 현실적인 조건이나 돈을 먼저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해야 할 일,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되면 묵묵히 해 왔지요.


===== 국악인 황병기
p107: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란 말이 큰 호소력을 가진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야망이나 도전 정신을 가져 본 적이 별로 없어요. 그때그때 주어지는 것 가운데서 마음에 드는 일을 충실히 하고자 했을 뿐입니다. // 가야금도 친구에게 이끌려 우연히 배우기 시작했으나, 스스로 좋아 하게 되어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했습니다.
p115: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묻습니다. 하지만 나는 계획도 없고, 후회도 없는 사람입니다. 순간순간을 항상 충실하고 즐겁게 살고자 했을 뿐이지요. 지금처럼 앞으로도 매일 가야금을 하면서, 열심히 배우고 친구들과 즐겁게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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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함의 힘 - 현경 마음 살림 에세이
현경 지음, 박방영 그림 / 샘터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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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샘터에 매달 연재되는 글을 읽어왔기에, 저자의 관심사, 성향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솔직히 나와 소위 '코드'가 딱 맞는 작가는 아니었다. 의견이 다르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페미니즘, '충만한 기운'이랄까? 영적인 것에 대한 관심, 엄청난 활동량 등이 다른 세계에서 사는 분 같다는 느낌이었다. 본문에서 다루고 만난 수많은 '영적' 유명인들도 나처럼 그쪽으로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는 생소해서 확 와 닿진 않는 게 사실이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정도가 들어본 적은 있는 정도?

 

그러니까 별로였다거나 그런 게 아니고, 의견들은 하나 같이 공감되는 것들이었지만, 저자가 활동하는 공간이, 만나는 상대가, 내게 익숙지 않아 좀 붕 뜬 느낌으로 읽혔다는 얘기.

하지만 그 '공기'에 익숙하다면 담고 있는 메시지는 훌륭한 것이었고, 공감되는 것이었다.

 

다만, 악명 높은 이집트의 교통문화만을 가지고 '이집트는 꼭 바뀌게 될 거라고 확신'(p85)했다는 부분처럼 조금 단정적인 대목들이 몇 군데 있었다. 저자가 활동하며 만난 소위 '깨어 있는' 사람들, activist들과 일반 대중의 생각이 꼭 일치하진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집트에서 살아본 입장에서 '아랍의 봄'에 앞장섰던 소위 '깨여 있는' 층의 의도가 틀렸거나 한 건 아니었고, 길게 봤을 때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순 있었다고 해도, 일반 국민들은 '절망의 깊이'(p85)가 느껴질 정도의 불만이 있거나 하지 않았다. 내가 물어봤던 진짜 '일반인'들은 어설픈, 예측할 수 없는 누군가 보단 '무바라크'는 최소한 예측할 수 있고 나쁜 사람은 아니기에 편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물론 그게 오랜 계엄 상태에서 익숙해져서 그런 걸 수도 있고, 나도 당시에는 예상과 다른 반응들에 당황하긴 했었지만, 분명 그들은 큰 불만 없이 잘 살고 있었다.

저자가 사례로 들었던 차가 보행자 배려 안하기로는 사실 우리나라도 별반 차이 없다. 그냥 거기는 차는 신경 안 쓰고 달릴 테니 보행자가 알아서 피해 다니자는 게 문화이고 관습이고 일종의 사회적 약속 같은 거다. 그나마 룰을 지키는 척은 하지만, 우리나라도 보행자가 방어적으로 차를 피해야 한다는 점에선 근본적으로 다를 것도 없다. 그걸 가지고 이들은 변해야 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 사안은 분명 아니다.

 

여러모로 분명 좋은 책이었지만 나와 '코드'가 딱 맞아떨어지진 않았다는 게 아쉬웠던 책이었다.

 

 


p23: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에 끌려다니지 않고 그저 가만히 응시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우면 심리적인 문제의 70%는 이미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p60: 저는 개인적으로 '섹시한' 사람들이 많은 나라가 제일 좋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p75: 1940년대에 이집트 사막에서 발견된 영지주의 복음서에서 예수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너희가 만약 네 안에 있는 그것을 꺼낼 수 있다면 네 안에 있는 그것이 너희를 구원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너희가 네 안에 있는 그 것을 꺼낼 수 없다면 네 안에 있는 그것이 너희를 파괴시켜 버리고 말 것이다"

 

p88: 어차피 산다는 건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거예요 노예로 살면서 굴욕이라는 대가를 치르거나 자유를 위해 박해라는 대가를 치르거나 해야 하는데, 나는 자유를 선택한 거지요.

 

p97: 당신이 감당할 수 없었던 진실의 순도를 요구해서 당신을 다그친 것 미안합니다.

 

p209: 살아 볼수록 분명해지는 것은 지금 내 삶을 천국으로 느끼면 죽든 살든 이미 천국에 있으니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 미국에서 청소부로 시작하여 실리콘밸리의 큰 사업가가 된 김태연 회장의 모토는 이렇습니다. // "오늘은 나의 생일이고 결혼식 날이며 장례식 날이다."

 

p212: 삶에 큰 '모름'과 "다름'이 찾아왔을 때, 그것을 두려움으로 맞느냐, 사랑으로 맞느냐에 따라 우리 영혼의 진화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p219: 벽과 바닥에 가득한 선생님(주: 화가 방혜자)의 작품들을 보며 어떤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쭈었고, 돌아온 선생님의 대답이 제 심장에 박혔습니다. // "내가 그린 것 같지 않은 작품, 누군가 큰 힘이 내 손을 사용해서 그려주신 것 같은 작품이 가장 좋은 작품으로 느껴져요. ...(하략)..."

 

p263: 법정 스님께서는 '무소유란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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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9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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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9월호에서 인상 깊었던 꼭지들...


-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씨의 "좋은 부모란 자기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다." 정말 중요한 조언인데, 우리나라에서 이것만큼 잘 안 되는 것도 없는 듯.
p17: 아이는 부모가 세상을 어떻게 사는지 보고 배운다. 어디서 뭘 하면서 살든 자기 인생을 즐긴다면 아이 또한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다. 이런 마음을 가지면 최소한 "너를 키우느라 내 인생을 희생했다"는 말은 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말은 아이에게 평생 떨치기 힘든 부담감, 즉 불필요한 유산을 남기는 일일뿐이다. // 우리는 육아와 자녀 교육에 몰두하면서 모든 것이 아이를 위한 일이라는 위선적인 태도룰 취한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완벽한 부모가 되겠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의 성공이 나의 성공은 아닐 뿐더러, 완벽한 부모야말로 자녀 입장에서는 최악의 재앙이다. 도저히 아빠를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과연 무슨 노력을 하겠는가. 결국 자녀에게 가장 좋은 유산은 내가 잘 사는 것이다.


- p32, 박초롱 기자의 금호고속 '남도한바퀴'(bustago.co.kr) 소개, 소쇄원 보고 싶어 주말에 담양 여행 가려다 일정상 못간 적이 있는데 정말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상품인 듯.


- 서민선씨가 투고한 '어머니의 동그라미 달력'
p38: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지혜. 학교에서 얻은 배움과는 또 다른 지혜를 따르다보면, 인생의 질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 서민 교수의 '기생충에게 배우다'
p49: 한낱 미물이라 할지라도 꿈의 유무에 따라 행동양식은 크게 달라진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적당히 일하다 그만둬야지'라는 마음을 가진 사람과 '나는 꼭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를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행동이 같을 수는 없다. 그것은 본인은 물론 타인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꿈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 신동훈 교수의 전래 동화 '주먹이' 소개
p51: 중요한건 세상을 대하는 태도다. 세상이 크고 무섭다고 숨어서 피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건 주먹이가 주머니 속에 있는 것과 같은 일이 된다. 편하고 안전할지 모르지만 어둡고 지루하며 답답한 일이다. 좀 과장하면, 살아 있되 살아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 우리는 머무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움직이기 위해서 태어난 존재다. 움직이면서 만나게되는 문제들은 어떻게든 해법이 있기 마련이다. 저 주먹이가 거듭 위험에서 헤쳐나온 것처럼 말이다. 설령 해법을 못 찾은들 또 어떠랴. 소신껏 길을 가다 아름답게 부서지는 것 또한 하나의 인생이 아니겠는가.


- p59, 김정민씨가 투고한 글. 지하철에서 성추행범 잡는데 도움을 준 어떤 아가씨. 그렇다. 중요한 건 "제일 먼저 용기 있게 나서준 그녀"


- 디자인 회사 대표 임의균씨 인터뷰 중
p68: 카프카의 단편을 읽다가 이런 문장을 발견했어요. "선한 사람은 보폭을 맞추어 걷는다."


- 유정식씨가 소개한 스탕달도 음수 곱하기 음수가 양수인 걸 고민했다는 에피소드. '그냥 그런 게 있는갑다'하는 나는 애초에 과학자되긴 힘들었던 것 같다ㅜ
p97: '믿는것'과 '아는 것'은 별개다. 믿는 것을 증명했을 때 비로소 아는 것이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앞선 학자들이 이미 증명한 법칙을 자신이 혼자 힘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그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게임 해설위원 김정민의 자기 소개 중
p105: 세상에서 가장 아까운 시간은 '아깝다'고 불평하며 앉아만 있는 때인 것 같다


- 조은주씨의 독자 투고.
p112: 왜 몰랐지? 같은 생활이라고 달라질 게 없다고, 노력해 봤자 어차피 똑같이 넘어지고 삐끗하며 나만 힘들 거라고 포기하듯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고만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를 돌보지 않은 채 내버려두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넘어지든 삐끗하든 발딱 일어나 툭툭 털고 앞으로 나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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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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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8월호에서 좋았던 꼭지들...

 

- 박수밀 교수의 성현들 좌우명 소개 글 마무리

p29: 과거는 이미 가버렸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할 일이 있다면 붙잡을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오늘뿐이다. 붙들 수 있는 오늘을 열심히 살면, 과거는 의미로 가득 찬 날이 되고 미래의 근심은 사라질 것이다. ‘내일부터’라고 말하는 자에게 기회는 없다. ‘오늘부터’ 실행할 때 의미 있는 삶이 쌓인다.

 

- 송정림씨의 그리스 신화 소개 글 마무리

p51: 우주의 모든 별에는 사랑하는 방법이 숨어 있다 달은 지구를 사랑하지만 부딪혀 오지 않고 태양을 사랑한다고 하여 지구가 태양에 녹아들지는 않는다. 사랑은 내 욕심 때문에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다. 그가 원하지 않는다면, 그를 위해 내 그리움조차 들키지 않는 것이다.

 

- 이미 유명한 명의임에도 여전히 로봇 수술 등 신기술 이야기에 눈빛이 빛나는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를 보고 양희 작가가 느낀 점.

p55: 매일 같은 날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곳에 서 있게 된다. 하루를 그냥 흘려보낼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오늘 내가 도착한 이곳은 예전의 내가 소원하며 마음에 품었던 그 자리일까? 10년 후, 나와 당신은 어디에 있을까? 너무 느려 공허한 것 같지만 열심히 노를 저어본다.

 

- 이은규씨가 소개한, 해방촌 책방 ‘스토리지 북 앤 필름’ 마 사장님의 한 마디.

p63: 사실 이런 책방이 돈이 될 리가 없다. 시간이 갈수록 꺼멓게 타들어 가는 사장님 얼굴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마 사장님은 “이 세상에 없던 공간이 생겼으니, 우리가 사는 세계가 한 뼘씩 넓어지지 않겠느냐”고 좋아한다. 책도 책이지만, 이런 사장님을 두고 어찌 이 책방을 끊을 수 있을까.

 

- 통상적인 답변도 잘 하시지만, 종종 예상했던 거에서 몇 걸음 더 나가는 법륜 스님의 답변

p71: 모든 걸 내가 잘못하고 남편이 잘했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남편은 자신의 방식대로 행동했을 뿐입니다. 거기에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그냥 한 인간의 행동이 있을 뿐입니다. 그것을 내가 잘못된 것이라 보고 미워한 것입니다.

 

- 오경아씨의 가드닝 기사. 뭔가 정성을 다해 키워본 사람에겐 저 말이 더 와 닿겠지.

p85: 세상 무엇이든 달콤함을 맛보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이듬해 봄에 누릴 수 있는 달콤함은 힘겹고 뜨거운 여름에서부터 시작됨을 잊지 말자.

 

- 노현숙 기자의 꿀 정보ㅋ

p87: 꿀에는 여러 가지 효소가 들어 있어 그자체로 방부 효과가 있기 때문에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된다. 흔히 꿀을 싱크대 옆 양념 넣는 곳에 보관하기도 하는데, 꿀은 수분이나 냄새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이런 곳은 보관하기에 가장 부적절한 장소이다.

 

- 김유준씨의 유행어 소개, ‘특급 칭찬이야’

p91: 자칭 연애의 고수인 친구는 그 비결로 ‘뜻밖의 칭찬’을 꼽았다. 이미 알고 있는 강점을 칭찬하면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일리 있다. 김희애에게 예쁘다고 칭찬해 봐야 감흥이 있겠는가? 되레 지겨울지 모른다. 그럴 때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콕 집어 치켜세운다면 아닌 게 아니라 반색할 것도 같다.

 

- p94, 송은하 기자의 <프란시스 하> 소개를 보고 끌려하던 중. 마침 주말에 끝물로+의무감으로 <트랜스포머>를 보기로 했던 친구가 이 영화로 바꾸자고 해서 어찌나 반갑던지. 역시 잘 맞는 친구. 흑백 영화라는 데 놀라고, 2012년 작인데 이제 국내 개봉한 거라는 데 놀라고, 대학로 CGV에서 봤는데 끝나고 평론가분이 나와서 해설해 주는데 놀라고, 제목이 왜 ‘프란시스 하’인지 이유를 알고 놀라고ㅋ

 

- 유정식씨가 소개한 N선 해프닝. 한몫 잡으려는 열망에 있지도 않은 N선을 너도 나도 봤다며 떠들었었다는 씁쓸한 흑역사.

p97: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한 말은 그러니까, 아주 과학적인 이야기였던 셈이다.

 

- 자주 봐도 명언

뒤표지: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기 방에서 홀로 조용히 살아가는 방법을 모르는 데 있다. - 파스칼, <팡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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